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입니다.
눈부신 햇살을 반갑게 맞이하며 집안에 있던 화초도 몇개 내어놓고, 남은 햇볕에는 빨래도 널어봅니다. 아이들은 시험기간이었는데, 오랜만에 도덕산에 올라가자고 제안하는 아들 회강이. 2시에 학원에 갈거라고 하더니만 갑자기 공부가 하기 싫어진 걸까요?
도덕산 등반 후에 언제나 먹었던 짜장면이 생각난다는 회강이 말에 주섬주섬 옷을 입고 도덕산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화초와 빨래가 실컷 쐬고 나서도 충분히 남아도는 햇볕이 아까웠는데 마침 잘 되었어요. 적당한 자외선은 몸에도 좋으니까요.
앞장서는 세 남자를 따라 도덕산으로 향했어요. 긴 다리를 자랑하는 남자들을 따라가려니 힘들어요~ㅠㅠ 등산로 초입까지는 집에서 2~3분 거리입니다.
4월의 끝자락을 붙잡고 늘어지는 하늘이 무척이나 뜨거운 이불처럼 느껴집니다. 광명공고 왼쪽에 나즈막하게 자리한 집들이 초록으로 살짝 물들어 있습니다. 그 위쪽으로는 조성이 되려다가 중단된 공원이 하나 있는데, 나중에 꼭 가볼 생각입니다. 도덕산을 오르며 주변의 꽃들도 감상하고 사진도 찍었어요.
꽃을 닮은 내 남자를 공개합니다. ㅎㅎ(아직 콩깍지가 남아있다능~~)
그리고 꽃보다 더 예쁜 나.^^ 살아가는데는 자기최면이 아주 중요해요. 그 누구보다 내가 더 잘나간다는 그런 마인드. 행복해지는 방법이랍니다.
아직 허리가 다 낫지 않은 나를 배려하는 세 남자의 마음이 모아져서 도덕산 중턱에서 정상이 아닌 공원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요. 내려오다 뒤돌아본 계단 모습. 주변에 물들어 있는 초록이 싱그러워요.
막내 녀석은 허리가 아픈 엄마 때문에 정상을 밟지 못했다며, 남은 기운을 계단 오르내리기에 쏟아 붓네요. 역시 젊음이란 좋은 것이여~ ㅋㅋ
주렁주렁 하얀 꽃을 매달고 있는 모습이 쌀튀밥을 꼬치에 꿰어놓은 듯 하네요.
이건 일명 개복숭아 꽃. 도덕산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터라 자주 봐왔던 뱀딸기 꽃도 있었어요. 클로버를 닮은 이파리 주변으로 노랗게 피어있는 꽃이 앙증맞습니다. 어릴 적엔 뱀딸기가 많은 곳엔 뱀이 있다고 들었는데, 요즘은 뱀을 만나기도 쉽지 않으니... 뱀이 그립다고 해야 하나? ㅜ.ㅜ
단체로 나들이를 나온 아이들은 뙤약볕 아래서도 김밥을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한참 뛰어논 뒤인지 이마엔 온통 땀방울이 맺혀있었어요. 짜장면을 먹을 생각에 아침을 굶은 터라, 내 뱃속에서도 조금 전부터 꼬로록거리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날씨가 너무 더운 탓인지 공원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단체로 온 몇 팀을 제외하곤 가족나들이객을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분수도 작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산은 여기저기 공사를 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도덕산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쉽~)
도덕산 공원에서 제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언제나처럼 저 평상위엔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언제쯤이면 나도 저 평상위에 앉아볼까? 오늘도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네요.
분홍색 꽃이 앙증맞게 매달려 있어요. 마치 엄마 다리에 매달린 아이들처럼요. 이파리가 많지 않아서 그 모습이 더욱 애처로워 보여요.
도덕산 공원 여기저기에 만발한 꽃들 중 가장 예쁜 색을 뽐내고 있는 것은 튤립이었어요. 방문객센터 옆에 조성된 꽃밭 언덕은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예쁩니다.
할미꽃이네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숙여진 고개와 머리 위에 소복하게 내려않은 하얀 솜털까지. 화려한 젊음을 자랑하는 듯 한 튤립과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이었어요.
언덕을 내려오는 사람들이 튤립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려는 듯 뛰어내려가던 아이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져요.
넓은 분수광장이 온통 뜨거운 햇살 차지가 되었습니다. 주인 따라 산책 나온 강아지와 목마른 듯 수돗물을 들이키는 아이를 빼곤 썰렁한 모습이었어요. 인공분수와 바닥분수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져 나오는 상상을 해봅니다.
공원내에서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 적혀있네요.
아이들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아마도 바닥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함을 맛보러 왔다가 허탕치고 가는 길은 아닐까? 주말에 가족 단위로 오는 나들이객을 위해서라도 다음 주말엔 도덕산 분수가 몽땅 가동되길 바래봅니다.
광명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로 자리잡아가는 도덕산공원,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봄. 더운 날씨 탓에 아이들의 웃음과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진 못했지만, 도덕산공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공원 곳곳에 예쁘게 피어난 꽃들을 만날 수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도덕산에서 봄기운을 맘껏 느끼고 나니 배가 고파진 시간. 짜장면 생각에 푹 빠진 세남자를 데리고 곧바로 짜장면을 먹으러 향했답니다~ 맛있는 짜장면에 탕수육까지. 점심을 너무 많이 먹었다는 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했어요.
아이들이 나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남편이랑 나는 뒤뜰에 봄을 심어보기로 합니다. 우리집 뒤뜰엔 예쁜 야생화랑 화초들이 제법 많이 있어서 봄이면 향기로운 정원이 된답니다.
새벽이슬이 매달린 듯 방울방울 예쁜 금낭화. 너무 예쁘다며 울 남편이 땅에서 자라는 걸 화분에 몇 개 옮겨 심은 거예요. 못 말려~
장미 가시를 헤치고 용감하게 피어있는 철쭉. 철쭉이 지고 나면, 빨간 장미가 그 자리를 멋지게 장식해 준답니다.
조화처럼 탐스럽게 피어준 동백꽃. 새빨간 꽃송이가 어린아이 손바닥만큼이나 크고 예뻐요. 살까말까 망설이다 지난 해 분양해 온 건데, 데려오길 정말 잘했죠? 그 옆엔 땅에서 승진한 금낭화.
내가 베짱이처럼 여유부리며 카메라로 정원 탐방을 하는 동안 부지런한 개미 신랑은 미니텃밭을 고르느라 바쁘네요. 옆쪽엔 벌써 파를 심어놓았군요. 농부가 따로 없어요. 몇 년째 봄이면 새롭게 돋아나는 곰취와 당귀 잎들도 제법 커졌어요.
삽으로 열심히 거름과 흙을 섞어가며 상추를 심을 땅을 고릅니다. 그 옆으로 향이 진한 당귀는 여름이 되기도 전에 몽땅 삼겹살에 올려 먹는 통에 조금 불쌍해진 녀석이랍니다. 벌써 당귀향이 올라오는 것 같네요.
비가 와도 흙이 상추에 튀지 말라고 비닐을 씌워줍니다. 역쉬 알아서 척척 잘하는 울 남편~~
부지런한 개미신랑이 상추모종을 땅에 심고 있어요. 나는 계속 카메라 들고 베짱이 놀이 중.ㅎㅎ
간격도 적당하고 참 잘 심었네요. 여러 가지 상추 모종 중에 제일 맛있어 보이는 걸 골라서 사온 거에요. 채소 모종은 광명스피돔(경륜장) 맞은 편 화훼단지에 가면 다양하게 구입하실 수 있어요. 또는 가까운 동네 꽃집이나 종묘상에서도 판매하지요.
비닐을 씌운 곳에 상추와 겨자채를 심고, 남은 땅에는 5월 중순에 고추모종을 심을 거예요. 가을이면 고추열매가 주렁주렁(희망사항) 할테니 기대하세요.
대파는 찌개에 넣어먹고, 곰취는 쌈 싸먹으면 맛있겠죠? 울 필진들이랑 미녀네 정원에서 삼겹살파티를 할 때 먹으면 딱~ 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원 가득 봄을 맞이한 미녀네 집. 작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씩 가지고 있을 만한 그런 뜰이랍니다. 파릇파릇한 채소들과 향기로운 화초들이 가득한 곧미녀네 정원으로 놀러 오세요~~^^ (1박2일 멘트)
※ 도덕산 등산코스
[미녀의 정원에 봄을 들여놓다 - 도덕산공원의 봄기운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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