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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나무,예술 그리고 나눔이야기

 

 

 

오석교 작가를 알게 된 것이 2년전 그의 전시회에서였다.

 

 

작가는 본래 진경산수(실경산수)를 그리던 사람이였다.

진경산수만 20년.

 

 

그러던 그가 목각을 하게 된 계기는

어머님의 병이 위중하였을 때 ,

어머님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완치를 기원하며 나무를 깍는 것 뿐이었단다.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그의 작업의 방향이 바뀌게 된 것이다.

 

 

처음 전시에서 만난 그의 작업은 알록달록한 오방색의 발람함이 먼저였다.

작업의 내용보다는 오방색과 문양의 전해주는 발랄함이 마음에 들어...

그 뒤로 계속 친분을 유지하게 되었고, 그를 여러번 만나게 되면서....

그와 그의 작품을 좀 더 잘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러다가 우연히 작가를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에

그가 매년 전시를 통해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를 인터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언제 작업실에 놀러 오라는 인사를 건네 받았었다.

 

 

이번에 (2014.12.19~2015.1.16) 철산동에 있는 <카페 엘리스>에서

두 번째 개인전도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동안 그의 작업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궁금하기도 하여

이참에 인터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의 작업실을 찾기로 했다.

 

 

그의 작업실은 광명시 사들로!

지명이  옛 지명 그대로란다.

모래 沙자가 쓰였듯이 비가 많이 내려도 배수가 잘 되는 지역이란다.

사들로는 그가 원래 살았던 동네며, 근처에 집안의 선산도 있고...

원래 그는 광명에서 몇 대째 산 토박이란다.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 이사오는 유입인구가 많아진 광명에서

몇 대째 살아온 토박이를 만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작업실은 집 옆에 같이 있었는데, 마당 한 귀퉁이에 놓여진 컨테이너가 그의 작업실이였다.

작업실로 입구부터 나무와 나무를 자르는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컨테이너를 작업실로 쓰고 있는 까닭에 그의 작업 공간은 작았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동안의 땀과 노력이 들어간 작업 과정이 눈에 들어오듯

공간 안은 그동안 다듬어 준비해 둔 나무며, 전시장을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작품들,

이런 저런 작업공구 그리고 작업을 위해 준비하고 공부했던 흔적을 읽을 수 있는 책들...

삥 둘러 작업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가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동그란 원형 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테이블 앞에 걸어가 앉으니, 지인이 연잎을 직접 덖어 만들었다는 연잎 차를 내오고 

대화는 차의 향과 따듯함을 느끼면서 시작되었다.

  

 

작업실을 훑어보고 몇 가지 질문이 떠올라 물었다.

 

나무는 어떻게 준비를 하냐고...?

생나무는 절대 안되고, 와인처럼 오래 묵힐 수록 좋으며

주목이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이라 하듯 고사목이 가장 좋으며

보통은 나무를 가져다가 구석에 던져 두어 비바람 맞혀가며 몇년을 방치해 두듯 두면,

겉은 곰팡이 슬듯 보여도 내부는 자연건조가 되어

나중에 작업을 한 뒤에도 갈라지거나 터지는 일이 없단다.

 

 

"목각 작업은 이렇게 준비 과정부터 시간과 공이 들어가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목각을 전공한 것도 아니기에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한다.

처음엔 무른 나무로 작업을 하고, 표면을 샌드페이퍼로 갈기도 하고,

채색을 아크릴 물감으로 했었단다.

 

 

그러다 100개 정도의 목각 작업을 하게 된 지금은 나무는 단단한 소나무나 밤나무를 쓴단다.

표면이 부드럽고 매끄러운 것보다는 단단한 나무는 직접 끌로 깍는 작업이 만만치 않지만

그래야만 나무에서 칼 맛이 난단다.

 

 

채색은 이제는 분채를 쓰는데,

분채는 아교에 개어서 색을 나무에 입히는데 몇 번을 입히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고 색 또한 은은하고 고급스러우며 착색도 잘 된다고...!

(근데 비싸도 너무~~ 비싸다네요~ ^^;;;)

 

 

 

 

 

그러고 보니 그가 나무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도서관이며 여기 저기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나무를 찾아다녔던 과정을 이야기해 주었던 기억이난다.

 

 

무엇이든 과정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그러기에 그의 작업 하나 하나는 더 빛이 난다는 생각이든다.

 

 

작업을 보고 쉽게 평을 내릴 수는 있겠지만

그가 하나의 목각 작품을 만들기 위해 들인 공을 안다면 아마 작업이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그의 작품은 액자를 하지 않는다.

액자로 보이는 틀은 오래된 가옥에서 나온 폐나무들로,

나무 자체가 세월을 담고 있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복을 입은 여성과 기원목을 문양으로 풀어 만든 배경이

촌스러워 비쳐질 수도 있는 것을 막아준다는 생각이 든다. 

 

 

 

 

 

 

오방색으로 채색한 작품이다.

 

 

 

 

 

 

오방간색으로 채색한 작품이다.

 

 

그는 요즘 오방색(빨강, 파랑, 노랑, 검정, 흰색) 외에 오방색을 섞어 만든 오방간색으로

색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작품이 그러하듯 색도 사람마다 받아들여지는 것이 다르다.

 

 

오방색이 화려하고 산뜻하지만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반면,

오방간색은 부드럽고 세련된 것 같지만 역으로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작업은 실험과정을 통해 발전한다.

머무르는 작가는 그가 아무리 유명해도 작가로서의 정신을 잃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와 작업 이야기를 하다가 책을 한권을 꺼내 펼쳐 보인다.

국내 유일의 목공 잡지란다.

 

 

거기에 국내 작가 두명과 일본 작가 두명이 소개 되었는데

거기에 작가의 작품과 기사가 실렸단다.

 

 

그건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동안의 그가 만들어 낸 작품들을 통해 묻어나오는 진지한 진정성이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닐까?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밖의 자료를 봤다.

그의 작업구상의 흔적이 담긴 드로잉 노트들이였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드로잉이다.

앞으로 색을 이런 쪽으로 가면 어떻겠나요?

개인적으로 이쪽이 마음에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흑색으로 인해 절제된 속에서의 색이 더 세련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 다 되어가서

전시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준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물었다.

 

 

처음 시작은 10년 전 수원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전시부터였다고 한다.

처음 두 명으로부터 시작한 행사가 지금은 동참하는 작가들이 늘어나

열 명이 넘는 작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수원에서만 그런 활동을 하는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광명에서는 그런 행사가 없었냐는 질문에

이번 여름에 부채전을 가졌는데 그의 작품은 완판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작가에게 작품이 많이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작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이기에

작가에게는 큰 힘이 되고 기쁜 일이 되는 것이다.

거기다 그것이 좋은 일에 쓰인다면 두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전시를 통해 모은 기금으로 독거 노인을 돕기도 했으나

현재는 천주교 재단쪽을 통해 기금을 전하는 형식을 취한다고 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작품의 가격을 아주 적게 책정했다.

너무 놀라 물으니, 자신의 작업 출발이 어머님의 병이 완치되는 것을 기원하는 데서 출발한 것처럼

자신의 작품을 가져가는 분들에게도 그 분들의 꿈이 이루어지고 아픔을 어루만지고

힘든 상황에 있다면 그런 것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고!

그래서 작품을 가져가는데에 가격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역시 '아름다운 마음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끔 어중간하게 작업을 한다는 작가들 중에는 오만함을 느끼게 하는 작가들이 간혹 있다.

처음 오석교라는 작가는 인간미보다는 외향에서 풍기는 스마트함이 더 강하게 전해졌었다.

이제 그를 조금 더 알게되니 비로소 그의 인간미가 느껴진다.

 

 

그렇게 작품, 그가 그동안 해온 일, 앞으로의 포부등을 물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그가 조용한 울림이 되는 이야기를 한다.

"작업도 중요하지만 생활도 중요하다! "고.

 

 

대부분의 작가들은 작업을 해야하는 까닭에 온전한 직업을 가질 수 없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마음을 담아 혼신의 힘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응원해주어서

아름다운 사람의 아름다운 꿈이 아름다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갤러리를 찾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사진  온라인 시민필진 자유인(한미주)

http://blog.daum.net/goldenbree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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