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 가버리기 전에 내 방에 '봄'을 선사하기로 했다.
그 방법은 봄꽃을 한아름 사오는 거다.
DSLR을 갖고 갈까 하다,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꽃도매상가로 출발해본다.
꽃도매상가에 도착해보니 각양각색 이름 모를 꽃들이 많이 있었다.
화려한 꽃들을 보니 충동구매 욕구가 심히 일어난다.
작은 내 방에 많은 꽃을 놓을 수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구매 욕구를 꾹꾹 참으며 오늘의 목표인 히아신스와 프리지아만 업어왔다.
프리지아는 활짝 피지 않은 꽃으로 구매했다.
왜냐면 그게 더 설레니까... ^^
투명한 유리병에 프리지아를 담아본다.
그런데 꽃에 비해 유리병이 너무 크다.
그래서 마끈으로 후리지아 줄기를 고정해주었다.
'조금 더 사올걸' 후회가 된다.
ㅜㅜ 하~~~주체 안되는 소녀감성... 어쩌지?
히아신스는 화분에 심어 줄 생각으로 흙과 화분도 준비했다.
원래는 양파같이 생긴 히야신스의 뿌리가 흙 밖으로 반쯤 나와 있어야 하는데
사진을 빨리 찍고 싶은 마음에 생략했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사진만 보아도 히아신스의 진한 향이 느껴진다.
적색 히야신스의 꽃말은 "내 마음에 당신의 사랑이 머물러 있습니다."란다.
질척질척한 집착이 느껴지는 꽃말이다. 그래서 나는 적색 히아신스가 좋다. ^^
히아신스도 월세난에 시달려 한 줄기는 이렇게 기러기 수경 히아신스가 되었다.
벚꽃을 한 송이 떼어다가 수경 히야신스를 담은 물 위에 띄워 주었다.
봄이 내 방에도 찾아온 것 같다.
이렇게 내 방에도 봄이 왔고, 바깥 여기저기에서도 봄꽃이 피고 있다.
따사로운 햇볕 하며 정말 봄은 봄이구나 싶다.
저와 같이 봄을 따라오느라 고생하셨는데, 봄꽃이 지기 전에 나름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다.
색감도 마음 가는 대로
구도도 마음가는 대로
느낌도 마음가는 대로 담아본다.
무언가 고독한 느낌도 주고 싶었다.
비가 온 다음 날의 느낌도 내고 싶었다.
봄 하면 또 파릇파릇함이 상징 아니겠는가?
파릇하게 올라오는 새싹도 담아보고 싶었다.
벌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던데 이 나무 근처엔 벌이 참 많았다.
꿀벌이 삼십 마리는 족히 되어 보였다.
부동자세로 조용히 촬영하고 있는~데...!
벌에게 따끔하게 한방 쏘였다. ㅜㅜ
아마도 포스팅을 끝내라는 계시인 것 같다.
꽃이 피고 파릇파릇하게 봄이 왔다고 티를 내도,
아직 내게는 봄이 오지 않을 걸 안다.
내게 봄은 무슨...
그래도 나는 봄이 참 좋다.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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