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계획해 두었던 '광덕산 취재'라는 숙제를 하기로 마음먹은 어느 날
광덕산의 위치를 잘 몰라 영자님에게 전화를 한 제리.
"광덕산이 어디에 있나요? 영자님~~"
광덕산으로 출발하기 위해 대문을 나서 뒤돌아 본 골목의 풍경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네요.
광명에 산지 어느덧 21년,
저 길로 처음 들어서던 때가 엊그제처럼 생생한데 시간은 많이도 흘러갔습니다.
새로 사귄 골목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온종일 뛰어놀던 골목길,
그 아이가 자라 이제 군인이 되었으니 참 많은 시간을 저 골목길과 함께 했네요.
골목을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큰 도로와 만납니다.
15년 전쯤인가 이 도로는 지하철 공사가 한창이었죠.
두 아이들과 함께 공사도로 바리케이드 안으로 들어가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큰 도로를 따라 걷다 만난 벤치. 네모보다는 포용력이 커 보이는 둥근 벤치를 만났습니다.
우리 동네 구석구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천천히 걸어가기로 마음먹고 나선 길.
삶 속에서 바쁘게 스쳐 지나갔던 동네의 면면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래서 광덕산을 만나러 가는 동안 만나는 피사체를 줌인해 봅니다.
양지쪽의 풀과 신우대가 보입니다.
어딘가 편치 않아 보이는 남편을 부축한 아내의 따뜻한 동행과
알록달록 양말을 가득 실은 리어카 주인의 부지런한 삶 등,
곳곳에서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는 거리.
여러 표정들이 깃든 거리를 한참 걷다 보니
높이 치솟은 아파트 사이로 야트막한 산이 빼꼼히 보입니다.
'아! 저기가 광덕산인가 보다!'
하늘로 쭉 뻗은 아파트 사이로 하늘의 배경이 되어 서 있는 소나무가
오랜 세월 봐왔던 산, 그 아래로 그 옆길로 수없이 지나가곤 했건만
그 생각에 이르니 미안해져서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가는 길에 만난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쉼 의자도,
산 바로 아래의 작은 공원 길도 줌인해 봅니다.
산자락을 덮고 있는 가랑잎들은
오고 가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주는 수많은 귀를 갖고 있을 겁니다.
그건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어느 길을 선택하든 정상으로 가거나 정상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일 테지만
어느 쪽이든 선택을 해야겠지요.
수많은 길 중 내가 택한 길을 가노라면 힘든 오르막길도 만나게 됩니다.
오르막이 있어야 내리막길을 만날 수 있고 태산을 넘어야 평지를 만나겠지요.
그래서 산에 오르는 일을 인생과 견주어 말하곤 하나 봅니다.
어느 산이나 있음 직한 돌탑, 누군가의 정성스러운 기원이 쌓아 올린 돌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습니다.
산의 실핏줄 같은 산책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보이고
드디어 겸손한 산의 정상이 보이고 그곳에 쓸쓸해 보이는 정자가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사람의 발길이 뜸해서 그런지 쓸쓸하고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는 정상.
다정한 비둘기 부부가 한가로이 산책을 하고,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멋진 장면을 보여 주었습니다.
굳이 먼 곳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지니고 있는 산이
주변에 있다는 걸 우리는 가끔 잊고 살지요.
나무들 사이로 그려낸 아파트의 실루엣이 그림처럼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찾는 이 없이 그저 산 저 혼자 외로워 보였던 쓸쓸한 모습이 말이에요.
봄이 오면 사람들로 북적이겠지요?
꽃눈을 단 철쭉나무와 진달래의 군락이 들썩이고 있음을 보았거든요.
광명은 가까이에 작은 산들이 제법 있는 것 같아요.
부담없이 마음 편한 이웃을 찾듯이 오를 수 있는 산 말이예요.
봄, 여름, 가을의 광덕산은 어떤 모습일지, 계절의 변화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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