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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김장 하셨나요?

 

김장하셨나요?

 

-맛있는 김장, 전통시장에서라면 어렵지 않아요.-


 

 

 

 

 

 

산자락에 붉은 물이 들기 시작하더니

너도 나도 앞 다투어 단풍 구경을 다니던 10월이 가고 11월이 시작되었어요.

바람은 아직 가을 내음 물씬 풍기는데, 들녘은 벌써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죠?

 

 

 

 

 

 


김장은 지역마다 가정마다 다르긴 하지만,

8~9월부터 심기 시작한 김장 배추가 다 자라 시장에 나올 때쯤이면 하는 것 같아요.
고로 배추가 다 자라야 김장을 할 수 있다는 거겠죠? ^^

 

 

 

 


4남 1녀 곧미녀네 시댁의 김장 담그는 풍경은 마치 전쟁 같아요. (직접 보면 더 놀랄걸요.ㅎ)

매 년 500포기 가까이 김장을 하다 보니 배추를 밭에서 뽑아 경운기로 옮기기를 여러 번 반복하고 나서야,

아! 이제부터 김장을 하는구나 할 정도로 말이에요.

500포기가 많다고요? ㅎㅎ 다들 500포기 정도는 하지 않나요?

 

 

 

 

 

 

곧미녀네 시어머니는 동네에서는 음식 솜씨가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네요. (아버님 말씀)

시댁 마을은 겨울이면 회관에 모여 음식을 해 드시는데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가장 인기가 좋다니 증명된 셈이죠. (이 말도 아버님 말씀)

밤새 잘 절여진 배추를 씻어서 물기가 빠지길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엄청난 양의 고춧가루와

각종 야채들을 새우젓과 액적으로 버무려서 김장 배추와 버무릴 속을 만들어야 해요.

(무채, 양파, 고춧가루, 갓, 쪽파, 마늘, 생강, 액젓, 새우젓 등등)

요건 너무 힘든 작업이라서.... 매 년 힘쎈 아들들이 담당하죠.

 

 

 

 

 

힘쎈 아들들이 양념을 만들고 나면, 이제 양념을 버무리는 일은

손끝 야무진 며느리들과 딸이 해요.

필요할 때마다 배추와 양념을 가져다주고,

다 버무린 김치를 통에 담고 무거운 통을 정리하는 일은 당연히 남자들이 하고요.

작년 김장이 좀 짰다는 아들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양념을 아끼지 않고 넣으신 어머니 덕분에

곧미녀 입엔 올해 김장도 좀 짠거같은데, 다들 맛있다고 하네요.

 

 

 

 

 

 

아침 7시부터 시작한 김장김치에 속 넣는 일은 점심때를 넘겨서야 끝이 났어요.

비도 오고 날도 추워서 힘들었지만, 김장을 하고 나니 1년 동안 먹을 김치가 생겼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네요.

집집마다 김장 담그는 비법 하나쯤은 가지고 있겠죠?

곧미녀네는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육수를 따로 끓이지 않고 지하수를 이용해요.

물맛이 너무 깔끔해서 다른 어떤 육수보다 더 맛있다는 게 울 어머니 말씀이거든요.

 

 


 

 

 

우리나라의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김치를 담그는 것이 김장의 유래가 되었다는데,

김치로 가득 채워진 통들을 보니 곧미녀네 가족은 올겨울을 정말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죠? ^^

 

여러분은 김장 하셨나요?

그러고 보면 김장은 재료를 준비하는 일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

어떤 배추와 무를 살지, 양념은 얼마나 할지 등등 말이에요.

아직까지 김장을 못 하신 분들을 위해 광명시장 김치명인(ㅎㅎ)에게

맛있는 김장김치 담그는 법을 들어볼까요?

 

 

 

 

 

 

언제나처럼 가게 앞에는 맛있는 반찬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 북적~ 한가해질 때까지 기다려야겠네요.

"사장님 맛있는 김치 만드는 법 배워볼 수 있을까요?"

 

 

 

 

 

흔쾌히 김장하는 법을 알려주시겠다는 사장님을 따라 비밀 작업 장소로 이동~ㅎ

반찬가게가 좁아서 김치는 다른 작업장에서 만드신다고 하네요.

 

- 김장 재료는 어떤 걸 골라야 할까요?

- 먼저 김장 배추는 속이 노랗고 겉잎은 선명한 녹색인 것이 좋아요.

푸른 잎을 다들 싫어하는데, 이게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 고집해서 맛있는지도 모르지만,

배추나 무 같은 큰 재료는 광명전통시장에서 구입하고, 생강, 고춧가루는 농사짓는 지인이 있어서

그곳에서 구입합니다.

- 김장 양념 중 사장님네만의 비법이 있나요?

- 다른 집들은 생새우를 넣는데, 우리 집은 생새우를 젓국에 숙성시킨 새우를 갈아서 써요.

우리 친정엄마 비법인데, 김치의 깊은 맛도 더해지고 시원해서 손님들도 김치가 맛있다고 해 주시죠.

또, 찹쌀풀 육수를 만들 때는 디포리, 황태머리, 다시마, 대파, 양파를 넣어서 푹 끓여서 쓰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다른 조미료 없이도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거든요.

 

 

 

 

 

 

 

- 배추 절이는 법은 따로 있나요?

 

- 배추 절일 때 소금물을 넉넉히 해서 배추가 푹 잠기도록 무거운 걸로 눌러 놓으면

 중간에 뒤집지 않아도 잘 절여지죠. 요즘 미지근한 소금물로 절이면 잘 절여진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야채 숨이 죽어서 물러지게 되죠.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돼요.

그리고, 배추에 속을 넣을 때는 배추 푸른 잎이 위로 가게 해 놓고

한 장씩 젖히면서 양념을 묻혀야 양념이 흐르지 않고 잘 스며들어요.

나중에 짤 수도 있으니 배추 이파리 끝까지 너무 양념을 많이 묻히지 않도록 해야 하고요.

 

 

 

 

 

 

- 김장김치에는 배추김치 말고도 무김치랑 갓김치도 있는데,

무김치랑 갓김치는 배추김치랑 양념이 다른가요?

- 무김치랑 갓김치는 간을 맞춘다고 너무 짜게 절이지 말고 배추김치보다 젓국을 조금 더 넣으면 돼요.

 양념이 천천히 스며들며 간이 배어야 맛있게 되거든요.

비법이랄 것 까진 없지만,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우리 집 김치에는 청각이 들어가요.

 갯벌에서 나는 청각을 깨끗하게 씻어서 넣어주면 살균작용을 해서 더 맛있는 김치가 되거든요.

 

 

 

 

 

 

- 마지막으로 김치 담기를 어려워하는 젊은 주부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 주세요.

-어떤 일이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길 바래요.

김치 담는 일도 급하게 하려 하지 말고 천천히 배우다 보면 나중엔 잘 할 수 있거든요.

맛있는 김치는 양념도 중요하겠지만, 먼저 정성이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김치 담는 비법을 배우고 오늘 길, 시장 곳곳에 쌓인 김장재료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무랑 갓을 파는 사장님은 전화통화하시면서도 손가락을 펴서 가격을 알려주시고,

수줍음 많은 야채가게 사장님은 좋은 배추를 보여 달라는 곧미녀에게 커다란 배추 한 포기를 들어 보이셨어요.

지금 광명시장에서는 배추 1포기 2천 원, 무 1개 천 원,

 돌산갓이랑 쪽파는 한 단에 2천 원에 구입할 수 있어요.

맛있는 김장 담그기, 인심 좋고 정이 넘치는 광명시장에서 시작하세요.~~

 

 

- 온라인 시민필진 곧미녀(김경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