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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筆陳) :
1. 정기 간행물에 기고하는 집필자의 진용
2.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의 준말. 광명시 공식 블로그를 협업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
줄거리
10인의 필진, 1개의 대상.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필진으로 활동 중인 윰, 천둥, 곧미녀. 지난 2년 남짓 협업 포스팅을 할 때마다 멋지게 성공하던 이들은 과거 광명시 블로그(이하 광블) 운영자였던 세린이 제안한 광명전통시장 사진출사 계획을 듣게 된다. 여기에 이제 막 광블에 발을 들인 새 운영자 광블허니와 지니레이, 진수맘이 합류하고 7명은 각자 인생 최고의 사진을 꿈꾸며 광명시장으로 가기로 약속한다.
이 계획을 듣고 출사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던 닭큐, 한량옹, 제리, 진욱꾼, 최고의 필진들이 세팅된 가운데 서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1기와 2기, 3기.
팽팽히 흐르는 긴장감 속에 출사 장소에 나타난 세린은 자신이 계획한 목표물을 밝힌다. 그것은 전통시장 사진공모전의 대상. 수상을 장담할 수 없는 허무맹랑한 계획이지만 온누리상품권 100만원권의 달콤한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이들은 상품을 거머쥐기 위한 출사에 착수한다.
공모전 대상을 노리는 세린과 그런 세린을 견제하는 곧미녀, 사진보다는 뒤풀이 술 한잔만을 생각하는 닭큐와 출사가 뭔지 모르고 나온 운영자 광블허니, 그리고 그런 필진의 굴욕샷만을 노리는 윰과 진욱꾼까지. 수상을 위해 모였지만, 목적은 서로 다른 10인의 필진들은 서서히 자신만의 플랜을 시작하는데...
※ 이 포스트는 광명시온라인시민필진들의 광명전통시장 출사 때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 ‘도둑들’을 일부 패러디하여 재구성한 픽션입니다.
D-13 13/08/27
"삽겹살 파티하게 우리집으로 와."
곧미녀의 초대로 모이게 된 시민필진 4인방, 세린, 윰, 천둥, 곧미녀. 그들은 필진활동을 하며 전성기를 누리던 때를 회상하다가 문득 최근 무언가 매우 무료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즘 쫌 그래. 뭐 재미난 거 없을까?”
곧미녀의 말에 허기진 세린이 아직 익지도 않은 삽겹살을 쌈 싸먹으려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제가 전부터 생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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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 13/09/03
★공지 <특별 벙개> 9일에 만나요. 우리★
(http://cafe.daum.net/gmcitizen/I6pe/936)
세린은 며칠 전부터 계획하던 광명전통시장 출사 특별 벙개를 시민필진 카페에 공지했다. 출사는 9월 9일 오전 9시와 오후 7시로 각각 나눠 진행하고, 댓글로 참석신청을 받기로 했다.
카페에서 공지를 확인한 곧미녀는 2,500원 짜리 광명시장 칼국수로 유인하여 세린을 시장으로 불러냈다. 다음 주에 있을 출사를 위해 사전답사하자는 제안과 함께...
오랜만에 시장에 온 세린은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광명시장엔 입구가 아주 많고 처음 온 사람은 길을 잃을 수도 있을 정도로 복잡한 미로처럼 생겼다는 걸 곧미녀는 잘 알고 있다.
“곧미녀님 여기가 어디에요?” / “훗~ 그냥 나만 따라오면 되요.”
전혀 시장 길을 알지 못하는 세린은 자신이 광명시장을 한 바퀴 다 돌았다는 것도 모른 체 곧미녀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세린은 곧미녀 덕에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를 몇 군데 찾아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그 포인트들을 다시 찾아갈 수 있을지 걱정했다.
그런 세린을 눈치챈 곧미녀는 일부러 시장을 더 뱅뱅 돌다가 한 장소를 발견하곤 세린에게 물었다.
“여기 괜찮지 않아?” / “느낌 좋은데요?”
곧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훗~ 세린은 여길 다시 찾아 올 수 없겠지? 여긴 나 혼자 찜해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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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13/09/04
광명시민회관 내 북카페 마브.
광블허니가 커다란 책자를 하나 들고와서는 곧미녀와 세린을 보자마자 징징거리기 시작한다.
“블로그 책자에 들어갈 포스트를 추려야 하는데, 아무도 저를 도와주지 않아요. 흑흑. 저 좀 도와주세요. 흑흑. 아, 그리고 저도 출사벙개에 나갈게요. 흑흑. 오전, 오후 둘다요. 흑흑.”
광블 운영자는 참 할 일도 많다. 광블허니는 조만간 발행할 광블 책자에 넣을 포스트 선별에 죽을 맛이었다. 그 마음 잘 아는 세린은 광블허니가 안쓰러우면서도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전직 운영자인 세린은 광블허니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 초기 운영자인 한량옹이 그랬던 것처럼 세린도 주연이 진정한 광블 운영자가 되려면 지금처럼 나약한 모습으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광블허니도 잘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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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13/09/08
출사 멤버 10인 확정
최종적으로 세린을 포함하여 곧미녀, 천둥, 제리, 닭큐, 진수맘, 지니레이, 이렇게 7인의 필진들이 카페에 특별 벙개 참여의사를 밝혔다,
카메라 상태가 부실해서 패스하겠다던 윰은 세린의 회유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오케이를 했다. 막내 진욱꾼은 관심없는 척하고 있다가 광블허니에게 강제섭외 당했다, 한량옹은 세린에게 느지감치 개별적으로 연락했다. 이렇게 출사멤버 10인이 확정되었다.
윰은 참석 예정자들에게 전체문자를 날리며 최대한 많은 굴욕샷을 찍을 사전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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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13/09/09
2013. 09. 09. 09am
“이거봐 이거봐. 항상 내가 1등이라니까...”
9월 9일 오전 9시 광명전통시장 앞 쇼핑몰 크로앙스. 임산부인 윰은 누가 봐도 나온 배를 있는 힘껏 앞으로 내밀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윰의 등장을 시작으로 한갓지던 쇼핑몰 앞에 필진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협업거리가 생겼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겠어. 이런 날은 새 카메라를 폼나게 둘러메고, 나만 소화할 수 있는 섹시한 다홍색 바지를 입고 시장을 활보해볼까나?'
표 안나는 잘난 척이 그녀의 특기이자 무기인 탓에 모두 묵인해 주고 있었지만, 곧미녀는 항상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염장을 살살 긁어댔다.
'시장’ 하면 엄마생각이 나. 사진공모전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시장을 돌다 보면 시(詩)상이 떠오를지도 몰라.'
제리는 결혼 초기부터 시어른들을 모시고 살았다. 그래서인지 유독 어르신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제리다. 모두가 그녀에게서 공통되게 느끼는 한 가지는 섬세하고 정이 넘친다는 것이다. 제리는 감성까지 풍부해서 언제 어느 곳에서나 시상을 찾아내곤 한다.
“혀니 얼집 보내고 겨우 나왔는데, 조금 늦었나?”
자신의 실력을 크게 티내진 않았지만, 천둥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진고수 중 한 사람이었다. 이번 공모전에서 세린이 가장 경계하는 인물도 천둥이다.
사실 지금 천둥의 머릿속엔 공모전에 응모할 근사한 사진 한 두장 찍는 게 아니라, 온통 어린이 집에 간 혀니 생각 뿐이었다. 아침부터 어린이집에 안가겠다고 땡깡을 부린 혀니와 전쟁을 치른 탓에 천둥은 피곤함으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때문에 이번 벙개는 천둥의 머릿속에 시원한 바람을 넣어주는 핑계에 불과했다. 천둥은 오후에 데리고 올 혀니 생각으로 자신의 기분이 다운되지 않도록 연신 심호흡을 하며 속으로 ‘릴렉스~ 릴렉스~’를 외쳤다.
“공모전 따위. 중요치 않아. 누군가 먹을 거 사주겠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끔 의심이 들게 하는 진욱꾼은 누군가가 먹을 걸 사줄 거라는 확신이 없으면 도통 따라나서질 않는 인물이다. 오늘은 과연 진욱꾼이 누굴 믿고 출사에 나왔는지 몇몇 필진은 아까부터 궁금해 하고 있었지만, 혹시나 물어봤다가는 자신이 독박을 써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끝까지 묻지 않았다.
‘출사가 궁금해서 나오긴 했는데, 이 사람들... 대체 뭐하는 사람들일까?’
지니레이는 필진들이 궁금했다. 이들을 모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녀는 처음 필진이 되었을 때 자신은 전혀 포스팅에 대해 모른다며 필진 활동으로 포스팅 실력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그랬던 그녀가 최근 올린 몇개의 포스팅에서 남다른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아직까지 모두가 그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가 조심스러웠다.
'오전에는 연습 삼아 편하게 해야지.'
세린은 참석자들의 표정과 컨디션을 꼼꼼하게 살핀 후, 입을 열었다.
“여기 모인 여러분들은 모두가 다 훌륭한 전문가들입니다. 여러분에 비하면 전 불량 필진이죠. 본론으로 들어가볼까요? 우리의 목표는 ‘2013 전통시장 방방곡곡 사진공모전 대상’입니다.
“사진공모전 대상? 미쳤어요?”, “오우~ 우리 공모전 나가는 거예요?” , “잠깐만, 그래서 상품은 뭔데요?”
“상품은 온누리상품권 100만원권.”
“헐! 100만원? 백만원이래. 대박.”
“수상에 대한 부담은 갖지 마세요.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모델도 해주면서 각자 최고의 사진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야합니다. 길 안내는 광명시장을 가장 많이 와보신 곧미녀님께서 해주실 거예요. 그럼, 곧미녀님 앞장 서 주시겠어요?”
공모전, 대상, 100만원.
모인 사람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건망증 초기인 세린이 무안해 할까봐 필진들은 한결같이 처음 듣는 것처럼 완벽한 리액션을 보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지니레이는 대단하고도 무서운 필진들이라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후후후. 시장 길을 잘 모르는 필진은 불리할 수밖에 없겠지?’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곧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필진들을 이끌고 광명시장 입구로 들어갔다.
시장 안은 물건들을 정리하는 상인들과 조금 더 싱싱한 물건을 사기 위해 이른 시간에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벌써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곳은 어디를 찍어도 시장의 활기참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만큼이었지만, 누구도 섣불리 셔터를 누르지 않았다. 경솔하게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는 건 그만큼 자신의 부족한 사진 실력을 빨리 노출시킨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출사에서 필진들은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다.
곧미녀가 6인의 필진들을 이끌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광명시장상인조합 사무실.
곧미녀는 조합 사무실에 들어가 필진들의 출사를 알리는 방송과 함께 촬영을 위해 상인들에게 멋진 포즈도 부탁한다는 멘트를 부탁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마침맞게 이날 필진 말고도 방송국에서 두 팀이나 촬영온다고 한다. 세린은 사진 찍기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날이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로 날짜를 정한 자신의 선견지명에 감탄했다.
오늘의 출사에 대해 허락을 득한 후, 필진들은 어깨를 좀 더 넓게 펴고 출발했다.
“언니, 저 귤 먹고 싶어요. 귤 사주세요."
본격적인 출사를 시작하자마자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유미는 뱃속의 아가를 핑계대며 곧미녀에게 귤을 사달라고 졸랐다. 윰의 땡깡에 곧미녀는 잠시 고민을 했지만, 누군가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못이기는 척 계산을 했다.
"앗, 대추다!”
귤을 사달라던 윰은 본인이 아니라 뱃속의 콩콩이가 먹고 싶어하는 거라고 굳이 설명하며 초록대추 한 되를 샀다.
다음 목적지는 호빵집. 곧미녀는 호빵을 잔뜩 사서 아침 일찍 나오느라 식사도 못하고 온 필진들에게 나눠주었다.
아침을 못 먹은 필진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먹어치울 기세로 시장 뒤편 벤치에서 시식 삼매경에 빠졌다.
'도대체 언제까지 먹고만 있을 셈이지?'
만난 지 한시간 째. 벙개를 계획한 세린은 자신의 인내심에 슬슬 한계를 느끼고 있었지만, 조금 더 참아보기로 한다.
아직까지도 필진들이 신기하기만 한 지니레이도 마찬가지로 참을성을 키우고 있었다. 사진 찍자고 아침 댓바람부터 모이더니 출사는 시작도 안하고 먹어대느라 정신없는 필진들. 뱃속에 거지가 들었나보다.
호빵을 먹어보라며 건네던 곧미녀. 갑자기 일어서더니 시장 안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어머. 곧미녀님 이제 본격적으로 사진 찍는 거예요?”
“아뇨. 호빵 먹었더니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요.”
‘이런 된장!'
커피와 홍차를 나눠먹는 사람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사진촬영을 하는가 싶더니, 곧미녀는 미인계로 토마토 한 바구니, 한과 한 봉다리 등을 얻어냈다.
필진들은 계속해서 먹는다. 그 옆의 카메라는 계속 인내중.
과연 출사 벙개가 제대로 이뤄질까?
다음 편에서 계속...
글 | 세린(이문희) & 곧미녀(김경애)
사진 | 세린 & 곧미녀 & 천둥 & 윰 & 제리 & 지니레이& 진욱꾼
타이틀 디자인 | 세린(이문희)
편집 | 한량옹(김도형)
온라인 시민필진 1·2·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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