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KBS 1박 2일을 통해 소개된 혜화동 이화마을을 기억하시나요?
이승기가 담벼락에 그려진 천사날개 앞에서 사진 찍은 게 화제가 되었었죠.
언젠가부터 초등학교 담벼락 등에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해서 다양하고 예쁜 그림이 그려지더니 몇몇 동네는 담벼락 그림이 명물이 되어 하나의 관광코스가 되기도 합니다.
근데 혹시 우리 광명시에도 이런 담벼락 그림이 있는 거 아세요?
광명3동에 가면 몇몇 담벼락에 그려진 멋진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벽화들은 쓰레기 무단투기 방지를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그림마다 멘트가 찍혀 있지요. 좋은 취지이긴 한데 그림마다 찍혀 있어 좀 아쉬움이 있네요. ㅎㅎ;
하지만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방법이 현수막이나 안내판보다 깨끗한 방법이기는 한 것 같더군요.
그럼 광명3동에 있는 담벼락 그림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빨래줄에 걸린 빨래 그림이예요. 줄인지 가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낡은 속옷과 조금은 촌스러운 난방.
잘 나가던 동네 형이 있는 집이겠죠?
다음은 김소월 시인의 '봄밤'이라는 멋진 시가 적혀 있네요.
물론 기형도 시인의 시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정말 '봄밤'도 참 멋진 시네요.
밖을 바라보며 어미를 기다리는 아기 고양이 그림도 있습니다. 정말로 야옹하고 울 것만 같아요.
마당에서 담 밖으로 호박잎(?)인지 포도 덩쿨(?)인지 헛갈리지만 제가 어렸을 때 광명에는 앵두나무 가지가 넘어 지나가던 사람들이 몰래 먹기도 하고 이웃끼리 나누어 먹기도 했던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아련해지네요.
난 당신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당신은 영원한 나의 태양.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사진을 담아 문자로 보내보세요
해바라기는 시들어도 또 다른 씨들이 자라 언제나 같은 태양만을 바라본다고 하면서...
이건 담벼락이 좀 긴 어느 한 집의 그림입니다. 이 집 그림은 유아틱한 것이 특징이네요. 아이들이 좋아할만하군요.
악어와 악어새도 있고요. 새도 있고 나무에 물을 주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마 광명3동에서 시범사업식으로 진행했을 거란 생각은 들지만, 아쉬운건 세월이 흘러가면서 흰색인 담에 그림을 그려서인지 점점 지저분해져 간다는 겁니다.
이 사진의 담처럼 아예 그림 위로 새로 흰 페인트를 칠하는 집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재개발이니 뭐니 해서 모두다 아파트를 더 지으려고 하고 있어 머지 않아 이런 담벼락도 우리의 먼 기억으로 사라질지 모르지만 메마른 정서에 잠시나마 물을 줄 수 있는 담벼락 그림이 좀 더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존될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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