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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소통/채워지는 배움

내 아이의 가슴 뛰는 삶을 위하여 -그리스 문명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박경철' 강연

 

 

시골의사, 청년 멘토로 알려진 박경철이 광명에 왔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의 하나로 진행 중인 학부모, 학생 대상 자기주도학습 특강을 위해서다.

강의 제목은 <그리스 문명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 창의에 대해서>이다.

 

 

 

 

 

요즘 10년 작정으로 세계 여행을 하고 있기에

뽀얗던 얼굴이 탔다는 그는 일 년에 6, 7개월은 외국에 나가 있다고 한다.

세계 여행의 첫 목적지로 그리스부터 달려갔다는 그가 그곳에서 배운 것은 무엇이었을까?

 

 

 

 

 

광명시민회관에는 박경철의 파워를 보여주듯 학부모들이 가득했다.

 

하안동에 산다는 30대 주부에게 오게 된 이유를 물었더니

 "마침 박경철의 책을 읽는 중이에요. 전에는 박경철이 주식이며 자기 혁명같이

우리 삶 속에서 주제를 찾았는데요, 그리스 얘기를 하니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할 것 같아 기대하며 오게 되었어요."라고 하였다.

 

 

 

 

 

강연 전 잠시 있었던 클래식 기타 연주가 남유럽의 정서를 팍팍 느끼게 해주었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박경철은

은근한 유머를 구수한 경상도 억양으로 풀어내는 사람이었다.

 

 

 

 

 

그는 30여 년 전 대학 시절 운명처럼 다가온 한 권의 책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서점에서 옆의 책을 꺼내려다 떨어트린 니코스 카잔차*스의 책 한 권.

어느 겨울 오후부터 읽기 시작한 그 책은 다음 날 밤 책장을 덮을 때까지

온몸에 불티가 날아드는 뜨거움으로 그를 사로잡았다고 한다.

 

이후 박경철은 지금 그에게 영웅이 된 그 작가의 모든 책을 섭렵하고 흡수하였으니

오십 넘어가게 된 해외여행의 첫 목적지는 당연히 그리스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크레타 섬에 있는 니코스 카잔차*스의 무덤 앞에서

순 한국식으로 제사를 드리다가 드미트리라는 그리스인을 만났다.

 

택시 기사인 그는 멀리 한국에서 온 박경철을 위해 하루를 바쳐가며 안내해주고,

집에 초대하고, 아끼던 와인도 대접했다. “우리는 친구니까 당연히 내가 이렇게 한다.”는

드미트리의 말에 ‘이런 게 바로 친구로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자녀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아이처럼 같이 논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나누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분투하고 추구하고 발견하고 결코 굴하지 않으리라’

삶의 자세를 노래한 테니슨의 시를 인용하며

마지막으로 박경철은 그리스에서 만난 행복의 참모습을 전해주었다.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영웅은 누구입니까?“

청중에게 물으며 박경철은 자신에게 평생 영웅이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했다.

 

돈과 명예를 욕망하다 보면 지치지만

이상화된 내 모습은 날 위로하고 방향을 잡아줄 수 있다고 하니

각자 자신의 영웅, 멘토를 가슴에 품어 볼 일이다.

 

 

 

 

 

그는 아테네 근처 마을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유난히 다정한 부부를 만났다.

그 부부는 직장을 잃고, 연금이 삭감되고,

시골에 와 장인어른의 식당을 돕고 있다고 했다.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는데도 유난히 행복해 보이는 그 부부에게

“이 상황에 어떻게 그렇게 행복하냐?”는 다소 실례되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그는 "우리 아버지가 사람은 행복의 바다에 떠 있는 거니

인생은 절대로 불행할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삶은 늘 기적의 순간이고 우리는 그 주인공이니 불행이란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경철은 그 부부의 모습을 통해

“나는 내 아이에게 과연 행복해지는 법을 가르친 적이 있는가?

행복해지려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경쟁만이 전부일 때 행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며 말을 맺었다.

 

 

 

 

 

강연을 다 듣고 환한 표정으로 나가는 몇몇 엄마들을 붙잡았다.

 

“이런 얘기를 진작 들었더라면 경쟁하지 말고 아이의 진정한 능력을 길러줬을 텐데...”

“아이에게 인생 자체가 축복이라는 걸 알려줘야겠어요."

"너로 인해 기적을 체험하고 있다고, 사랑하고 행복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오늘 강연을 들은 학부모들은 각자 나름대로 ‘자녀교육의 한 수’를 얻은 듯하다.

하지만 남이 하는 ‘무한도전’이 내 도전이 아니듯

박경철의 얘기도 내 것으로 실천되지 않으면 좋은 소리 한 번 듣고 만 것으로 그치리라.

 

그저 자녀와 함께 가는 평생 길에 꾸준함이 있고 볼 일이다.


 

 

글·사진 | 바다연꽃(옥연희)

 

온라인 시민필진 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