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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기형도, 그를 기억하며~~~26주기 추모행사

 

 

 

늘 이맘때면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여지없이 불어온다.

꽃샘바람 속에서 지난 7일 광명의 시인 기형도 추모행사가 소박하게 진행되었다.

 

 

 

 

 

 

올해로 26주기.

기형도 기념사업회 회원들과 운산고 학생, 선생님들이 모여 푸른 나이에 떠나간
청춘 기형도를 기억하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진정으로 시를 좋아하고 진심으로 시인 기형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시를 좋아해서 모인 사람들이 함께 하는 기형도 시인 26주기 추모행사 자리인데요.

우리 이 봄날 시에 흠뻑 빠져 살아도 좋겠습니다."

김길자 회원님의 오프닝 인사와 함께 기형도 추모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회원 중 연장자인 방춘락 님과 늘 조용한 열정을 보여주는 신상호 님이 먼저 무대에 올라 시낭독의 시간을 가졌다.

'내 유년시절 바람이 문풍지를 더듬던 동지의 밤이면 어머니는 내 머리를 당신 무릎 위에 뉘고 ~~~'로

시작되는 <바람의 집>을 낭독하였다.

 

 

 

 

 

 

가만가만 읊조리는 시는 듣는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깊이 스며들어 흐르고 있는 듯하다.

 

 

 

 

 

이어 김무숙 님, 박영선 님, 박승원 님이 함께 무대에 올라 각각 가장 좋아하는 시 한편씩을 낭독하였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시란 내가 읽을 때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하여 들을 때 더 깊이 와 닿는다는 걸 우리는 경험한다.

감동을 주기도 하고, 저런 구절이 있었던가? 하며 새로운 문장이 들어오기도 하며,

중저음의 목소리에 실린 시 한편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여 시낭독을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시간이었다.

 


 

 

 


시인 기형도를 사랑하여 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이 여인은 무릇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다.

비록 이 세상에 없지만 기형도는 이 여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기형도의 시 외에도 산문들은 빼어난 글 솜씨를 자랑하는데

 윤외숙 회원은 잔잔한 목소리로 산문(짧은 여행의 기록) 한토막을 들려주었다.

기형도는 여행을 하며 짧지만 깊은 기록을 했던 것 같다.

그의 글을 읽으면 함께 여행을 하며 마음속 얘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인다.



 

 


회원들의 시, 산문 낭독에 이어 운산고 학생들의 영상시 낭독과 시 노래의 무대가 마련되었다.

영상시 <꽃신>. '어떤 먼지도 꽃신의 색깔을 바꾸지 못한다~~'는 구절이 여운으로 남았다.

 


 

 

 

 

학생들의 낭랑하고 푸릇한 목소리로 듣는 기형도 시 노래는 비 온 뒤 흐르는 맑은 도랑물 같았다.

운산 고등학교에서는 2012년부터 학생들과 담당 선생님들과 함께 기형도 시 노래,

영상시 제작 발표 등을 하고 있으며, 기형도 생가터 현판 제작 등 기형도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회원 모녀의(이 말복, 세린) 우쿨렐레 리듬에 맞춰 '시락' 팀의 '엄마 걱정'이

그야말로 연습도 없이 소박하게 불렸다.

울퉁불퉁한 노래는 그 나름대로의 빛깔을 만들었다. 참석자 모두 함께 엄마 걱정을 합창하며

기형도 시인을 떠 올렸으리라.

 

 

 

 

 

 

이 시간의 진정한 의미는 다 함께 참여한다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기형도의 시를 모두 다 함께 합송하는 그런 시간이 더욱 아름다웠다.

 

 

 

 

 

 

시낭독과 시 노래로 채워진 소박한 추모행사 1부가 마무리되고 2부는 작은 경매가 있는

재미난 시간으로 준비되었다.

경매 물품은 참여자들이 집에서 잠자고 있는 물건들을 미리 준비했다.

물품들은 모두 갖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었다는 거~~



 

 

 


민병은 회원님의 진행으로 경매가 시작되었는데 일부 품목은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였다.

이 시간은 참석자들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다.

진짜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낙찰을 기다려 주는 예쁜 마음들이 훈훈하게 피어났던 것.

 


 

 

 


또한 기증물품들도 많아 꼭 필요한 사람에게 안기기도 하고 따뜻한 메시지로 감동을 주기도 하였다.

 

조촐하지만 꽉 찬 기형도 26주기 추모행사, 시를 매개로 모인 사람들이 시인을 기억하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 시를 생각하며 시인을 기억하며 여유로운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따뜻한 장면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우리 모두 그를 오래오래 기억하리라.

 

 

 

글·사진 |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제리(이현희)

http://blog.naver.com/hyunhi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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