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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겨울의 광명시 소하동 뚝방촌 도배 나눔 현장


 


이제 한 겨울인데요. 여기저기서 연탄 나눔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광명시 소하동 뚝방촌 도배 나눔 현장을 소개시켜드리려고합니다.

2015년 5월에 연탄 나눔을 했던 이곳에서, 올 겨울 도배 나눔을 하게 되었습니다.

광명시 소하동 뚝방길 옆마을 뚝방촌의 반장님께서

중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새댁의 집수리를 부탁하셨습니다.
중국에서 살기 힘들어 한국으로 시집왔지만, 소개받았던 것과 달리 남편도 형편이 어려웠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은 암까지 걸렸다고 합니다.


중국인 아내는 남편 간병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간병까지 하면서 돈도 벌기 힘든 상황, 더구나 외국인으로써는 더 어렵겠죠.
그래서 굶는 경우가 많아 동네 분들이 쌀을 모아드리는데

그때마다 집에서는 비가 새고 곰팡이가 심해 천막이라도 씌우고 쌀이라도 주고 싶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로 시집와 힘든 상황에 도망치는 경우도 많은데 힘들게 살면서 남편의 병수발까지 한다는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나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참여한 '연탄 한장 나눔모임'은 지역을 떠나서
카페를 통해 사람들이 모인지라 자주 오시는 분도 계시지만 매번 새로운 얼굴들이 있어서

맨 처음 자기소개 및 짧게 오티를 하고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오티를 할 때 어머님과 부녀회장님이 커피를 챙겨주셨는데요.
주말아침 일찍 모인 분들을 위한 따끈한 커피 한잔!!

사전답사를 통해 본 집의 가장 큰 문제는 살림살이에 비해 수납공간이 부족해 보인 점이었습니다.
물론 남편 병간호로 인해 정리가 제대로 안된 상태로 지내게 되기도 쉽겠지요.

 

 


 

 

 

 

 

 

 

집 천장의 경우 빗물이 새서  
곰팡이가 많이 있었고, 한 군데에는 큰 구멍도 있었는데 쥐를 잡다가 난 구멍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밝아야 하는데 천정에 닿는 문과 합판 나무벽등이
왠지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고 실제로 비가 많이 왔을 때 잠겨서

부엌쪽 나무벽면에는 곰팡이 자국이 선명해 보입니다.

 

 


 

게다가 화장품을 담을 마땅한 공간도 없어 그 부분이 안타까워 보여서
사전답사 사진을 보면서 이 집에 필요한 게 뭐일까 아이디어를 모은 결과

문 페인트칠과 시트지 작업 수납공간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각자 조금씩 준비해 왔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번 나눔에서 못쓰더라도 다음 나눔에서는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에

시트지와 나무로 된 작은 박스를 가져갔었답니다.

 

 

 


 

실제, 도배 나눔 하러 간 곳의 부엌

 

 

 

 

 

 


 

창고처럼 쓰는 작은 방과 그곳의 전등
왠지 전선이 노출되어 있어 위험해 보였는데요.
작은 방에 있는 서랍은 버리신다고 하셨습니다.

새벽 일찍 짐들을 미리 빼놓으신 어머님 덕분에 순조롭게 바로 도배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도배 나눔을 다닐 때 대부분 공통적인 부분이, 어르신들이 일손을 덜어주시려고
미리미리 짐을 다 치워주셨습니다.

도배 나눔하는 날은 솔직히 어떤 현장이라도 즐겁게 나눔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기 때문에
이렇게 일손을 덜어주실 때면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드는데요.
그건 나눔을 받는 어르신들도 같은 마음이신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서로 기운을 얻어 더 화이팅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전답사 사진으로 봤지만 현장에서 보는 곰팡이로 얼룩진 모습은 더 가슴 아팠습니다.

집에 쉬려고 누웠을 때 바라보는 모습이 더 가슴 시렸을 것 같았거든요

 


 

 

 


 

 

 

 

 

도배 나눔에 많은 분들이 함께하게 되어,
지붕 천막 팀과, 청소(가구리폼)팀 그리고, 도배 팀으로 나누어져 일을 분담하게 되었습니다.
지붕 천막 팀과 청소 팀은 버릴 가구와 리폼하게 될 가구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도배 팀은 도배물품 준비 및 도배팀 나름의 오티를 통해,
도배하는 방법을 배워가면서 일했습니다.

 


 

 

천막 보수팀은 천막뿐만 아니라, 문짝 등을 다 분리해주고,
페인트칠하기 전에 손봐야 할 것들까지 모두 작업해주셨습니다.

연탄 한 장의 도배 나눔에는 건축가 일을 하고, 도배 일을 직업으로 하고 계신
전문가분들이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셔서 더욱 좋은 것 같아요.

 

 

 

 

 


 

청소 팀은, 리폼하게 될 가구들을 깨끗이 청소했는데요.
어머님은 서랍 속까지 정리하면 일이 많아질까 봐 두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나눔 하러 왔으니

화끈하게 해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이 오래된 책상도 마음은 대대적으로 리폼해주고 싶었으나,
상판만 시트지로 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지고 열심히 닦아주었답니다.

 

 

 

 

 


 

천막 팀은 천막을 치기 전 비가 새는 것을 보수하고자 지붕 밑을 고치고
천막 씌우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대형 현수막 광고판에 쓰이는 천의 경우, 진짜 비도 잘 막아준다고 하지만
구하기 힘든 관계로 구할 수 있는 제일 큰 천으로 활용해서

이번 겨울이라도 추위를 막을 수 있으시길 바라는 마음에 설치하였습니다.

 

 


 

창문에 오래된 기름때와, 책상을 진짜 열심히 닦으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는 청소 팀

 

 


 

 


 

도배 팀은 도배를 하기 전, 곰팡이가 나거나 벽지가 들뜬 곳의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들뜬 곳에 벽지를 붙여봤자 계속 함께 떠 있기 때문에 밑 작업이 필요하거든요.
작은 공간 먼지가 많이 났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도배하기 전 선 정리도 하고, 먼지와 함께 오래된 창도 떼어내고,
창문은 하얀색으로 칠해질 예정입니다.

 

 



 

이날 최고의 난코스였던 것 중 하나인 시트지 붙이기인데요.
싱크대 문 시트지를 발라본 적은 있지만 널찍한 책상 상판을 붙이자니 엄청 걱정이 됐습니다.
문제는 제가 시트지 여분을 잘못 자른 것도 있고,
우선 넓은 면적을 붙이는데 대한 부담감이 컸는데요.

1차는 실패로 다시 조언을 받아 공부하기로 하였습니다.

 

 

 

전문가이신 건축가님의 설명을 귀담아들으며,
연이은 감탄사를 남발하며 열심히 공부 중이었어요.

나중에 다시 한 번 같은 작업을 하게 될 때에는 혼자서 해보리라 다짐을 하면서 말이죠.

 

 

 


 


제일 처음 시작되는 부분, 어느 정도 여유를 주고 각도를 맞춰서 붙입니다.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 수 있는 도구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없다면 짱짱한 걸레로 문질러도 좋습니다.

처음 시작부분을 잘 붙였다면, 밑에 찍찍이 종이를 조금씩 내려가면서 서서히 붙여나갑니다.

급한 마음에 확 당기면 안되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꼼꼼히 붙여나가고
중간에 공기가 들어갔다면 다시 떼었다 붙였다하면서 작업해나갑니다.
앞면을 다 붙였다면 모서리 부분도 열심히 문질러 뜨지 않도록 하고, 밑에 여유분을 주어
어설프게 위에만 붙이지 않도록 합니다.

 

 

 


 

그렇게 저렇게 오전시간이 지나고 점심시간!!

어르신들이 춥다고 모두 짬뽕으로 통일시켜주셨습니다.
원래 회원들 회비로 김밥에 라면을 먹어도 즐겁게 먹는데 이날 어르신들이 고생한다고 일부러 시켜주셨습니다.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따뜻한 마음을 알기에 맛있게 먹었어요.

어머님의 귀여운 주전자로 따끈한 커피도 한잔씩 마시고
그렇게 힘내서 다시 오후 도배 나눔을 시작하였습니다.


 


 

천막 하나도 대충이 아닌 남자 분들의 야무진 손길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나눔을 하다보면 남이 아닌 가족 같은 마음으로 이 집에 계속 있을 사람의 마음처럼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집안 묵은 때 하나하나 열심히 우리 집보다 더 깨끗하게 닦는 마음들 너무 예쁘죠?
이렇게 열심히 청소하시는 분들과 얘기하다보면
이렇게 남의 집 청소하는 거 보면 본인들 집 식구들은 놀랄 거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를 하게 됩니다.
정말 우리 집 청소하는 건 귀찮으면서 나눔을 하면서 다른 댁들을 청소할 때면 왜 그리 뿌듯하고 즐거운지 모르겠어요. ^^

 




 

떼어낸 문짝과 창틀들은 페인트칠로  새하얗게 탈바꿈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남편 분은 병원에 계시기 때문에 어머님만 집에 왔다갔다 하실 텐데

어두운 공간보다 좀 더 환하고 밝은 느낌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 모두들 새하얗게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도배 팀은 재단 후 풀칠과 나머지 가구들도 시트작업을 해주셨습니다.
이날 부엌 벽면 페인트칠과 도배를 같이하는 통에 페인트 냄새가 많이 나는 집 안에서

도배하느라 참 많은 분들이 고생하셨습니다.

 

 


 

 

 

나무판에 곰팡이로 얼룩졌던 공간은 페인트칠로 좀더 견고한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녀회장님이 고생하신다고 또 커피와 율무차를 주셨고

저희가 나눔 하는 집의 이웃주민분이 저희가 나눔 하는 걸 보시더니 줄게 물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물을 주셨습니다.

그런 마음 하나하나가 어찌나 감사하던 지요.

나눔이란 걸 하면서 정말 작은 정성들에 감동하게 됩니다.

 

 



 

어느 순간 누군가 하늘에 있는 무지개를 발견하여,
"무지개다~"하는 순간 다들 하늘을 보는데 웃는 모양의 무지개가 보였습니다.

무지개를 발견할 여유와 다 같이 감탄할 수 있는 이날이 참 기분 좋게 느껴졌네요.

 


 

 

 


 

내부는 어느덧 도배가 마무리 되어가고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최대 난코스는 바로 문이었는데요.
문이 맞지 않아서 대패질로 열심히 작업을 한 다음에야 겨우 맞출 수 있었습니다.

 

겨울  어는 날 광명시 소하동 뚝방촌의 도배 나눔을 한 집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부녀회장님이 제일 걱정하시던, 비가 세던 지붕은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당분간은 비와 눈을 막아줄 천으로 꼼꼼히 작업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중간 중간 깨진 곳도 있었지만 깔끔하게 정돈 된 편이죠?

 

 


 

 

작은 방으로 들어가는 문턱이 이전에는 장판으로 대충 올려놨다면,

이번 나눔을 통해 단정하게 바뀌었습니다.

 

 


 


 

문과 거울이 있던 주방 입구
하얀색 문과 거울이 포인트가 되어 화사하게 변신되었습니다.

 

 


 


 

집안 나무 창틀도, 새하얗게 변신!

부엌쪽 창틀도 하얗게 변신을 하고,

 

 

 


 


 

아무리 힘드셔도 거울을 보면 왠지 힘이 나실 것 같아요.
어머님을 위해 회원분이 선물하신 꽃 장식을 보면
왠지 가슴 설렐 것 같아요.

 

 

 


 


 

어머님이 쌀이 없을 때도 있다는 이야기에 쌀을 후원하거나,
어머님과 나눔을 하는 분들을 위해 빵집을 운영하며 빵을 후원해주신 분
그리고 사전답사 사진을 보고 어머님께 필요한 게 뭐가있나 생각해서 이것저것 큰돈은 아니더라도

마음을 전하시는 분들의 하나하나의 정성들이 모였던 도배 나눔이었습니다.

 

 


 

 

 

 

 



 

겨울 어느 날 뚝방촌의 나눔이었습니다.

지금도 연말이라 많은 나눔 들을 하고 계실텐데요.
나눔이란 다른 누군가가 하는 큰일이 아니고 작은 힘들이 모여 즐겁게 즐기는 활동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더 튼튼해지는 게 바로 나눔이거든요.

나눔에 대한 생각이 있으시다면 어디든 한번 참여해보세요!!

 

- 온라인 시민필진 은똥이(이은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