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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그곳에서 향기로운 흙내음을 맡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의 흙내음 도예공방

 

 

 

 

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목감천 따라 걷기를 좋아합니다.

목감천을 빨리 가고 싶을 때는, 저희 아파트 후문에서 광명5동 주민센터를 지나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앞을 지나게 되는데요.

 

 

 

 

 

복지관 지하 유리창에 라는 글자가 항상 눈에 들어왔습니다.

도자기를 만드는 곳 같은데 '어떤 작품을 누가 만드는 걸까?' 늘 궁금했었답니다.

그 궁금증을 풀 기회가 왔습니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측에 그곳을 구경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더니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흙내음 도예교실을 이틀 다녀왔습니다.

 

 

 

 

 

은 심신에 장애가 있는 젊은이들이 도자기를 배우고 그렇게 배운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작업장이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분들이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제대로 만든 도자기들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그런데 판로가 많이 개척되지 않아 이렇게 많이 쌓여있다고 해요.

앞으로 이곳의 흙내음을 많은 사람이 맡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의 글을 올립니다.

 

 

 

 

 


성인지적장애인들이 도예물품을 제작, 생산, 판매를 통해 새로운 직업개발을 습득하고요.

사회에서 홀로서기를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입니다. 1인 1개월에 7천 원인 저렴한 수강료로 월~금요일까지 종일 강의로 가르치고 도예작품을 제작하는 곳입니다. 강의실과 전시실 겸 작업실. 이렇게 두 공간이 있습니다.

 

 

 

 

 

 


강의실에는 여섯 명의 수강생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수강생들은 수강 기간이 1개월~2년까지로 다양해서 각각의 수준에 맞게 수업을 합니다. 6개월 미만의 초보자들에게는 개별 지도를 합니다.

 

 

 

 

 

오늘 만들 작품은 컵과 화병이에요.

30분쯤을 각자 열심히 비비고, 주무르고 붙이더니 점점 모양이 잡혀갑니다.

 

 

 

 

 

앞의 작품은 1년이 넘은 수강생의 것이고, 뒤엣 것은 6개월이 안 된 수강생들의 작품이에요.

흐릿하게 보이지만 그 차이가 선명하지요? 이래서 꾸준한 교육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한혜선 선생님은 2개월 전부터 이곳에서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수강생들이 장애가 있어 정상인들처럼 빠르게 습득하진 못해요. 그래도 열심히 따라 하는 모습이 좋아 저도 덩달아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더 열심히 가르쳐서 장애인 도예공모전에 출품도 하고 홍대 프리마켓에도 진출해볼 생각이에요. 기능이 더 발전하면 전시회도 열어 보려고요. 장애인보호작업장 직원들과 손잡고 판매를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야 이 친구들을 고용해서 월급을 줄 수 있으니까요." 인상도 아름다운 선생님이 포부도 야무지고 생각도 예쁘네요.

'열심히 가르치며 알찬 꿈을 꾸는 선생님의 얼굴에 그늘이 지는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가마가 있는 전시장 겸 작업실로 가봅니다.

 

 

 

 

 

 

 

이곳에는 복지관에서 교육받은 장애인 두 분이 고용되어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품이 많이 판매돼야 자체적으로 교육생들을 고용해 작업하고 임금도 줄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여의칠 않아요. 작업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이곳이 썰렁하게 느껴지실 거에요."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제 마음마저 차가워지는 느낌입니다. ㅠㅠ

 

 

 

 

 

그래도 그곳에는 열심히 작업하는 멋쟁이가 있습니다.

도예를 배운 지 10년이 된 정우진 씨는 선글라스를 쓰고 작업을 하네요. "그런 안경을 쓰고 어떻게 작업을 하느냐?"고 물으니 그는 말없이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상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이 그림을 그렸다는 느낌보다 기계로 찍어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교하게 그립니다. 이 정도의 실력이니 멋진 모습으로 자신 있게 작업하는 것 같네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죠?

장애인이라도 10년 동안 꾸준하게 노력해 이런 경지까지 왔다고 생각하니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런 솜씨 있는 사람이 상복이 없다면 섭섭하겠죠. 지난해 장애인 도예공모전에서 '하나의 섬'이라는 작품으로 입선했다고 해요. 도록을 펼쳐 드는 정우진 씨의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모쪼록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해서 내년에는 더 훌륭한 상을 받고 작품도 많이 판매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은 유약도 독성이 없는 것을 쓴답니다. 주로 식기나 화분을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어렵게 작업을 하는 장애인들에게 혹시라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 광명장애인보호작업장의 장애인과 소비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판매하는 작품들의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궁금하시죠?

컵은 대체로 1만 원 정도, 저 예쁜 시계는 4만 원이랍니다. 화분들은 5천 원~ 5만 원 정도면 살 수 있고요. 목걸이나 펜던트도 2~3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일일이 손으로 빚어 만들어낸 공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편이지요.

 

 

 

 

 

전시된 작품을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다 보니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던 수강생들이 어느새 물레 작업을 배우러 와 있네요. 정상인도 6개월 정도를 배워야 물레를 어느 정도 돌릴 수 있다고 해요. 선생님이 잡아주는 손길 따라 그들도 언젠가는 혼자서 물레를 돌릴 수 있겠지요. 그런 날이 왔을 때 이곳의 작품을 사주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의 가마입니다.

 

 

 

 

 


첫날 갔을 때 몇 개 없던 작품이 둘째 날에는 한층 많아졌어요. 좀 서툴지만 성실하게 노력하는 장애인들의 노고가 차곡차곡 쌓이는 곳입니다. 이제 그들의 노력은 1,000℃ 가까운 고열에 단단하게 굳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으로 단단해진 작품들은 그들이 이 세상에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되겠지요?

 

 

 

 

 


강의실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지역아동센터와 연계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때 이곳의 수강생들은 아이들의 작업을 열심히 돕습니다. 장애가 있는 그들도 이렇게 재능나눔을 실천하는데 우리가 그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러워지네요.

자체 생산품의 판매수익금은 장애인들의 직업재활사업, 재료비, 급여, 훈련수당으로 충당합니다.

그 장애인중에는 기능이 매우 낮은 중증 장애인도 많아서 기능을 익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적습니다. 장애인 모두 함께 가려면 생산한 제품이 많이 팔려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질 못합니다.

앞으로는 기업체, 관공서, 교육기관, 개인의 구매협조가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글·사진 | 렌즈로 보는 세상(김분호)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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