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하얀 가루 떡가루를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12월의 문턱을 넘자마자 눈다운 눈이 많이도 내렸습니다.
생활에 다소 불편을 초래하는 눈,
그렇지만 함박눈이 내리면 강아지도 아이도, 중년의 어른도 모두 즐거워하지요.
날씨는 우리의 기분과 분위기를 많이 좌우하는데요.
송이송이 하얀 눈송이가 펄펄 나려 온 천지를 뒤덮으면 사람들의 감성은 촉촉해집니다.
그러니 우리 지금부터 눈으로 인한 불편일랑 잠시 잊고 눈 내린 풍경에 젖어 보기로 해요.^^~~~
'하얀 눈 위에 구두 발자국/ 바둑이와 같이 간 구두 발자국/ 누가 누가 새벽길 떠나갔나~~~'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보면 어김없이 흥얼거리게 되는 동요의 일부분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무슨 상념에 젖게 되나요?
저는 시골 마당에서 강아지와 뛰어다니던 그림과
친구들과 하늘을 향해 입을 크게 벌려 눈송이를 받아먹었던 그림과
눈송이 사이사이를 날아오르는 상상에 빠지기도 했던 유년의 마당이 떠오른답니다..
눈이 내리는 날은 누군가에겐 첫사랑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어떤 약속의 말들을 기억하는 순간이기도 할 것이며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체가 되기도 할 테지요.
저 빨간 열매처럼 생의 한 조각들을 빛나게 하는 이야기들 말이에요.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길가에서 만났습니다.
하마터면 말을 걸 뻔했어요.'하얀 모자를 쓰고 나왔구나? 누굴 기다리는 거니?'라고요.
그리고 결의에 찬 마지막 잎새의 처연함도 만났습니다.
저 푸르뎅뎅한 이파리들은 떨어지는 눈발에
기꺼이 동참했을 거란 추측을 제 맘대로 해 봅니다. ㅎ ㅎ
푸른 기개를 펼치던 나무도 내리는 눈을 그 모습 그대로 받아주었군요.
한없이 넓은, 따뜻한 가슴을 지닌 멋진 사나이 같네요.
눈이 내리니 늘 보았던 풍경이 다른 얼굴을 하고 서 있네요. 낯설게~~~
우리도 살면서 가까운 사람에게 낯선 얼굴로 생경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듯이~~
동그란 창문이 눈을 크게 뜨고 내리는 눈들을 바라보는 것 같죠?
늘 사람들의 역동을 안아주어야만 했던 운동장은 모처럼의 휴식을 맞았네요.
고요와 적막의 순간입니다.
흰 눈은 홀로 서 있는 자전거 위에도 찾아들었습니다.
저 눈들은 세상 모든 만물에게로 깃드는 하나의 언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눈 내린 날의 풍경 잘 보셨나요?
눈 내리는 날 생각해 봅니다.
저 눈 위에 찍힌 수많은 자국처럼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모습으로 길을 걷고 흔적을 남기며 살아간다고.
우리의 인생에는 눈 내리는 날도 바람 불고 비 내리는 날도 있는 거라고,
그 모든 것들이 영원하진 않듯이
눈도 비도 그치고 바람도 멎는 날이 와 햇살 비추는 날들을 선사하기도 하는 게 인생이라고.
- 온라인 시민필진 제리(이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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