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겁게 떠오른 광명동굴에는 다녀오셨는지요?
광명에서 또 하나 떠오르고 있는 별이 있는데 바로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폐 산업시설 문화 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어서
업사이클 아트센터로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광명에서 개관된 것입니다.
위치는 광명동굴 옆에 있는 분홍색 자원회수시설 건물 왼쪽에 있어요.
아트센터에 들어서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저쪽에 광명동굴이 보이는데
광명동굴에 가실 때 꼭 들르셔서 새로 태어난? 생명들을 만나 보시죠. ^^
지난 6월 12일 개관한 광명업사이클 아트센터(이하 아트센터)에서는
8월 9일까지 'RE - BORN ART 전' 을 열고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관람시간 : 10:00 ~ 18:00, 매월 4주째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이 기간 이후로도 테마를 바꾸어서 전시는 계속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진 케이블, 빈 병과 헌 옷 등에
생명을 불어 넣은 업사이클 예술을 선보였는데
제가 오늘 가이드가 되어 설명해드릴께요.^^
먼저 업사이클이란 폐자원을 단순 재활용하는 ‘리사이클(Re-cycle)’보다
한 단계 상위 개념인데 버려지는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서
새로운 작품이나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한낮의 따가운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광명동굴 관광을 마치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들르거나
자녀들과 아트센터를 찾는 분들이 이어졌어요.
아트센터는 2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어요.
본관은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내 홍보동 건물을
1년 6개월 동안 정성을 다해 리모델링하였다고 해요.
그래서 아트센터 천정에는 멋진 배관이 웨이브 있게 자리하고 있어요.^^
그리고 본관 뒤쪽에 디자인전용 에코 에듀센터를 신축했는데
8월부터는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많은 시민들이 교육에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우측에 CD로 만든 작품이
업사이클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합니다.
센터 개관 축하메시지를 적은 CD를 붙여서 만든 거예요.^^
2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 이번 전시는
5명의 개관 전시 참여 작가와 입주 작가 3팀(4명)이 참여했습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표현해내는 방법이 어쩌면 그렇게 다르고 기발한지
예술가의 영감은 언제나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먼저 입주 작가인 이건희&최원택, 김미희, 임승균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겠습니다.
▲ 작품명 : CIRCLE 1,2 (작가 : 이건희&최현택)
천정에 매달린 큰 고리는 폐자전거의 링으로 만든 작품인데
원래 부품명이 림(RIM)이라고 해요.
어릴 때 굴리던 굴렁쇠 놀이는 림을 놀이로 발전시킨 경우라 할 수 있겠죠.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시작도 끝도 없는 자연의 섭리를
디자인이라는 행위로 풀어낸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통 3대 경전중의 하나인 천부경에 '一始無始, 一終無終' 이라는 어귀가 있는데
'하나에서 시작하고 하나로 끝나지만 시작도 끝도 없다'는 그 깊은 뜻을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고 하니 림 하나 하나가 인간을 나타내는 거 같았어요.
실제로 이번 'CIRCLE'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각 후원자들로부터 도장된 림을 후원받아서
하나의 커다란 형태로 설치한 것입니다. 전시가 끝난 후 도장된 림들은
써클활동이 디자인한 벽시계와 조명으로 탈바꿈되어 후원자들에게 돌아갑니다.
▲ 작품명(가운데) : Reborn - line , 작품명(양측) : Reborn - flower (작가 : 김미희)
<Reborn - flower>. 사기 그릇 조각을 붙여서 만든 것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폐종이를 갈아서
진흙과 버무려 모양을 내고 가마에 구워낸 작품으로 일반 사기 작품과 비교할 때 가벼워요.
그래서인지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부딪히는 소리가 연상되며 맑게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Reborn - line> 작품에서는 비슷한 듯 다른 규칙성을 가진 선이 교차하는 모습이
인간의 사회적 구조와 흡사한데 인간 사이의 소통을 표현했다고 해요.
▲ 작품명 : Becoming3(작가 : 임승균)
이 작품은 페트병(pet)등을 인두기로 녹여내어 연결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여 증식시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어떤 한 가지 개념을 목표로 두지 않고
과정 속에서 꿈틀대는 움직임을 시각적 에너지로 포착한 것입니다.
그래서 작품명이 Becoming인거지요.
전국에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입주 작가의 작품을 보았는데요,
이들 입주 작가들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전시될 것이고 오픈 스튜디오와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
그리고 작가 공방을 지원할 수 있는 Flea Market(벼룩시장)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들 입주 작가들은 시민을 위한 체험교육 프로그램에도 직접 강사로 참여해서
자신들이 제작하는 작품 제작 노하우나 관련 업사이클 아트 상품을 제작하는 강좌를 진행합니다.
보다 차별화된 업사이클 아트 강좌 프로그램으로 작가와 시민간 소통을 강화하고
작가들의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선보여
제2, 제3의 업사이클 아트 작가를 육성하게 되는 거지요.^^
이번에는 개관전시 참여 작가의 작품을 같이 감상해볼까요?
버려지는 장난감 등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장난감 정크작가인
천근성 작가입니다.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 순서로 설명할게요.
▲ 작품명 : 코뿔소 (작가 : 천근성)
아이들에게 제일 소중한 물건이었으나 이제는 버려진 장난감이 모두 모였습니다.
합체해서 커다란 코뿔소로 변신한 장난감을 보며
꼬마일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발견한다면 얼마나 신기할까요?
▲ 작품명 : 잉여? 잉어! (작가 : 천근성)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한 생산되고 있다시피 한 제품들 속에
버려진 첨단기기의 부속품이 잉여상품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상품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비슷한 어감을 가진 잉어로 재탄생시킨 작품입니다.
출세와 장수를 의미하는 잉어는 더 이상 쓸모없이 버려지는 존재가 아닌 거지요.
▲ 작품명 : 애벌레 (작가 : 천근성)
'애벌레'라는 작품 역시 깨지고 버려진 장난감을 재조합해서 붙이고 연결했어요.
손잡이를 돌리면 움직이게 하는 오토마타 기법을 적용해서 장난감으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멋진 나비로 날아올랐다면
나비가 다시 애벌레가 되는 생명의 순환을 표현했다고 할까요?
어렵지요? 그런 의미에서 업사이클 아트는
생명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우주의 축소판 같아요. ^^
이 작품을 본 이후로 그 아이는 작가를 꿈꿀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로 사회의 단면을 풍자하고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신명환 작가입니다.
이 명품? 마크들에 대해 모두 아시나요?
명품을 입고 명품을 손에 들면 명품 인간인가요?
▲ 작품명 : 잘 터지는 전화기 (작가 : 신명환)
역시나 에어 캡으로 만든 전화기예요. 그것도 잘 터지는 전화기.
말 그대로 '터진다'는 어감에 착안하여 만든 작품으로
휴대폰이 나오기 전에는 전화기를 들고 길을 가면서 통화한다고는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어느 곳에서나 휴대폰과 생활하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한 작품입니다.
▲ 작품명 : 뻥품샵 (작가 : 신명환)
진짜 가치를 넘어서 과하게 포장되고 실제 상품의 질보다 부풀려 인식하고 있는 명품들을
제일 허접한 소재인 쌀과자(뻥튀기)로 만들어 전시함으로써
거품처럼 거대해져버린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표현했습니다.
▲ 작품명 : 취급주의 (작가 : 신명환)
멋진 웨딩드레스가 왜 이곳에 전시돼 있을까요?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상품을 포장할 때 쓰는 에어 캡을 길게 늘어뜨리고
꼼꼼히 손질하여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자존감을 갖지 못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현대인들과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인명경시 풍조가 안타까워 만든 작품이이라고 합니다.
즉, 인간은 쉽게 터지는 에어캡처럼 약한 존재일 수 있으니 자신을 항상 사랑하고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을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 작품명 : 당당토끼 피아노 (작가 : 신명환)
작가의 2010년 '당당토끼'라는 설치작품의 캐릭터를 응용하여 중고 피아노를
리노베이션한 작품입니다.
피아노 건반은 높고 낮은 소리가 어울려 그 역할을 다 할때 좋은 연주가 되듯
모든 건반에 그려진 당당토끼를 톡톡 연주함으로써 높고 낮은 직위에 관계 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중요하고 모든 이들이 아름다울 당당할 권리가 있다는 외침의 표현입니다.
이런 의미를 생각하며 의자에 앉아 당당토끼 피아노를 연주해보세요.~
세 번째로 전단지를 활용한 작품으로 매스 미디어의 허구를 얘기하는
유영운 작가의 작품을 만나 보겠습니다.
▲ 작품명 : 배드맨 (작가 : 유영운)
▲ 작품명 : 미디어맨 (작가 : 유영운)
위 두 작품은 종이로 만든 작품일거라고 짐작하셨을텐데
버려진 잡지와 전단지의 혼합재료로 만들었습니다.
현대에 만연한 매스 미디어는 허구이면서 사실로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광고 전단지의 내용도 광고이기 때문에 과장되고 왜곡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왜곡된 전단지로 만든 미디어맨은 수퍼맨의 영웅적인 모습이 아니라
턱이 늘어지고 얼굴은 큰 가분수의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배드맨 또한 꿈과 희망을 주는 배트맨이 아니라 세균맨을 닮은 그냥 배드맨.
헌옷이나 인형을 이용한 작품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정문경 작가의 작품으로 안내합니다.
▲ 작품명 : Dlanod Duck Donald (작가 : 정문경)
도날드가 여기에 무슨 일로 왔을까요?
이 작품은 직접 가셔서 답을 찾아보세요.
저도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했는데 작품명에 답이 있습니다.^^
▲ 작품명 : Rain Drop (작가 : 정문경)
우산 안에 들어가 있으면 수많은 팔에 안겨 있듯 포근한데
서로 간에 연결된 네트웍이 보호막이 되어주는 느낌입니다.
▲ 작품명 : Mirage(작가 : 정문경)
화장품병과 헌옷 그리고 LED조명으로 근사한 화장대가 탄생했어요. 사회적 관계 속에서 타인을 의식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자아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 작품명 : Still High (작가 : 정문경)
헌옷을 꿰매서 높이 높이 올라간 모습을 보니 거위의 꿈이 떠오릅니다.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을 위해
벽을 넘고 넘어서 저 하늘을 높이 날 수 있듯 헌옷들이 아트로 비상하여 꿈을 이룬 작품입니다.
다섯 번째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문진욱 작가의 작품입니다.
▲ 작품명 : Untitled Text 2015 (작가 : 문진욱)
탁구채, 장난감 자동차, 수첩, 여권을 붙여놓고 설명이 적혀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니 한글도, 영어도 아닌 글자가 적혀 있었어요.
문서 작성할 때 언뜻 보았던 딩벳(dingbat)기호라고 하는데 읽을 수가 없습니다.
작가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작품을 만들었어요.
텍스트만 보면 읽으려는 우리들의 무의식적인 습관을 돌아보고
새로운 의미를 직관적으로 부여함으로써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합니다.
위 기사에서 사진과 딩벳기호를 보시고
각자 부여한 의미를 덧글로 남겨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2층에는 업사이클 아트디자인 공모전에 입상한 모든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모든 작품에서 작가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반짝였는데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이곳에서는
'인간은 업사이클 아트를 창조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시 1층으로 계단을 내려가는데 벽 색깔이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아트센터 건물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건축디자이너 로랑 페레이라가
디자인 설계에 참여해서 외부와 내부의 소통, 무거움과 가벼움의 혼재, 공간과 공간간의
막힘없는 연결이라는 컨셉으로 독특하면서도 편안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탄생되었습니다.
공공 건축의 권위적이고 딱딱한 타성을 버리고
공간을 통해 자유롭게 생산하고 소통하는 예술을 위한 플랫폼으로써
자유롭고 창조적인 인간형인 노마드(nomad)적인 인식을 건물에도 적용한 것이죠.
우리 광명시에는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한 곳도 없는데
업사이클 아트센터가 시민들의 문화, 예술에 대한 욕구를
조금이나마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강진숙 문화재생 T/F팀 총괄팀장
이곳 아트센터는 광명시청 문화관광과에서 운영 중인데
문화재생T/F팀 총괄팀장님께서 작품에 대한 해설과 건물 안내,
아트센터 리모델링 작업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셨어요.
리모델링할 때는 건물 바깥에 콘테이너 박스를 설치하고 3개월 동안 총괄 지휘를 했기에
아트센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하나부터 열까지 속속들이 알고 챙기는 여장부였습니다.
"단순히 새롭게 만들어서 쓸모 있는 물건을 가져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예술을 통해서 착하게 사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저 자신도 업사이클을 워낙 좋아해서 옷을 리폼해서 입고
못쓰게 된 침대를 잘라서 장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현대는 무작위로 소비하는 문화여서 나 한사람 거꾸로 간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나 하나가 모이면 뭔가 이루어지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의 트랜드가 마구잡이 소비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런 맥락 속에서 업사이클을 착한 예술이라고 봅니다.
영어로 good이 좋다는 의미도 있지만 착하다는 의미도 있는데
업사이클은 예술과 문화를 통해서 착하게 살기 위한 실천입니다."
강진숙 총괄팀장님의 많은 좋은 이야기 중에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인데
업사이클의 궁극적 목적은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와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에코 에듀센터 내부입니다.
건물 구조뿐만이 아니라 색상과 각 공간의 성격까지도 얼마나 멋지던 지요.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재활용품을 해체하고 조립하고 뚝딱거리면 새로운 작품이 탄생합니다.
아트센터에서는 8월 1일 개강 예정으로 '업사이클 디자인 클래스'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으니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http://bloggm.tistory.com/1957
겉보기에는 수수해 보이지만 안에는 반짝이는 보석으로 가득 찬
이 아름다운 곳에서 착한 창조를 경험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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