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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우리도 할 말 있어요- 초등학생들의 소통스피커 현장을 가다

 

 

 

여기는 광명북초입니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열심히 공차기하고 있습니다.

가을 햇살이 환하게 내리쬐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최상의 날씨입니다.

 

 

 

 

 

활동적이고 생기발랄한 아이들이 가득 찬 이곳에 제가 왜 왔을까요?

광명시에서 최초로 실시하는 초등학생들의 '소통스피커'행사가 펼쳐진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답니다. 과연 이 꿈많은 아이들이 '소통'을 위한 '외침'의 내용은 무엇일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흔히 알기로 '소통'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몸짓, 눈짓 등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고 하죠.

사전을 찾아보니 소통이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는 것,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계단을 한 발짝 두 발짝 떼면서 학교 내부에 전시된 좋은 글귀들과 상장들, 그리고 광명북초의 기상대가 눈에 '번쩍' 들어옵니다. 역시 오늘 날씨는 쾌청하고 불쾌지수도 높지 않네요~^^

 

 

 

 

 

소통스피커 무대의 주인공들은 누가 될까요?

6학년 중에서 반마다 골고루 발표를 했다고 하는데요.

글쎄, 얼마나 많은 아이가 자신의 소리를 어떻게 낼지 궁금해 집니다.

 

 

아직 행사 시작 전이라 6학년을 담당하는 한 선생님의 안내로 교무실에 들어가 보았어요.

 

 

 

 

 

여기저기 탁자 위에서 아이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오리며 붙이고 있는데요.

가까이 가서 보니 이 아이들은 소통스피커 행사에 참여하고자 각자 준비한 내용을 수정하고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었네요.

 

 

 

 

 

어느덧 행사장 무대는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무대 중앙의 마이크가 스피커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또 선생님께 더 나아가서 광명 시장님께 평소에 말하지 못한 마음속 이야기를 시원하게 외쳐봅시다!  우리모두 소통 온도를 높여 보면 광명과 '통~'하게 될까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의미 있는 행사가 되겠죠?

 

 

 

 



초등학교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6학년 아이들이 모두 나오고 담임선생님들이 자리정리를 해주십니다. '와글와글', '시끌벅적'~ 오랜만에 교실 내 수업이 아닌 햇살 가득한 운동장에 앉아 친구들과 수다 떠는 아이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입니다.^^

 

 

 

 

 

앞자리에 앉은 아이들이 소통 스피커의 주인공들입니다. 각자 준비한 내용이 담긴 용지를 들고 나란히 앉았네요.

 

 

 

 

 

아이들이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졌네요? 사회를 맡으신 방송반 선생님께서 마구 떠드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셨어요.

 

 

 

 

 

무슨 요청이었느냐고요?

'눈을 감고 가을 하늘을 느껴보세요!'

따스한 햇살에 푸른 하늘을 아이들의 가슴 속에 담아 조용히 느껴보도록 말이죠.

 

 

 

 

 

드디어 소통스피커 1번 타자, 연이어 2번 타자 나옵니다.

좌측의 6학년 예주희양 진실한 친구를 사귀자는 내용으로 발언했고요, 

김가영 양은 맞벌이 부모님께 평소 하지 못했던 감사한 마음 글로 써서 발표했답니다.

 

 

 

 

 

이수빈 양은 <광명시장님께 한마디>라는 주제준비한 내용을 발표했어요.

시장님께 자전거도로를 좀더 많이 설치해 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시장님! 자전거도로를 좀 더 많이 설치해주세요!

안전한 자전거도로가 없어 인도나 울퉁불퉁한 길로 다니기 때문에 불편하고 위험해요.

그래서 안양천이나 실내체육관, 경륜장으로 가야만 안심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어요.

에너지 절약과 여가활동을 위해 더 많은 곳에 자전거도로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신희원 양은 <소년 소녀 가장을 위해>라는 주제로 준비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얼마 전 9시 뉴스에 소년 소녀 가장에 대한 어려움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어요.

저는 소녀 가장은 아니지만, 누구라도 한순간의 사고로 소녀 가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광명시에서 이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친구들이 소년소녀 가장을 왕따 시키지 말고 따뜻하게 대해주길 바래요.

 

참으로 마음이 고운 아이인 게 틀림없습니다.




 

 

유현 군은 <인성이 곧 실력이다>라는 초등학생에게는 좀 철학적인 주제로 발언했습니다.

잠시 유현 군의 글을 살펴볼까요? ^^

 

 

 

 

 

(본문 내용 중) 돈을 많이 받지 못하거나 얼굴이 예쁘지 않더라도 인성이 좋으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성품이 좋아야 대인관계도 원만하게 이룰 수 있고 남에게 신뢰감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다투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중략- 선생님은 저희에게 항상 이런 말을 하시고는 합니다. "공부를 조금 못하면 어떠냐? 예의 바르고 인성이 좋아야 커서 꿈을 이룰 수 있지." 라고 말씀하십니다.

 

 

 

 

 

소통스피치를 해본 소감을 물으니, "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아이답지 않은 성숙한 주제를 선정한 배경에 대해 궁금해 물어보니 순진한 청년인 유현 군은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ㅎㅎ "원래는 '체육 시간을 늘려달라, 학교폭력을 없애자!' 라는 주제도 생각했는데요. 무엇을 발표할까 고심하다가 담임선생님께 물어본 후에 인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했어요."

 

이 학생의 말대로 공부만 잘하고 인성이 좋지 않은 것보다, 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좋으면 소통까지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반려동물은 내 가족이다> 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민수 양은 자신의 반려동물의 사진을 코팅해 와서 저에게 보여줍니다. "많이 떨렸지만 좋았어요"

뽀송뽀송한 귀여운 강아지 사진을 보니 저도 '반려동물 하나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마지막 소통스피커가 될 백승현 군. 자신이 9반의 부회장이라서 발표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많이 떨린다고 걱정을 내비치네요.

발표 전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백승현 군은 막상 무대 위에 올라가 발언할 때는 참~당당해 보였습니다. 이 학생이 준비한 글을 살짝 훔쳐보니 앞에서 발언한 친구들의 친구나 부모님에 대한 주제가 아닌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설치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본인이 주로 다니는 도로(광명시민체육센터에서 광명 사거리 가는 길, 개봉동에서 광복 현대 아파트 가는 길)에 횡단보도나 신호등이 없어 사고가 날 우려가 있다고 하네요.

 

자신의 생활에서 불편했던 기억을 떠올려 시장님께 자기 생각과 해결책을 제시하다니~ 참 바람직한 소통스피커의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친구는 광명시에서 자신의 글을 하나의 민원으로 여겨 꼭 해결해 줄 거라고 믿는다고 당차게 말합니다. 광명시 직원분들! 잘~ 들으셨죠?^^

 

 

 

 



광명시장님께 한마디 한 수빈 양을 찾아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사춘기 무렵의 친구들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사진 찍히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쾌적한 날씨에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한 소통 발언대 앞이라서 그랬을까요?

 

 

 

 

 

사전에 준비된 학생들의 발표가 모두 끝나고 진행자의 요청으로 즉석 해서 자원하는 사람 있으면 앞으로 나와 이야기해보라고 합니다.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리지만, 선뜻 앞으로 나오는 사람이 없네요.^^

결국, 1반 담임인 신연화 선생님이 책임감을 가지고 무대로 올라섰습니다.

선생님이 준비한 소통을 위한 외침은 무엇이었을까요?

"쉬는 시간에 제발 복도에서 뛰지 마세요!"였어요. 역시 선생님의 선생님다운 내용이었죠?

 


 

 



준비된 순서가 다 끝나고 아이들도 발언을 다 끝냈지만, 저는 무언가 개운하지 않은 맘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진정 외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그래서 몇몇 아이들을 붙잡고 못다 한 이야기들을 해보라고 요구했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의 바람은 많지 않았어요.
흔히 생각하는 '공부하지 말고 놀게 해 주세요! 시험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등등은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지도 않았답니다.

 

 

 

 

 

저와 6학년 아이들, 우리가 서로 나눈 Behind story를 이쯤 해서 공개합니다~

대답한 아이들이 모두 원하는 건 체육 시간을 늘려달라는 것이었어요.

현재 일주일에 2시간 정도인데 좀 더 자주 체육을 하면 좋겠다고 합니다. 역시 초등학생다운 바램입니다.

또한, 상시평가를 보는데 사전에 시험 보는 날짜와 과목 정도는 미리 알려 달라고 요구했어요. 흠~ 그 이유는 다들 짐작하시겠죠? 잠시라도 시험을 잊고 맘 편하게 놀고 싶은 아이들의 당연한 바램이겠죠.

 

마지막으로 급식장소는 최근에 멋지게 인테리어 했지만 급식의 맛과 질은 변함이 없다며 좀 더 맛있는 급식을 요구했습니다. (사진 속의 아이들과 위의 내용과는 큰 관련이 없음)


 

 

 

 

이젠 어느 행사든지 마무리로 빠질 수 없는 코스입니다.

우리 꿈많고 순수한 초등학교 6학년 친구들과 선생님들 모두 모여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오늘 참가한 소통스피커들의 외침들이 실제로 소통의 힘을 발휘하게 되길 바라는 화이팅이었겠지요?

 

시민소통발언대가 초등학생에게까지 주어진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이것이 단순한 행사로 끝나지 않고 계속 광명시의 남녀노소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길 바랍니다.

 

또한, 아이들이 아직 처음이라 자신의 개인적인 바람이나 의견을 공개적으로 외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선생님들이나 아이들 모두 어떤 정해진 울타리를 벗어나기는 진정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앞으로 이런 소통발언대가 계속해서 주어진다면, 아이들의 발언내용도 좀 더 자유롭고 발전적이며 창조적으로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광명 시민 중의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광명시의 소통을 통한 발전과 혁신을 위해 '화이팅!'해 봅니다. 지금까지 광명시 시민 필진 최지연이었습니다!^^
 

 

 

글·사진 | 비젼맘(최지연)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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