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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일상 속 작은 여행 - '삼리마을'을 만나다 가을은 엷은 졸음처럼 스며들고 있다. 아직 푸르디푸른 이파리 사이로 은행알은 스르르 노랗게 가을빛을 머금기 시작한다. 이제 여름의 뒤꼭지는 멀어져 이파리 색깔의 농도를 변화시킨다. 나비의 날개 위에도 가을은 묻어 있는 듯하다. 여릿 여릿 걸어오는 가을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광명 마을 탐방에 나섰다. 중앙도서관을 지나 조붓한 길을 걸어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서면, 아직은 자연 풍경이 많이 남아 있는 '삼리마을'이 나타난다. 언덕에 서서 마을을 바라보니 수령이 300여 년이나 된다는 회화나무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마치 마을의 수호신 같다. 여름 햇볕을 몸에 들이고 안으로 안으로 단단히 제 세계를 둥글게 만들어가는 호박 하나가 카메라를 붙든다. 그 호박이 지켜보고 있는 마을 쉼터에서 어르신을 만났다. "어르신.. 더보기
나를 잊지 마세요 - 도덕산에 살던 우리를 기억하세요? 나를 잊지 마세요 도덕산에 살던 우리를 기억하세요?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글/사진. 곧미녀(김경애) Blog. http://blog.naver.com/hvhklove 미녀의 정원 예쁜 이름으로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카시아, 소나무, 밤나무. 햇볕 따스한 봄날엔 소풍나온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자장가삼아 낮잠을 자기도 하고, 어느날은 다정한 연인의 속삭임을 옆 나무와 흉내 내보기도 했었지요. 비가 오는 날에는 그 나름의 운치를 즐겼습니다. 한번도 마셔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사람들이 우리들 발치에서 마시던 진한 커피향을 떠올리며 내리는 빗방울을 세어볼 수도 있었으니까요. 한발짝도 움직일 수는 없었지만 우린 외롭거나 슬프지 않았습니다. 저마다 예쁜 새싹을 가지끝에 매달고, 조금이라도 진한 꽃이나 초록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