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두 번 제리는 하안도서관 옆에 위치한 하안문화의 집을 찾아갑니다.
지난 2009년 시작된 기형도 시인학교와 인연을 맺으면서 2013년 현재까지 제 삶을 풍요롭게 채워주는 프로그램들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낯설고 익숙지 않아 쭈뼛거리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이곳이 내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 편안함이란 단지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거 ~~~ 다들 아시죠?
이곳에 자주 오다 보니 눈인사를 주고받는 작은 오솔길은 언제든 팔 벌려 반겨 주는 좋은 친구가 되었답니다. 누구라도 이곳에 오면 제가 느끼는 편안함과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텐데요. 지금부터 이곳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 신 나는 일들을 알려 드릴게요.
달력이 달랑 한 장밖에 남지 않은 시간은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을 조급하게도 하고 혹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마음을 갖게도 하죠.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 년 동안 배우고 익혀 만들어낸 작품과 그 결과물들이 전시되어 있네요.
먼저, <나무야 놀자> - 나눔가구 프로젝트 WITHT 전시회 입니다.
2013년 상반기에 목공 수업을 한 후 후반기에 생활 목조각 동아리로 그 활동을 지속적해서 이어 왔는데요. 보통의 전시회와는 다르게, 소박하지만 독특하고 창의적인 작품들이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었습니다.
집에 있는 물건, 오래된 생활도구나 쓰임을 다한 낡은 물건들 모두가 작품으로 재탄생되었어요.
평소에 제리도 계란을 사면 늘 계란판을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냥 버리곤 했는데요. 생활 목조각 동아리 회원들의 손에서는 이렇게 멋진 예술작품으로 변신을 했네요. 그리고 나무 빨래판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독서대로 변신했군요.
채소를 씻어 물기를 빼거나, 야채를 말리기에 그만인 대 광주리는 어느새 멋진 그림을 담아주는 액자가 되기도 하는데요. 손재주가 없는 제리도 이 동아리 회원이 되면 예술 감성이 발달할까요?
생활 목공 동아리에 신 나는 일상을 얹고 싶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자, 다음은 광명 청소년들의 활동 동아리인데요. <아트스토리> 작품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 동아리는 상반기에 애니메이션 수업을 했는데요. 하반기에 들어 <아트스토리>라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면서 이렇게 멋진 창작품을 탄생시켰네요. 상상 속의 세상을 직접 그리고 스토리 설정도 해 보며 즐거운 창작물이 탄생합니다.
아파트의 내부 모습에 착안한 독특한 발상의 작품인데요. 학생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만날 수 있었어요. 전시회를 둘러본 시민들 모두 감탄했답니다.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창작세계를 펼칠 수 있는 아트 스토리.
활동이 앞으로도 쭉 이어져 광명의 청소년들이 규제된 시간 속에서 잠시나마 탈출하여 영혼의 충전소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시를 쓰고 시 노래를 부르는 동아리 '시락'입니다.
2009년 기형도 시인 학교에서 회원중 노래를 부르고 싶은 분 있으세요? 라는 관장님의 부름에 서슴없이 손을 들어 결성된 동아리랍니다. 시락은 시 읽기, 시 창작, 시 노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를 즐기는 동아리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모여 시를 읽고 자작시 합평의 시간을 가지며 내실을 다져 왔는데요.
동인시집 발간을 위해 각자의 시를 검토하고 그 과정들을 논의하다가 드디어 2013년 시락의 첫 동인 시집을 발간하기에 이르렀답니다.
'처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특별하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으로 그 의미가 크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조촐한 출판기념 파티를 하며 자축하는 시간은 가슴 벅찼습니다.
그리고 하안 문화의 집 다목적 홀에서 '손수건 시화전'으로 그동안의 결실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아이들이 학예발표를 할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최선을 다해 지은 농작물을 수확하는 농부의 마음도 이럴까요? 너무도 뿌듯하고 기쁜 마음 말이에요.
손수건에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시를 쓰면서 삶의 즐거움을 품는 시간이 또 하나의 시가 되기도 했답니다. 각자의 독특한 색이 드러나는 시화전, 겨울나무 가지 끝에 달렸던 겨울눈의 터트림 같기도 합니다.
다음은 당당 프레임의 '당당 사진전'을 소개할게요.
거꾸로 걸린 장화 사진을 보며 노동의 휴식이라고 말해 봅니다. 아버지의 흔적이 사진 밖으로 훅 끼쳐와 잠시 가슴 뭉클하기도 할 테지요.
복잡하게 얽힌 전봇대와 전깃줄, 그리고 그 곁에 빨간 장미의 도발 같은 장면을 포착한 시선, 이런 이질적인 어우러짐도 때로는 필요한 세상이 아닐까요?
근사한 갤러리 사진전은 아니지만, 햇볕 따뜻하게 비쳐드는 창가에 붙여진 사진전은 소박한 질그릇에 담긴 맛 난 음식 같았습니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 보는 재미와 나라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재미가 함께 합니다. 사진 속 이야기가 함께하는 사진전, 당당 프레임에서 만나고 싶다면 문화의 집으로 발길 가볍게 오시면 됩니다. 반짝이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거예요.
이 외에도 이곳에 오면 신 나는 세상을 만날 수 있고 신 나는 삶을 펼칠 수 있는 배울 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답니다.
무언가 나를 위해 문화 충전을 하고 싶다면 언제든 열려있는 문으로 오세요~~~
글·사진 | 제리(이현희)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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