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나는 연하남에게 비밀스럽게 메시지를 하나 날렸다.
그리고 곧바로 날아온 답장..... 은 커녕 몇 시간째 확인도 안 하는 그. (녀석, 쳇! -_ㅜ)
오늘 난, 새로 일하게 될 ○○중학교에서 인수인계를 받았다.
난생 처음 해보게 될 생소한 업무들을 잔뜩 퍼담은 탓에 뇌가 더 꼬인듯하다.
머릿속을 억지로 탁탁 두드려 펴면서 퇴근한 시간은 오후 네 시.
생각보다 늦어버린 탓에 진욱군에게 다시 연락해볼까 말까, 고민 고민하다가 용기내 전화를 걸어본다.
신호음이 울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상기된 목소리로 나를 맞아주는 귀여운 목소리.
.....를 기대했건만, 안.받.는.다. ㅠ_ㅠ
잔뜩 실망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중 핸드폰이 울린다.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
"아, 진욱군."
"제가 전화를 못 받았었네요."
"괜찮아요. 대신 지금 당장 나랑 만나요. *^^*"
철산상업지구 내 맥X날드 앞 사거리에서 그를 기다렸다.
'오랜만에 보는 건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몇 분 뒤, 그가 걸어오는 게 보이고,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콩닥콩닥.
아니, 심장은 원래 뛰는 게 정상이던가.
우리는 동화 속 공주가 살지도 모른다는 카페로 들어갔다.
나와 진욱군은 각각 그린티라떼, 체리차를 주문했다.
이렇게 우리들의 달달하고, 시큼한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주부인 나보다 더 알뜰하구나. 근데, 즐겨찾기에 내 이름도 있네. 호호~
약하다.
< 네이버 지식인 메인에 뜬 진욱군 인터뷰 >
우린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아쉽다.ㅠㅠ
<방송에 찍힌 진욱군 모습>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638487
약해요, 진욱군.
진욱군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한 때 신이라 불리던 전 영자님이 어쩌다 이런 이미지가 되었을까.
나도 연상녀다. 10살 차이도 극복할 수 있느냐고 묻고 싶지만 참는다.
그 전에 난 유부녀이므로. ㅋ
열심히 대화 중인데, 만나기로 한 친구가 근처에 다 왔다는 연락이 왔다.
으왁, 친구야! 왜 이렇게 빨리 온 거니?
우리는 허둥지둥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났다.
내 심장은 더 빨리 뛰기 시작한다.
콩닥콩닥콩닥콩닥콩닥콩닥콩닥콩닥.
늦었다, 늦었어.
발렌타인데이 다음날인지라 거리에는 달달한 향이 살짝 남아있다.
그 중 하나를 집어 진욱군에게 건네본다.
한 시간 가량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시나마 진욱군과 비슷한 나이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약하다고요, 진욱군. 초콜릿도 줬는데 효과가 없네. 삐릿~ -_-+
여러모로 아쉬웠던 만남을 뒤로하고, 우리는 각자의 길로 서둘러 가야 한다.
친구를 만나러 광명사거리를 향하는 버스 안에서 진욱군을 다시 회상해보았다.
작년 여름 그는 내가 일하던 홍보실에 아르바이트생의 신분으로 약 한 달간 머물렀었다.
그도 나도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탓에 처음엔 대화도 몇 마디 못나눠보고 헤어질 뻔했다.
그러다 서 팀장님께서 '진욱이가 사진 잘 찍는다' 하시며 필진활동을 권유하는 장면을 포착했을 때,
내 눈과 귀가 단숨에 그에게 쏠렸다.
용기 내 친한 척도 해보고 이것저것 대화를 해봤더니, 필이 팍팍~
이렇게 재능 있는 매력둥이를 놓칠 수가 없었다.
이후 그는 느낌 있는 사진을 찍고 생기있는 글을 씀으로써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여기 광블이가 발목 꼭 잡고 함께 커갈 필진 한 명 추가요!
지금은 어느덧 3월 말. 진욱군은 한창 대학생활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겠지.
'학생 강진욱'은 또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이 생긴다.
진욱군!
생계에 대한 책임감과 성실함이 어깨에 한가득인 사람이라 가끔은 광블을 잊을 때도 있겠지만,
우리 종종 만나요.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요.
그렇게 약속하기. 도장, 꾸욱~
글·타이틀 | 세린(이문희)
온라인 시민필진 1기
사진 | 세린(이문희), 마기(강진욱)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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