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은 서울 가까이에 있는 도시지만 도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완전한 고향의 모습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시골 출신인 나는 그래서 광명에 사는 것이 좋다.
어제도 점심을 먹고 나서 심심하다 싶어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옥길동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다.
옥길동은 아직도 내 어릴 적 살던 고향의 모습 그대로이다.
넓지 않은 논두렁에 구불구불한 계단식 논도 그렇고 싱싱하게 자라는 곡식과 채소들의 모습도 그렇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아버지를 닮아서 좋다.
오후 햇살이 맑고 투명해서 약간 따갑기는 하지만 이젠 여름의 그 뙤약볕은 아니다.
쏟아지는 햇살이 너무 눈 부셔 썬그라스를 껴야 하긴 했지만, 옥길동까지 20여 분을 걸었는데도 땀도 나지 않아 기분이 좋다.
그 기분 좋음은 여전히 고향의 모습인 들판을 만나면서 한층 깊어진다.
밀레의 그림이 생각나는 풍경에 마음이 평화롭다.
오랜만에 찾은 옥길동의 미나리꽝은 여전히 푸르다.
그 푸름 속에서 미나리를 채취하는 모습도 여전하다.
미나리꽝을 돌아서 나오는 길에서 만난 수수며 울타리 콩, 배추나 무 같은 곡식과 채소들은 따가운 햇볕에 온몸으로 가을을 받아들인다. 튼실한 가을을 간직하기 위해서 그 몸 내어주는 것도 마다치 않는 모습이 대견하다.
뜨거운 초가을 햇살에 몸을 맡긴 것은 어디 곡식들뿐이랴?
풍성한 가을을 준비하는 농부들의 손길도 따가운 햇살 아래서 바쁘다.
예전 아버지가 하시던 그 모습 그대로 자식같은 채소들을 보살핀다.
이런 보살핌으로 채소들은 달고 단 가을로 물들어 가겠지...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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