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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우리네 삶도 이러하겠지요. - 겨울 초입의 옥길동 들녘에서 얼마전 가까운 농촌 들녘을 다녀왔습니다. 가을을 보내고 겨울로 들어가는 초입의 들녘 냄새를 맡고 싶었거든요. 촌아지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광명시 옥길동. 그곳은 딱히 농촌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농촌이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습니다. 분명 주변에는 농토가 많지만 농가로 느껴지는 집은 그리 많지 않고 작은 공장들이 많은 그런 동네이기 때문이지요. 광명 스피돔 옆의 다리를 건너 들어간 옥길동에서 처음 만난 풍경입니다. 며칠 전의 추운 날씨를 생각나게 하는 배추밭의 모습입니다. 저기서 잘려나간 배추는 지금쯤 이미 김장으로 김치냉장고에 들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작은 배추밭에 남아있는 배추는 차가워진 기온에 정신을 잃었습니다. 지난 가을 부지런히 다녀갔을 농장주의 차바퀴 자국도 선명합니.. 더보기
아무도 눈여겨보는 이 없을 지라도 - 도시의 틈새에 생의 뿌리를 내린 들풀들 일주일에 두 번, 지역아동센터에 독서수업을 나갑니다. 늘 다니던 길이 식상하여 가끔씩 낯선 길,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해보곤 한답니다. 예전에는 지나가면서 저기는 어떤 동네일까, 바라보고 호기심만 간직했던 길. 그 길로, 어느 날, 접어들었더랬지요. 일주일에 두 번 가는 길.... 가파른 언덕 길, 호흡을 고르며, 햇빛을 가리며 걷던 길. 그곳에서 관심 받지 못하는 듯 한 것들이 어느 순간 내 시선을 붙잡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냐구요? 오오~~~ 아닙니다. 온실 속 공주 같은 보살핌의 온기 어른거리는 요 녀석이 아니구요. 뭇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화려한 능소화, 요것도 아니랍니다. 돌 틈 사이, 혹은 시멘트 갈라진 틈 사이에서 푸릇푸릇 서로의 어깨를 붙잡고 살아야 한다고 결의를 다지는, 바로 요 녀석들.. 더보기
비온 뒤 활짝 핀... - 풍파를 견디고 일어서는 안양천의 생명력 7월 6일, 새벽 2시. 은똥c는 전쟁이 일어난 줄 알았습니다.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천둥은 강렬하게 치고, 사이렌과 함께 방송을 하는 소리도 들리는데 빗소리 때문에 제대로 듣질 못했습니다. 방송까지 나오니 목감천이 범람하는 건 아닌가~ 무서워서 직접 나갔는데요. 직접 밖에 나와서 보니 집에서 방송을 들었을 때 우려했던 만큼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물론 물이 많이 불긴했지만... 그래도 아직 다리 밑으로 여유공간이 있어보였거든요. 며칠 후, 목감천 모습~ 같은 공간에서 찍은 모습입니다. 깨끗하게 제 모습으로 돌아왔죠. 하지만 안양천의 모습을 보면~ 그날의 심각한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 나름 바르게 서있던 아이들이 모두 누워있으니까요. 큰 비는 지나갔지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