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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사색, 그와 나눈 대화 - 광명 현충근린공원은 밤보다 낮이 아름답다

 


이제는 초 겨울이라고 생각되는 날씨.


밤이 되면 낮과 다른 일교차로 공기가 더욱 차가워지는데,

 

이런 차갑고 쎄한 느낌이 너무 좋다.


그리고 나는 더 감성적으로 변하게 된다.

 

 


저녁이 되면 붉으스름한 가로등이 길을 밝혀주는데,


일반 노란 빛이 도는 전구와 다르게 붉으스름한게 어째 더 감성적이게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붉게 물든 길을 걷다보면 이런 저런 생각.

 

이런 기분, 이런 환경, 이런 채광, 이런 분위기.


여러가지 기분이 한데 모여, 예전 생각이 나곤 한다.

 

그때 그러지 말고 다르게 행동해 볼 걸.

 

 


밤이 되어 밖을 나가게  되면 괜시리 붉게 물든 집 주변을 서성인다.





 

 


그런데 낮이 되면 사람이 많아진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그리고 나.

이상하게도 낮에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루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까?

 


보통 해질녘정도 되면 현충탑을 찾는다.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그렇고.


친구들도 이모들도 괜시리 해질녘이 되면 노을과 함께 현충탑으로 오른다.

현충탑에서의 노을은 참 이쁘다.


더욱 맘에 드는 것은 혼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희안하게도 비슷한 시간과 같은 날에 현충탑을 다녀온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왜 항상 만나지 못하는 것일까?





 

 


자주는 오지 못하여도, 한번 오게되면 적잖이 얻어가는 것이 많은 듯하다.

이 날도 그러했다.

 

 

 

할일은 너무 많고 시간은 없고 하고 싶은 것은 많고,


집에 돌아가면 분명히 "아, 몰라 귀찮아."하고 누울테니


기왕이면 눕지 못하는 곳.


사람이 별로 없는 곳 .


한적한 곳인 현충탑으로 향했다.







누군가는 뒷산 마냥 가벼운 운동을 하기 위해 오고,


누군가는 동네를 벗어나 그나마 좋은 공기를 마시잔 이유로 오고,


누군가는 마음을 정리하러 오고,


누군가는 노을을 보러 오고...


 


부담되는 계단의 양도 아니고 친절하게도 나무 계단까지 있어서, 위험하거나 하지 않다.

별 생각없이 걷고 걸을 수 있는 그런 계단이다.







오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도심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맘에 든다.

도덕산은 낮지만 그래도 산을 가는 느낌이 드는데,

 

현충탑의 경우는 정말 산책로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저런 생각하며 다니기 참 좋은 것 같다.







나처럼 생각을 정리하면서 쉬러오신건지,

 

운동을 하러 오신건지는 모르겠지만 내 마음 때문이었을까?


괜시리 쓸쓸해 보이는 이 기분은 무얼까.







오른지 한 10분이나 되었을까?

사진을 찍으면서 두리번 거리면서 올랐음에도 시간이 10분 밖에 걸리지 않은 것을 보면,


정말 산책로 그 자체다.







끝까지 올라왔다.

오늘 따라 정말 하늘이 맑다.

 

동네에서 그나마 높은 곳에서 보니 더욱 기분이 벅차다.

씁슬한 마음에 올라왔는데, 기분이 좋아지고 밝아지는 것이

 

낮에 오는 현충탑의 이점이 이런 것일까?







웅장함 마저도 느껴진다.

사진을 찍고 나서 컴퓨터로 확인해서 알았지만,

 

전혀 보정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구름의 색상이 드문드문 희안하다.

내 카메라가 문제 였던 것일까, 아니면 원래 구름이 저랬던 것일까.







항상 기분이 꿀꿀하거나 노을이 질때만 와서 그랬는지 몰라도


이 곳의 의미를 잊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려갈 때 되서야 그제서야 미안한 마음으로 내려간다.

부디 출입금지라고 써있는 곳에 들어가진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말 어릴 때 였다.

누워서 한참 아담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4층 아줌마와 딸 그리고 엄마가 오셔서 현충탑에 가자고 하셨다.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멀리 나가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


어릴 적부터 나는 집나가면 고생이란 말을 정말 달고 살았고 그를 이행 했기에.

 

 


하지만 집 앞이라는 말에 나가보았던 그 곳은 사람도 정말 많았고


내 또래도 많았고, 무엇보다 비둘기가 무척 많았었다.

그렇게 많은 비둘기는 처음 봤었고 지금도 그렇다.

비둘기와 솜사탕 장수, 새 모이 장수, 과자 부스러기를 뿌리는 사람들 .


그때 당시의 내 눈엔 축제의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지금은 어르신들께서 자리를 채워주고 계시지만,

 

사실 근래들어서 사람이 있는 것은 처음본다.

바둑을 두시는건지 모르겠지만, 괜시리 좋아보인다.







마음 정리도 하고 이래저래 생각 좀 하러 올라갔는데,


되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희망에 겨운 마음으로 변해버려서

 

그다지 지체않고 내려왔다.

 


내려오다보니 곳곳에 많은 운동기구과 벤치들이 많았다.


심지어 정자에는 많은 아주머니들이 계셨다.

다 어디가셨나 했더니 다들 여기 계셨구나..







날씨 한번 참 광활하니 좋다.

참 좋은 날에 현충탑을 찾은 듯 하다.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건지 무엇인지 몰라도


뭐랄까 눈에 보이는 것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해야할지,

 

맘에 드는 것이 많다고 해야할지.

태권도장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도 한 컷 담아보았다.







평소엔 쓸쓸해 보이는 그네였겠지만 인식과 기분이라는게 참 오묘한 듯하다.

해질녘에는 감성적인 감정을 낮에는 기분을 밝게해주는 신기한 현충탑이었다.

 


마음이 무겁고 정리해야 할 것이 많은 이런 계절.

해질녘보다는 낮에 한번 다녀오시는건 어떠실까.


한번 권해드리고 싶다.





글·사진 | 마기(강진욱)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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