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야흐로 봄입니다.
날마다 바쁘게 지내다 모처럼 스케줄이 없던 날.
브런치 콘서트가 열리는 광명시민회관으로 봄나들이를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곳에서 봄을 느끼시나요?
시청 주변에는 화사한 꽃들이 화원으로부터 이사해 왔군요.
땅밑의 뿌리들은 겨울을 물리치고 뾰족뾰족 싹을 내밀고 있었네요.
이번 브런치 콘서트는 어느새 아홉 번째로 열린 음악회인데요,
일 년에 세 번밖에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저는 집 가까이 공연장이 있어 매번 콘서트장을 찾을 수 있고
여러 가지 문화생활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무척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매번 자리를 꽉 채우는 객석을 보면 대부분 저와 같은 생각으로 이곳을 찾았을 거라 짐작됩니다.
객석이 다 채워지자 아름다운 선율을 만날 수 있는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도 지휘자님의 뒷모습은 언제나 그렇듯 카리스마를 내뿜으시네요.
봄날 아침,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가 경쾌한 리듬을 타고 연주되었습니다.
지휘자의 손끝에서 바이올린의 활 끝에서 봄을 알리는 새들이 춤추며 지저귀고,
오는 길에 만난 새싹들이 재잘대는 것도 같았답니다.
첫 순서로 소프라노 이정미 님의 '봄의 소리 왈츠'가 울려 퍼졌는데요.
봄, 들, 산, 그리고 지저귀는 새들을 노래하는 봄의 왈츠가
강 약약, 강 약약의 리듬을 타고 관객의 가슴으로 흘러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특별출연해 주신 '김형걸'바리톤의 순서입니다.
<피가로의 결혼> '더 이상 날지 못하리'를 중저음의 멋진 목소리로 불렀는데요.
봄나들이 나온 여인들의 마음을 살짝 흔들었답니다. ㅎㅎ
박수진 소프라노의 보라색 드레스가 봄의 느낌을 더해 주는 가운데
<나비부인> '어느 개인 날' 이 울려 퍼졌는데요.
몇 번 들어서인지 익숙하게 귀에 들리기도 합니다.
서당개 3년에 풍월을 읊는다더니 오페라 음악, 자주 듣다 보니 낯설지 않아 좋네요. ^^
브런치 콘서트는 오페라 음악뿐 아니라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에 매료될 수 있는 시간이라서 더욱 즐거운데요.
여성의 목소리 셋이(최유현, 이정미, 박수진) 만나니 감동이 더했습니다.
그 울림이 가슴 밑바닥에서 머리끝까지 쩌르르 울렸으니까요.
밝고 경쾌한 목소리와 표정은 기쁜 노래임을 충분히 느끼게 합니다.
이 분의 귀여운 제스처와 명랑한 웃음은 마치
귀여운 종달새의 노래 같아 듣는 이들도 한껏 들뜨게 했답니다.
내용에 따라 객석을 압도하는 폭발적 음성과 몰입하게 하는 표정으로
노래 속에 푹 빠져들게도 하는데요.
음악에 문외한이라서 잘은 모르지만, 내용은
남녀의 절절한 사랑과 이별 내용이 많은 것 같았어요.
이별의 감정을 노래할 때는 무겁고 슬픈 표정이 그 내용을 짐작케 하지요.
틈틈이 시계를 보며 지휘하시던 지휘자님이 시간이 바쁘지 않다며
오페라 음악을 감상하는 간단한 방법(?)을 알려 주시네요.
"
오페라 음악 내용은 외국말이라 잘 몰라요.
밝고 경쾌한 목소리는 그냥 기쁜 노래,
무겁게 부르는 노래는 슬프고 가슴 아픈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ㅎㅎ
오늘 출연해 주신 분들은 매우 유명한 분들입니다. 우정 출연해 주셨는데요,
여러분이 할 일은? 네~~박수 많이 쳐 주시면 됩니다.
광명은 문화 수준이 높습니다.
문화 선진 국민의 바람직한 예의가 있을 때 그게 바로 선진국입니다.
박수 많이 쳐 주시길 바랍니다.
"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긴장을 풀고 박수를 힘껏 치며 이 시간을 편안하게 즐겨야겠습니다.
물론 감상할 때의 기본 매너는 지켜야겠죠? ^^
형형색색의 드레스와 화려한 소프라노의 향연 속에서
특별출연하신 남성, 정종순 테너의 순서인데요.
'그라나다'를 멋들어지게 불러주셨답니다.
'그라나다'는요. 스페인의 도시에 헌정된 노래라고 합니다.
스페인의 땅 색깔은 진한 색인데 집시들의 정열, 투우사의 깃발 등
진한 색을 찬미하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노래라는 설명을 들은 후에 들어서인지
작곡가의 자부심이 엿보이는 듯했답니다.
연보라색 드레스와 잘 어울리는 음색의 양혜정(중앙대학교 교수) 소프라노는
<쟌니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편안하게 들려주셨는데요.
연륜이 묻어나는 무대매너와 실력에 모두 숨죽이고 들었답니다.
16세 소녀가 사랑하는 남자가 생겨 아빠에게 결혼하겠노라 투정하면서 부르는 노래라고 합니다.
표정이 열여섯 소녀 같기만 합니다. 아마도 소녀가 된 심정으로 부르지 않았을까요? ㅎㅎ
이제 우리 가곡을 만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봄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노래 '산 너머 남촌에는' 을 열창해 주셨는데요.
노랫말을 곰곰 곱씹으며 듣게 되는 노래였습니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나~~
아~~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
두 분의 아름답고 조화로운 음색으로 부르는 노랫소리 따라 봄이 달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 분위기에 뒤이어 출연자들 모두 합창하는 마지막 무대가 마련되었는데요.
꽃이란 꽃은 모두 피어 봄의 잔치를 여는 것 같죠?
인간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을 줄 수 있구나,
새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멋진 무대였습니다.
지휘자님은 지휘하시는 틈틈이 자! 다 함께 부르시죠. 하는 손짓을 객석에 보내셨고
객석에서 일제히 "보리밭"을 따라 부르며 최고의 봄맞이를 하는 순간이었답니다.
꽃 같은 소프라노들의 폭발적 합창은
가슴속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해 주었지요.
천장을 뚫을 듯한 시원스러운 노래의 마지막 무대가 끝나자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뼉을 치게 되고
그 감동의 여운을 주체하지 못하는 마음은 앙코르를 외쳤습니다.
"
여러분의 마음에 밝은 태양을 드리면서
앙코르곡으로 오, 솔레미오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 아침 브런치 콘서트에 오신 여러분은 행복하십니다.
"
라는 지휘자님의 말처럼
모두 행복한 느낌으로 마음 꽉 채운 브런치 콘서트에서
2014년 최고의 봄맞이를 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한동안 특별한 봄맞이의 여운이 마음속에 남아 행복한 나날을 만들어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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