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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아름다운 우리마을을 사랑하는 모임 - 하안 13단지 병아리 공원의 아름다운 변화

 

 

 

꽃샘바람 사이로 노란 산수유가 퐁퐁 터지는 봄이 찾아왔습니다.

 

어느 날, 광블 운영자로부터 하안 13단지 내에 주민이 가꾸는 꽃밭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제리는 꽃들이 놀라지 않게 조심조심 병아리 공원으로 찾아갔어요.
 

 

 

 

 

병아리 놀이터에도 아이들을 부르는 봄의 손짓이 완연하지요? 쉿~~~!그래도 아직은 봄을 시샘하는 바람을 조심할 때입니다.

 

 

 

 

 

아직 아무도 없어서일까요? 놀이터 옆 작은 공터가 쓸쓸해 보입니다.

 

그런데 야생화 꽃밭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아무것도 없어요. ㅠㅠ 꽃을 찾기 위해 모퉁이 너머를 궁금해하는 아이처럼 조금조금 더 옆으로 걸어가 보았답니다.

 

 

 

 

작은 공터에 중간중간 귀여운 의자가 몇 개 놓여 있을 뿐 꽃은 없네요. ㅠㅠ 그래도 뭔가 멋을 낸 흔적은 보입니다. 밧줄로 경계를 주고 그 바깥으로 작은 돌들을 깔아 놓았는데, 분명 무슨 이유가 있어 보이죠?

 

 

 

 

그때 봉사를 하시던 '아사모' 회원 중 한분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십니다.

 

 

"원래 있던 벤치를 철거해서 잡초를 뽑아 작은 의자를 고정설치를 했어요."

 

자부심이 뚝뚝 묻어나는 미소가 봄처럼 화사하십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의자 아래 흙 속에는 꽃씨들이 심어져 있다고 하네요. 꽃을 밟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 곳곳에 의자를 설치하고 밧줄로 경계를 두었다고 합니다.

 

 

'아사모'는 어떤 단체인가요?

 

아름다운 우리 마을을 사랑하는 모임의 준말로 고등학생부터 80세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체는 병아리 공원 관리에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공원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도시 만들기 시민연대와 함께 벽화 그리기(아이들과 주민들의 손도장 그림), 야생화 가꾸기, 사랑방 봉사활동 , 뜨개질 강좌 등 마을을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 만들기에 자발적, 적극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은 건물 벽이 예사롭지 않네요.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니 나무 이파리들이 온통 작은 손바닥 모양입니다. 그 아래 조잘거리는 듯한 꽃들도 손바닥 모양이에요. 이 벽화는 주민이 직접 참여한 그림이라고 합니다. 정말 예쁘지요?

 

사실 이 벽화를 그리기 전에는 노상방뇨가 심했었는데 그림을 그려 넣으니 신기하게도 노상방뇨가 없어졌다고 해요.

 

 

 

 

저기 공원을 더욱 환하게 하는 '하안 사랑방'이 보입니다.

 

 

 

 

 

'한평공원',  '지역주민의 작은 쉼터', '지역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제리도 안으로 들어가 봤어요.

 

 

 

 

다소 좁긴 했지만, 공간 활용을 잘한 느낌입니다. 정갈하게 정리된 책들, 햇볕 환하게 들어오는 사랑방은 마음 평화로운 시간으로 데려다 줄 것만 같네요. 이곳에 비치된 책들은 모두 기증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작은 사진들이 주민의 사랑방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이곳 사랑방은 초등학생이 주 이용층이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 운영된다고 합니다. 또 사랑방에서는 도서대여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해요. 수세미 뜨는 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는데, 실과 바늘 등의 재료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든 수세미는 기증하도록 유도하여 물물교환에 쓰인다고 해요.

 

 

 

 

작은 공간이지만 이렇게 잠깐 책을 읽고 갈 수 있습니다.

 

 

 

 

주민이 가꾸어가는 병아리 공원. 아사모 회원으로부터 간략하게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점점 궁금해지는 게 많아졌어요. 그래서 하안종합사회복지관 복지팀장님이자 온라인 시민 필진이기도 한 배명수님께 인터뷰 요청을 했답니다.

 

 

 

 

 

 

 

Q. 병아리 공원을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A. 이곳은 아이들과 주민께 눈살 찌푸리게 하는 열악한 장소였습니다. 쓰지 않아 버려진 방범 초소와 취객들의 노상방뇨, 노인들의 도박 그리고 육각 정자에서의 음주 고성방가 등이 있던 장소였죠. 그러다 보니 공원은 주차장화되었고 공원에 앉을 자리가 하나 둘 없어져 어린이가 오지 않는 공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지역주민을 모아 공청회를 열고 의겸수렴을 했어요. 한평공원사업으로 선정되어 예산을 지원받아 주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병아리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Q. 병아리 공원을 어떻게 꾸미셨나요?


A. 주민이 모두 참여하셔서 공원 내 늘 노상방뇨하던 벽에 벽화를 그려 넣었습니다. 벤치를 없애고 잡초를 제거한 후 꽃을 심기도 했구요. 또 버려진 방범초소로 '하안 사랑방'을 만들었습니다. 그 전에는 범죄의 장소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지요.

 

 



 

 

 

Q. 병아리 공원에서 운동기구를 빌려준다고 들었는데, 빌려주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A. 새로 단장하여 깨끗해진 사랑방이나 공원을 더 많이 이용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복지관에 있는 운동기구들을 생각해 냈지요. 운동기구를 내다 놓았더니 아이와 주민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Q. 그럼 운동기구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A. 배드민턴, 줄넘기, 훌라후프, 탁구대 등이 있습니다. 이 기구들은 사랑의 열매 예산지원으로 복지관에서 제공하고 '아사모'에서 관리하고 있지요.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니 운동기구를 기부해 주시는 주민분들도 계십니다.

 

 
Q. 운동기구는 어떻게 대여할 수 있습니까?

 

A.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4월부터 11월 초 까지만 운영됩니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 아이들이 30여명 정도가 이용해요.

 

 

 

 

 

 

 

Q. 병아리 공원의 또 다른 즐길 거리는 없습니까?

 

A. 작년 요일마다 각각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올해에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매주 목요일은 전통놀이 체험, 비눗방울, 딱지치기가 진행되고 금요일엔 페이스 페인팅이 진행될 거에요.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어린아이 손을 잡고 하안동 병아리 공원으로 나들이 오세요.

 

 

 

 

봄이 찾아온 공원에는 햇빛을 벗 삼아 나들이 나오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꽃이 피어나고 있어요. 오는 봄 속에서 제 열정을 주체하지 못한 산수유가 퐁퐁 터지는 오후. 시소 그림자를 뒤로하고 제리는 병아리 공원을 천천히 빠져나왔답니다.

 

하안 종합사회복지관과 주민의 관심,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음침하고 지저분했던 공원을 자꾸 가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나게 한 것 같아요.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력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건강한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 취재하는 내내 마음 흐뭇했답니다.


병아리 공원의 변화를 모델 삼아 열악한 환경으로 방치된 다른 곳도 질 높은 지역문화공간으로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이 포스트에는 배명수님께서 제공해 주신 일부 사진과 배경설명이 참고되었음을 밝힙니다.

 

 

 

글·사진 | 제리(이현희), 배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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