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여기저기에서 오월의 장미꽃은 만발하여 아픈 마음을 받아 내기라도 하려는 듯 유난히도 그 빛깔이 붉어 보입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 5월 17일 광명시민체육관에서 문화의 한마당을 개최하였는데요. 자녀들의 손을 잡고 시민들이 작은 발걸음을 하였습니다.
새마을문고 광명시지부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일 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는데요. 사생대회, 백일장(시 수필), 오행시, 그 밖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엄마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답니다.
저는 새마을 문고 봉사자로 참여했는데요. 아침 일찍 달려가 연두색 조끼를 입고 행사 준비를 했습니다. 한 두 분이던 접수대 앞에 어느새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쳐 놓은 텐트들이 알록달록 운동장 한편을 수놓고 있네요. 예년보다 좀 조용하게 느껴지는 현장 분위기였는데요. 아무래도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여전하기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개회식 시간이 다가오니 오픈아트홀에 많은 시민이 모였습니다. 여기 모인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기다리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백일장과 사생대회의 주제 발표랍니다.
객석에 눈에 띄는 복장을 한 분이 계셔서 살짝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네~~~저는 새마을 교통봉사대인데요. 오늘 우리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교통정리 하러 나왔습니다." 지역을 위해 봉사하시는 멋진 분인 것 같네요. 어느 행사나 그렇겠지만, 봉사자들이 없다면 원활한 행사를 치르기 힘들겠죠?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겼답니다. ^^
짜자 잔~~~백일장과 사생대회의 주제가 발표되었네요! 주제는 [5월, 가족]입니다.
오픈아트홀에 모여 있던 참가자들의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미리 잡아 놓은 명당자리에서 스케치북과 원고지가 펼쳐졌습니다.
푸른 나무그늘 아래 미소가 닮은 세 모녀가 보여 다가가 보았습니다.
두 딸과 함께 (황윤화, 구름산초 한예원, 한예담 7세) 이런 행사에 자주 참여한다고 하네요. "작년에는 그림과 글짓기에서 가작을 수상한 경험이 있어요. 그리고 독도 백일장에서도 상을 받았는데요. 그 후로 아이들이 자신감이 생겨 더 적극적이에요."
역시 어느 행사나 체험부스는 인기가 좋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초만원을 이루고 있는데요. 조금 늦게 찾아온 시민들은 쿠폰이 마감돼 체험을 못 해 많이 아쉬워하네요. 내년에는 부지런히 오셔서 꼭 쿠폰을 받으시길~~~
또 하나의 특별한 행사가 있었는데요. 즉석 사진 찍기 행사 부스 앞의 줄이 깁니다.
폴라로이드를 잡고 계신 카메라맨의 주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자자~~ V 포즈나 차렷 자세 안되고요. 그 외의 포즈를 취하셔야 사진 찍어드립니다."라며 나름의 강제조항(?)인 듯했는데요. 포토존에 서는 시민들은 쑥스러운 듯하면서도 잘 응했답니다.
(사진 좌측) ㅎㅎ 차렷 자세도 아니고 V 포즈도 아닌 여학생이 무척이나 쑥스러워하네요. (사진 우측)13개월 아기를 안고 아내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든 이 가족(하안동, 이영준님 가족)이 행복해 보이죠?
즉석사진이라 방금전 포즈를 금방 확인할 수 있네요. 햇볕이 따갑게 내리쏟는 악조건의 장소지만 필름을 건네주는 손과 받는 손이 모두 즐거워보이네요. 특별한 사진 오래오래 간직하길 바랍니다~
마음 한편에 우울함이 남아있는 가운데 예년에 비해 조용하게 치러지는 행사장 분위기 속에 조심스럽게 추억을 만들어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아 봅니다. 지금은 다 커버린 제 아들들과 오래전 이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썼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군요. 어른들은 늘 말씀하셨죠. 그때가 좋을 때 라구요.
체험부스에서 예쁜 우드 거울을 만든 아이도(구름산초 백지윤), 가족과의 즐거운 한때를 그림으로 그리는 아이도 모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을 거라 여겨집니다.
시민운동장 이곳저곳에서 오월을 채워가고 있는 가운데 <오행시>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분이 오행시를 써 주셨는데요. 수상자들은 주로 귀여운 유치원생, 깜찍한 초등 1, 2학년생들이 뽑혔습니다. 인사도 90도로 정직하게 하는 순수한 아이들입니다. 작은 성취감이 앞으로 큰 자신감으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얘들아 축하해."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들도 나들이를 나오셔서 새싹 같은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오늘 하루가 즐겁습니다. 걸음마를 막 배운 것 같은 뒤뚱거림으로 엄마가 주신 뻥튀기 과자를 할머님들께 건네는 아가들이 참 사랑스럽네요. 할머님들의 얼굴에 패인 주름 사이로 웃음이 흘러넘치는 모습도 이날의 풍경이지요.
흰 바탕의 도화지에 색색 물감이 순수한 동심을 그려내고 있는 가운데 차차 이 행사도 막을 내려야 할 시간입니다.
(좌측) 꽃과 나비 페이스 페인팅으로 얼굴에 꽃을 피운 두 소녀(하안, 하일초 3년)
(우측) 나만의 손수건 만들기에서 만든 바다 풍경을 그린 (철산초 3년) 손수건이 예쁘군요.
부모님과 혹은 친구와 손잡고 함께 한 광명시 문화의 한마당이 모두에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행사를 준비한 새마을문고 광명시지부 관계자들과 봉사자들께도 보람된 하루였길 바랍니다.
모두 모두 수고하셨고 수상하신 분들 경기도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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