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 있을까?
지난해 부터 농담처럼 말하던 '사진전'이라는 것이 현실이 되어버린 순간이 왔다.
11월 25일 광명시청 본관 로비.
사서고생의 끝에서 탄생한 감동스러운 결과물 앞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나온 시간을 사진전 준비로 함께 한 필진들의 시선으로 되짚어 보자.
세린 : "처음 사진전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다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일 크게 벌이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였는데, 막상 시작하니 다들 열혈, 적극적으로 돌변했죠. 역시 필진들에겐 부정할 수 없는 순도 100% 사서고생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깨달은 귀한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필진들이 벌일 더 큰 프로젝트에 대한 예고편이라 생각합니다."
세린의 말대로 사진전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필진들은 대부분 그 결과를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말 그대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시작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한량 아빠 : "이왕 시작된 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같이 즐기고 있는 상황이 그저 웃겼다고 할까요? 결국 나도 자진해서 타이틀 디자인을 맡았고, 전시회 준비로 꽤 많은 시간을 써야 했습니다. 그래도 참여한 필진들과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좋게 평가해 주어서 준비하며 들였던 시간들이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처음 같이 하기로 했던 필진 2명이 중간에 빠졌을 때는 정말 아쉬웠죠. 다음 사진전에는 더 많은 필진들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사진전에 쏟았고, 편집하느라 제일 힘들었을 그의 말에 다음 사진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천둥 : "전시회에 참여하기로 하고 그동안 광블에 올린 사진들을 찾아봤어요. 아무리 찾아봐도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어서 걱정이 되었죠. 다시 찍어보라는 필진들의 말도 귀찮게 느껴져서 망설였는데, 딸 현이랑 현충공원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보니 정말 재미있었어요. 처음부터 조그맣게 하기로 했지만 막상 전시된 작품들을 보니, 더 많은 필진들이 참여했더라면 좋았을 걸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전시회 후 소감을 묻자 내년에도 꼭 하고싶다는 바램과 함께 한결같이 필진들의 참여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했다.
이번 사진전은 먼저 우리가 어떤 걸 전시할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광명시블로그에 포스팅한 포스트를 통째로 전시할지,
사진만 할 것인지, 사진과 포스트를 간단히 소개하는 글을 넣을 것인지,
글의 양은 얼마가 적당한지, 사진 인화는 어떤 크기로 할지.
서로 만나서 의논할 시간이 없었던 터라 준비기간 내내 핵심 멤버들의 카톡 그룹채팅방은 연일 울려대는 카톡 알림 소리로 시끄러울 수 밖에 없었다.
좋은 의견이 생각나면 이른 아침부터 새벽까지, 언제라도 카톡방을 울렸다.
결국 포스트의 타이틀을 전시하기로 하고, 전시할 타이틀 12작품이 선별되어 편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11월 12일. 최종 사진 선발과 남은 준비들을 위해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빠른 시일내에 사진을 인화하고 사진전 소개글과 안내 포스터를 만들어 곳곳에 부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드디어 모든 작품들이 편집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광블에 올라간 타이틀을 모아서 사진전 타이틀 '광블에 홀리다'와 전시회 소개글로 또 다른 전시회 타이틀 작품이 만들어졌다.
그걸 토대로 거리 곳곳에 붙일 포스터도 완성되고,
전시회 소개글처럼 광명시민들의 응원을 기대하며 필진들은 전시회를 향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천둥 : "처음 인화 주문한 결과물을 보고 유광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이거 어쩌나 싶었죠. 하지만, 필진들의 발빠른 결정과 퀵 서비스의 위력을 실감하며 사진을 다시 받아보곤 돈을 들이더라도 무광으로 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답니다. 사진 동아리에서 몇 번 전시를 해 봤지만, 그때는 사진만 보내고 다른분들이 다 알아서 해줬기 때문에 편했거든요. 이번에는 직접 참여하고 준비하면서 나의 전시. 우리의 전시회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애착이 갑니다."
사진 인화 때문에 마음고생했던 천둥의 발빠른 대처 덕분에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었으니 애착이 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사진전은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진행되었던 것 같다.
필진들이 개인적으로 돈을 모아 사진을 인화하고, 액자까지 만들어야 했으니까.
그래서 필진 윰의 의견대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합판에 검은색 전지를 감싸고, 그 위에 하얀 종이를 얹고 나서 사진을 붙이기로 했다.
11월 21일 민방위 교육장에서 그 작업들을 하는 내내 우리 필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전에 당당히 전시할 수 있도록 하는 마지막 작업도 마냥 쉽지는 않았다.
검은 전지와 흰색 도화지의 넓이를 몇차례 바꿔보며 의견을 나눴고, 급기야 광명 동굴에 있는 한량 아빠에게 카톡으로 전송해서 의견을 묻기도 했다.
그리고 첫 작품이 완성되었다.
합판을 액자로 변신시키는 작업에는 광명시 홍보실장님을 비롯한 홍보실 식구들도 적극 동참해 주었다.
광블타이틀전시회에 마음을 모아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주율맘의 노력으로 달력 제작 업체 '퍼블로그'에서 협찬 받은 사진전 미니 달력이다.
사진전 준비 막바지에 전시할 타이틀을 모아 2014년 달력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와 내친김에 작은 달력까지 만들었다.
작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달력이라는 생각에 달력을 받아든 필진들은 모두 기뻐했다.
주율맘 : "버스 정류장에서 사진전 포스터를 붙이는데, 주하를 안고 있어서 아기 엄마가 아기까지 안고서 아르바이트 한다는 듯 측은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던 할머니가 생각나네요. 그래도 뿌듯하고 즐거웠습니다. 무언가를 한다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 인것 같아요. 이번 사진전을 바탕으로 사진전의 방법과 규모등이 더욱 구체적으로 윤곽이 잡혔길 바랍니다. 내년에는 더 큰 규모의 사진전을 기대한다는 말이죠. 그리고, 달력을 협찬 받아온 제가 스스로 대견하고 어깨가 으쓱 해 집니다. 저 참 잘했죠?"
달력을 협찬받은 주율맘과, 사정이 생겨 사진전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포스터 부착에 앞장서 주었던 후야맘은 이번 사진전의 숨은 공로자라 할 수 있겠다.
다음 사진전에서는 두 분의 더 멋진 활약을 기대하며...
진욱 : "저는 사진전을 한다고 했을때 있는 사진을 살짝 보정해서 내놓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별로 어려울 거 없을 거라고요. 그런데, 생각 외로 많은 작업과 시간을 쏟는 필진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때 마음요? 싱숭생숭 그 자체였죠. 한량 아빠님과 천둥님이 도맡아서 일을 해주셔서 마땅히 도울 일이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가시방석이었다고 할까요? 그래도 내 사진을 보여준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나름 뿌듯했습니다. 부모님이 기뻐해 주셔서 기쁘기도 했고, 내년엔 부디 맘에 드는 사진을 내 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진전을 바라보는 진욱의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가시방석이었다니...
제리 : "우리 필진들은 못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필진들에게 사진은 '실과 바늘'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 사진전을 하면서 필진활동이 주는 또 다른 기쁨을 만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까지 즐길 수 있어서 더 즐거웠던 사진전. 다음 전시회도 기대해 봅니다."
제리의 소감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웠던 필진들의 사진전은 규모와 달리 벅찬 감동으로 가득했다.
필진들의 눈과 손끝에서 탄생한 수 백가지의 광명 이야기들 중 몇 편으로 치뤄진 사진전을 마치며,
'대체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 있을까?'
'앞으로 우리가 하게 될 사서고생은 과연 무엇일까?'
나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본다.
오늘의 감동을 마음속에 품고 앞으로도 나는 기꺼이 필진들과 함께 '광블에 홀려' 하게 될 고생을 즐겨 볼 생각이다.
그 고생의 끝에서 만나게 될 또 다른 멋진 이야기를 기다리며...
광명시민 여러분 응원해 주실 거죠?
광명시 홍보관(KTX 광명역사 내)에서 2013. 12. 31까지 계속됩니다.
글 | 곧미녀(김경애)
사진 | 강진욱, 주율맘(이명남), 천둥(이경미)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2기
편집 | 한량 아빠(김도형)
Blog http://blog.naver.com/hvh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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