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에 발표한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작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다.
프로스트는 두 갈래 길 중 사람들이 적게 걸은 길을 선택했고, 그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한다. 프로스트의 '길'을 인생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하나의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걷게 된다.
가지 않는 길, 혹은 가보지 않은 길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우리가 말하는 물리적인 길은 출발지와 목적지를 연결하는 하나의 매개체이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길은 추상적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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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가다라는 책받침에 머리수(首)가결합하여 이루어진 글자다.
물리적인 '길'이라는 글자이지만 머리가 향하는 것이 바로 길이다. To a friend's house the road is never long.(친구를 찾아가는 길은 멀지 않다)- 라는 문장처럼 물리적인 거리보다도 마음이 가는 길은 그 과정도 즐거운 길이 된다. 또한, 길이라는 도(道)는 유교적인 사상을 의미할 때도 있다. 한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나온 길은 “인간이마땅히지켜야할도리(道理). 즉. 도는 삶의 ‘길’이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필요한 생활방식(way of life).”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시, 문학, 수필, 영화 등 인문학 속에서의 길 역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길에는 시간과 공간, 문화와 사회, 삶의 희로애락이 함께 공존하는 시공간적 장소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간은 모인 사람들에 의해서 여러 가지 문화를 양산하게 된다.
80년대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민주화에 대한 사회적 욕망이 분출된 시기이기도 하다. 대학로는 공연문화가 발달했고, 가로숫길은 음식과 각 나라의 문화가 있다. 이렇듯, 길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사회문화현상을 담고 있다.
[광명4동의 골목길]
길이라는 뜻을 가진 도(道)를 한자로 풀어보면
길이라는 평면적인 공간을 조금 잘라보면 골목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어릴 적에는 골목이라는 공간이 참 친근했다.
길을 세분화한 골목이라는 공간은 우리에게 어릴 적 이곳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던 유년시절의 옛 추억을 되새기게 해준다. 성인이 된 후 다시 찾은 골목은 참 작게 느껴진다. 어렸을 때는 참 넓고 크게 느껴졌었는데 말이다. 우리의 몸은 커져 있는데 어렸을 적 가졌던 꿈은 작아져 버렸다. 일상을 겪는 동안 작아진 나의 꿈이 생각나는 시간이다.
길을 선형적인 구조로 본다면 골목은 점으로 볼 수 있다.
수학적인 접근법으로 본다면 무수히 많은 점을 이어놓으면 선이 되듯 골목골목을 모아놓으면 길이 된다.
이 골목에 문화가 접목되면 거리가 된다.
광명시장사거리에서 개봉동 방면 광명로에는 가구문화의 거리가 있는데 이곳은 여러 가구점이 모여서 가구 거리라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방향을 바꿔 광명시장사거리에서 광명시청방면 오리로에는 패션문화의 거리가 있다.
멋진 옷으로 자신을 뽐내고 싶은 젊은이들의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광명우체국에서 안터저수지 방향의 범안로에는 자동차문화의 거리가 있다.
어느 누군가에는 생애 처음의 차일수도 있고, 또 어느 누군가에겐 생업의 차일 수도 있다.
이렇듯 광명에는 각자의 특성을 가진 길. 즉, 거리가 존재한다.
점과 평면을 합하면 (골목과 거리, 또는 길을 합쳐 놓으면) 마을이 된다.
골목과 길에 건물이 세워지면 3차원적인 마을이 형성된다. 우리는 이 마을을 통해 사회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이곳은 광명시 소하동 설월리 마을이다.
요즘은 광명에서도 벼농사하는 곳을 찾아보기가 힘든데 이곳 설월리 마을의 길에서 누렇게 익어가는 벼는 계절의 변함없음을 보여준다.
논과 논 사이에는 이랑이 존재하는데, 이는 논을 관리하기 위한 또 다른 길이다.
출근하기 위해 우리는 졸린 눈을 비비며 집을 나선다.
출근길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길이지만 우리에게 사계절을 그대로 보여준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나오던 길에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가 눈에 들어온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코스모스가 오늘따라 눈에 띄어 유심히 보고 있자니 '문득 한 살 더 먹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출근 버스를 타고 오다 보니 어느덧 지하철에 도착했다.
다들 바쁜 걸음으로 출근길을 서두른다.
삶에 대한 낭만을 느끼기 보다는 회사라는 목적지를 향해 정신없이 서두르는 길.
출근길은 이런 건가 보다.
회사에 출근하고 나서 점심시간이 다가올 때쯤 우리는 동료들과 점심 메뉴를 이야기한다.
어디로 갈까? 무얼 먹을까?
선택에 따라 점심 메뉴에 따라서 같이 가는 동료들도 다르고 걷는 길도 달라진다.
황막한 도심에서 걷는 길이 뭐 그리 다르겠냐고 하겠지만 우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조그마한 행복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만나는 일상 속의 길은 물리적인 길이다.
하지만 물리적인 길에 감성과 추억을 부여하는 일은 우리 자신이 아닐까 한다.
자~ 이제 제일 기분 좋은 길이 남았다.
제일 기분 좋은 길은 퇴근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어머님들의 고단한 길.
길이 만들어진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가 길을 이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길을 이용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고 그 길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우리 자신이다.
인생이라는 길을 함께 걷는 우리가족과 주말에 한적한 시골길에서 가을을 느끼며 길을 거닐어 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 슈퍼맨(김창일)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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