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가을바람~ ♬ 솔 솔 불어오니~~~♪"
곳곳에서 말로 표현 못할 아름다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다른 색으로 변신하며 우리를 감탄하게 만드는 가을입니다.
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요~
그래서 가까운 동네의 가을 풍경이라도 딸과 함께 감상하려 해요.
모녀가 가을바람을 타고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집 앞에서 동네 자전거 여행을 위해 인증 사진을 찍기로 했어요. 출발!
아파트 사잇길을 지나 찻길을 건너면 철산중학교가 있답니다.
얼마 전부터 '시와 가을의 만남'이란 주제로
담벼락에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더라고요.
하나하나 꼼꼼히 읽진 못했지만
중학생들의 감성이 시에 녹아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새삼 가을과 시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제 딸도 사춘기 소녀가 되면 시를 읽고 쓰며
자신의 고민을 풀어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학교 담장 옆 내리막길을 신 나게 내려가는 딸을 보며
엄마는 벌써 몇 년을 앞질러 걱정을 하게 되는군요.
모퉁이를 돌아 중학교와 초등학교가 있는 학교 담장 길을 달립니다.
장보기를 마친 사람들 틈에서 빵빵 신호음을 울리며 겁 없이 잘 달려갑니다.
얼마 전부터 보조바퀴 없이 두발만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딸아이는
"엄마, 난 평생 두발자전거 못 탈 줄 알았어.
근데 다른 친구들처럼 엄마나 아빠가 뒤에서 잡아주지 않았는데도
내 스스로 연습해서 타게 되었잖아. 정말 신기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아이를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저희 모녀의 첫 번째 목적지인 하안도서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평소에 책을 좋아하는 딸이 자주 들르는 곳이죠.
오늘도 이곳에 꼭 들려 책을 빌려야 한다는 강력한 요청에 잠시 행군을 멈춥니다.
도서관 옆에는 광명문화원과 하안문화의집이 있는데요.
하안문화의 집은 철망산과 어우러져 문화와 책이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예전엔 그 앞이 운동장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었네요.
철망산에 오르지는 못하고 올라가는 계단 위에서나마 자연을 즐겨 보았어요.
이곳은 아직 초록빛이 많아 가을 내음이 물씬 풍기진 않네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자연이니 며칠만 지나도
이곳 풍경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겠죠?
뿌리와 땅을 가득히 품고 있는 낙엽들.
그것들을 아스러지게 밟고 흩뿌리며 가을과 친해지는 딸입니다.
대지를 덮고 있는 풍성한 낙엽은 다시 자연 속에서 되살아나게 될 겁니다.
돌고도는 자연의 생태계를 보면 우리의 삶 또한 허투루 살게 되지 않네요.
유년시절에 딸아이가 늘 동고동락했던 곳입니다.
초등학생이 되자 친구들이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멀어지고 있는 놀이터네요.
오늘도 아이 한 명 보이지 않는 쓸쓸한 놀이터입니다.
잠시 동안 딸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기구인 그네를 타기로 했습니다.
겁이 없는 씩씩한 딸아이가 역시나 오늘도 착지에 멋지게 성공합니다.
딸아이가 그네를 타고 내리는 모습을
말없이 뒤에서 지켜보던 할아버지 한 분이 있었어요.
전직 교사였다는 할아버지가 저에게 다가오시더니 하시는 말씀.
제 딸이 ' 체조선수가 되면 분명히 성공할 것이다'라는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아이를 유심히 보니 정말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것도 같았어요. ^^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철망산 산책로의 하늘은 초록과 노랑의 조화 속에
신선한 공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가을 땅은 울긋불긋한 낙엽들과 여전히 파릇한 풀들이
가득 덮고 있어 포근해 보입니다.
어느 나뭇잎도 똑같은 색이 없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다시 달려갑니다. 이번엔 어디로 갈까요?
철망산 산책로의 끝이 보이는 것 같네요.
이번엔 모녀가 모두 나뭇잎으로 춤을 춰보기로 했어요. ^^
사랑하는 사람과 자연 속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입니다.
철망산 근린공원 한쪽 편에서는 어르신 두 분이 다정히 앉아 계시네요.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친구가 옆에 있어 주기만 해도
인생은 결코 외롭진 않을 것 같아요.
갑자기 멀리 떨어진 어린시절 친구들이 그리워집니다.
어느 가을날, 저희 모녀는 이렇게 아주 짧지만 알찬 자전거 여행을 마쳤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딸아이는 오늘 느껴본 가을을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 둘 것 같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모습은
우리를 즐겁게도 하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도 해주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올가을이 자취를 감추기 전,
가까운 자연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떠세요?
글·사진 |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비젼맘(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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