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동네는 철산동. 동네를 오고 가면서 본 플래카드에는 '철산지기'를 모집한다는 글귀가 쓰여있었어요. 철산지기는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죠.
2015년 평생학습원의 축제 속 한 마당 '마을, 너와 나의 연결고리' 속으로 들어가 봤어요.
가까운 곳에서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몰라요. 도대체 어떤 걸 가장 먼저 해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니까요. 일단 혀니를 어린이집에서 일찍 데리고 왔어요. 미리 체험내용들을 이야기해줘서 꼭! 하고 싶은 걸 골랐답니다. 오늘의 가장 포인트는 '스피드' 에요. 무얼 할까? 여기저기 기웃하다간 놓치는 경우가 있을 거니까요.
3시부터 시작하는 체험 전에 우리는 조금 일찍 도착을 했어요. 준비가 한창인 부스도 있고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우리가 가장 접수해야 할 곳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부터 파악을 했죠. 혀니가 가장 먼저 고른 것은 바로 '네일아트'랍니다. 여아들이 가장 사랑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평소 매니큐어를 바르고 싶어 하는데, 가끔씩 발라주는 엄마 덕에 고민할 것도 없었네요.
3시는 되지 않았지만,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좋았어요. 인기 있는 것들은 미리 해야 하거든요. 아는 얼굴도 보여서 더 반갑고 그러네요. 혀니는 어떤 색의 매니큐어를 칠했을까요? 궁금하시죠? 알록달록한 색을 선택할 것 같았는데, 흰색으로 칠해달라고 해서 온통 흰색~~ 보석도 몇 개 붙였답니다.
손톱 보이나요? 지워질까 봐 손을 짝~ 펼쳐서 구경하고 있어요. 세계 민속 의상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열쇠고리를 만들어 줄 거예요. 혀니가 고른 건 베트남 '아오자이' 보자마자 가장 예쁘다고 마음에 든다고 하네요.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지겹고 해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페브리즈 만들기'에 도전을 했어요. 천연 방향제~~ 어렵지 않을까? 잔뜩 긴장해서 갔는데 생각 외로 너무 쉽더라고요. 무스 에탄올 10cc, EMW 10cc, 편백 워터 30cc, 레몬/유칼립투스/페파민트 오일 각 5 방울을 넣어서 흔들어 주면 끝!! 참 쉽지요.~~ 세상에 이렇게 쉬웠다니! 너무 놀라웠어요. 당분간 우리 집의 향기를 책임져 줄 아이랍니다. 만들고 나니 제가 다 흐뭇하네요. ^^
지나다 보니 심폐소생술 체험이 있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제가 오전부터 어딜 다녀오느라 기운이 없어서 말이죠... 혀니 따라다니는 것도 버거워서 눈으로만 봤어요. ㅜㅜ 우리 꽃차 만들기 부스에서는 꽃차는 만들지 않고 마셔보기만 했네요. 초반부터 이렇게 힘 빠지면 안 되는데 말이죠. 이제 시작인데.... 큰일 났네요.
(사)광명여성의 전화에서 나온 '평화 우산 만들기' 가정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혀니는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마음을 담은 그림을 담아봤어요.
'이 세상에는 맞아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라는 말이 가슴에 남았어요. 저를 돌아보면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고친다고 야단도 많이 치고 무섭게 한 것 같아 미안하더라고요. ^^ 좋게 이야기해도 되는데 말이죠.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라는 말도 있는데 지금 보다 더 따스한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 봐야겠어요.
짜잔~~ 열심히 그린 우산이에요. 예쁜 하트로 만든 꽃, 산, 분홍 꽃등 다양하게 그렸어요. 이제 비가 오면 되는데, 언제쯤 비가 내려줄까요?
놀이터 쪽으로 돌아보니 전통놀이 체험이 있네요. 창의 놀이터, 재활용 공예, 제기 만들기 등을 지나서 '장명루 팔찌 만들기'에서 멈춰 섰네요. 장명루는 단옷날 오방색(빨간, 파란, 노란, 검정, 흰색)을 이용해서 무병장수를 기원하면서 만들었다고 해요. 5가지 실을 꼬아서 만든 팔찌, 7살 혀니에게도 어렵지 않더라고요. ^^
시간이 지나니 사람들이 많이 보였어요. 정말 동네 아이들은 다 모인 것 같았어요. 여기 가도 저기 가도 아는 얼굴들 하나둘씩 꼭! 보여요. 알록달록 데코 아트를 하고 싶었는데, 인기 만점 부스라 거의 마감이 되어서 아쉬웠어요. 다음엔 정말 인기 있는 곳은 바로 가서 해야지, 다른 곳 돌아보면 할 수가 없어요. ^^
다리는 아파졌지만, 그래도 끝까지 하겠다고 기다린 '전통 스탠드' 폐품을 활용한 전통 스탠드, 불도 켜져서 더욱 좋아요.~ 친구랑 함께 만드니 더욱 기분이 좋아요. 서로 같이 만들며 이야기도 하고 어떻게 했는지 구경도 하고 말이죠.
사람 정말 많죠? 학교에서 끝나고 온 언니 오빠들까지 합세하니 바글바글하네요. ^^ 체험한지 두 시간이 넘어가니 저는 피곤하고 배도 고프기도 해요. 음식 부스가 있으면 너무 좋겠는데, 그럼 동네가 너무 지저분해 질까요? 체험부스에서 만드는 햄버거도 먹이고 했지만, 조금은 부실한 마음이 드네요. 먹을 것도 안 챙겨온 엄마 탓이겠죠. 흑 ㅜㅜ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 않아도 돼요... 송편 만들기 부스가 있으니까요.. 편상에 앉아 혀니가 송편을 만들고 맛있게 먹으니 다행이었어요. ㅋㅋㅋㅋㅋ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몽골에 대해 배웠다고 했는데, '몽골문화 여행' 부스가 있으니 조잘 조잘 이야길 해요. 좀 안다 이거죠!! ^^ 몽골 전통 악기도 만져보고 전통 옷도 입어 봤어요. 처음에는 입어보지 않으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창피함을 아는 나이~~ 7살~ 그래도 잘 꼬시고 꼬셔서 입어봤어요. 너무 예쁘죠?
몽골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들고 '나름 사진관'에 갔어요. '나름 사진관'은 즉석 인화를 해주는 곳이거든요. ^^ 바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인화해서 가질 수 있으니 마음에 쏙~ 들어요. 카메라가 없으신 분들은 사진을 찍어서 뽑아주시고 휴대폰 안에 저장된 사진도 인화할 수 있으니 아시는 분들은 많이 찾아가셨겠죠?
슬슬 체험 시간의 막바지로 다가가고 있어요. 이젠 거의 마지막 체험이 될 것 같은 '향초 만들기' 이것 또한 비율대로 향을 잘 넣고 부어주기만 하면 되더라고요. 혀니 향초라는 표시를 젓가락에 해두고 굳기만을 기다려야 했어요. 혀니도 이제 지쳤는지, 다른 체험은 안 하겠다고 하고 네일아트 부스에서 계속 놀았네요. 다른 언니들이 알록달록하게 칠한 모습을 보고는 흰색을 몇 개 지우고 분홍색으로 다시 칠했어요. ^^ 더욱 알록달록하게 만들었답니다.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는지~~ 다음날 어린이집 가서 자랑하면서 친구들에게 손톱에 붙여진 보석을 떼어줬다고 하더라고요.
6시는 다 되어가고 엄마는 지치고 정말 집에 가서 바로 누웠으면 좋겠는데, 혀니는 힘이 남았는지~~ 체험 시간이 끝났는데도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더 놀더라고요. 집에 오니 8시 30분이 다 되어갔어요. 6시간 가까이 놀았다는 이야기!!!!!!!!!!!!!!!!!!! 많이 피곤했지만, 집에 와서 체험한 것들을 꺼내보니 흡족했어요. 제가 만든 천연 방향제를 포함 11개 정도 했더라고요. 정말 많이 했죠? 참여한 엄마들은 한결같이 집 가까이에 이렇게 좋은 체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았다고 해요. 특히나 모든 것들이 무료! 오랜만에 아이들도 너무 행복해 보여서 엄마 미소 절로 났어요. 좋은 체험하게 해주신 모든 철산지기 님께 감사드립니다. ^^
- 온라인 시민필진 천둥(이경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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