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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갈 때마다 다름이 있다 - 봉순 언니의 광명시장 탐사기, 광명시장 빈대떡 맛집, 전 맛있는 집




광명시청 미래전략실에 배치 받아 생활하고 있는 2기 광명 청년 job start 최윤경입니다. 좀 있으면 30대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주위 분들은 제 생각과 행동에서 아직 중·고등학생 같은 미숙함, 순진함(?)을 느끼시나봐요. 그래서 “봉순 언니”라는 별칭도 얻게 되었죠.

저는 요즘 여기 있으면서 job start생들에게 종종 광선검을 날리신다는 김 주무관님께 미션을 받아 수행하고 있답니다. 그동안 김 주무관님이 주신 미션은 시청 구석구석을 다니며 여기저기, 이분 저분 찾아가보는 자잘한 미션들이었죠. 일명 ‘쫍스’로 일하면서 빨리 시청이 익숙해지라는 의미로 주신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미션을 받았을 때는 설렘, 두려움 중에 잘 해낼 수 있을까,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컸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제가 그분께 미션 안 주시냐고 귀찮게 굴 정도로 미션 받고 수행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이번 미션이 벌써 5번째네요. 이제부터 5번째 미션 수행 과정을 공개하려고 하는데요. 어떤지 한 번 지켜보실래요?






오늘도 김 주무관님께 미션을 달라고 구걸하는 봉순 언니! 적극적으로 미션 수행하고 싶어 하는 봉순 언니에게 주무관님의 한마디가 날아옵니다.


“아아, 오늘은 바쁘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광명시장가서 빈대떡이나 먹고 와!”






김 주무관님 특유의 탄산수 같은 ‘톡!’ 쏘는 한마디였지만 철없는 봉순 언니는 처음 받아본 야외 미션에 마냥 들떠서 광명시장으로 출발합니다. 오래간만의 외출에 아주 신이 났습니다. 봉순 언니는 이번 미션에서 같은 팀에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동생과 함께 해서 더욱 들떠 있지요.






하지만 사진 찍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봉순 언니, 동생의 사진 포즈 요청에 너무 어색해합니다. 그래도 얼굴 안 나오는 사진에는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얼굴이 안 나오는 뒤태, 하다못해 손가락마저도 어색하네요. [광명 8경 광명시장] 푯말을 보고서 가리키는 모습. 여러분이 사진 보기에도 어색함이 묻어나지 않나요?






드디어 시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수원에 사는 동생은 광명시장이 처음이라 옆에서 연신 ‘신기하다, 싸다!’ 감탄하며 휴대폰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댑니다.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 이 둘이 광명시장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맛있는 빈대떡 먹기였기에 시장 구경은 먹고 나서 소화도 시킬 겸 찬찬히 둘러보기로 하고 빈대떡 집으로 직행합니다.

배고픔에 지쳐 빠르게 할머니께 녹두 빈대떡과 김치오징어파전을 주문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두 사람이 먹기에는 좀 양이 많은 주문일 수 있었지만 정말 배고팠기 때문에 상관없어요.

양파절임, 김치가 기본으로 차려지고 전이 오기만을 눈 빠지게 고대합니다.






두둥~ 주문한 것이 하나둘씩 들어오네요. 정말 푸짐하지 않나요?

김치오징어파전의 크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둘의 손을 대보아도 가려지지 않는 크기, 짐작이 가시겠죠? 여기서 빠질 수 없는 동동주. 옆 테이블에 계신 할아버지들에게 동동주 사발을 부탁드려 동생과 함께 동동주 한 사발을 짠하고 맞대어 봅니다. 엄연히 근무시간이었기에 마실 수 없는 연출 사진일 뿐이지만 “캬~~”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녹두 빈대떡에서 김치오징어 파전까지 차근차근 먹어치우고 이 둘의 이야기는 깊어집니다. 공통된 관심사에서부터 장래와 진로까지. 같은 20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민, 공감된 이야기가 점점 무르익습니다. 그렇게 2시간이 넘는 그들의 대화가 끝나고. 그 사이 식탁위에 있던 음식들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나오기 전에 퉁명스럽게 내쫓으시긴 하셨지만 둘의 정신적 지주임을 부정할 수 없는 김 주무관님이 생각나서 녹두빈대떡 한 장을 포장 주문했습니다. 이 모두를 합친 가격이 11,000원! 그 가격을 듣고 동생은 또 놀랍니다. 정말 그 가격이 맞냐고. 그 곳을 떠나는 아쉬움을 다음에 또 먹으러 오겠다는 말로 달래며 시장을 둘러보러 출발합니다.






좀 걷다보니 일전에 김 주무관님께 추천 받은 곳인 만두집도 보입니다.

“만두 줘요?” 밝게 “네!”라고 답하는 그들에게 아주머니는 “매운 것 줄까, 안 매운 것 줄까?” 하십니다. 매운 것을 찾아서 먹는 동생은 바로 매운 것 달라고 하지만 봉순 언니는 머뭇머뭇 거리다 안 매운 것 달라고 합니다. 손님에게 따뜻한 만두를 주기 위해 손으로 직접 만두의 온도를 느끼시며 구워주십니다.


굽는 동안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원래는 하얀 밀가루 피로 만든 만두만 팔았었는데 요번에 새롭게 메밀 피로 만든 만두가 나왔답니다. 여자들에게 그렇게 메밀이 좋다고 거듭 강조를 하시네요. 그 말에 또 혹~해서 귀가 솔깃해집니다. 4월 달쯤에는 백년초 피로 만든 만두가 나온다고 하네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새로운 메뉴 개발에 힘쓰시는 모습에 봉순 언니는 또 하나 배우게 됩니다.






아, 추천 받아서 왔다는 말씀을 안 드릴 수 없겠죠? 광명시청에서 일하는데 거기서 일하시는 ‘그분’께 맛있다는 추천받아서 왔다고 아주머니에게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그 말을 들으신 아주머니 기분 좋아하시네요. 드디어 맛나게 구워진 만두를 먹기 편하게 종이컵에 넣어 주십니다. 기념으로 사진 찰칵~!! 그곳을 떠나는 그들에게 아주머니는 나중에 또 오라고 배웅해주시네요. 시장의 인심을 느끼게 됩니다.






얼마 못 가 분식집을 발견하고 달려가는 그들. 찬찬히 둘러보다가 또 다시 김 주무관님이 생각납니다. 왠지 녹두 빈대떡 한 장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공룡알, 순찹쌀 도너츠를 삽니다. 정말 이 둘은 김 주무관님과 지낸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분의 오묘한 매력에 빠진 게 분명합니다.


동생이 봉순 언니를 계속 찍고 있는데 판매하시는 아주머니께서 혹시라도 자신이 찍힐까 걱정이 되셨는지 "나는 찍지 마요." 하십니다. 그래서 그러지 않겠다고, 광명시청에서 일하는 청년으로 미션수행 중인 거라고 안심시켜드리는 동생. 오~ 동생, 멋져! 하얀 피부를 가지고 계셨던 아주머니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들은 눈으로나마 담아봅니다.






어, 저기에 왜 이렇게 사람이 모여 있을까요? 정육점인 것 같은데, 특가 판매라도 하는 중인 걸까요? 그런데 봉순 언니의 눈에는 정육점의 고기나 가격표가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고기를 사러 오신 아주머니들과 대화를 나누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총각(?)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신이 외로운 솔로임을 여실히 느낀 봉순 언니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곳을 찾아오신 아주머니들의 눈도 젊고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봉순 언니와 다르진 않을 것 같아요.






시장의 다른 골목을 둘러보기 위해 가는 중, 동생의 눈에 보세 옷집이 보입니다. 이 가격표가 말이 되는 건가요? 3,000 ~ 10,000원. 동생은 또 눈이 휘둥그레져서 열심히 많은 옷들 중에서 보물들을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곁에서 봉순 언니도 옷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봅니다.


옷 고르는 센스가 조금 모자란 봉순 언니는 결국 아무 것도 건지지 못했지만 동생은 3벌의 옷을 득템합니다. 코트, 가디건, 자켓. 이게 모두 얼마냐면요. 9,000원입니다. 정말 착한 가격 아닌가요? 여러분도 이곳으로 오셔서 득템 해보시길 바라요. 봉순 언니는 동생이 고른 옷들을 걸쳐보고 대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동생은 아직 성에 차지 않았는지 영업 마간시간까지 여쭤보고 다음날 일 끝나면 다시 오겠다고 말하며 이곳을 나섭니다.






걷다보니 여러 종류의 털옷들과 털실들이 가지런히 놓여 봉순 언니의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도 이제야 처음 뜨개질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동안 하나의 일에 몰두하느라 여러 경험들을 접어두고 살아왔던 봉순 언니는 조금씩 그런 경험들을 체험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지금은 초보이기에 목도리도 겨우겨우 뜨고 있지만 앞에 전시된 조끼, 가디건, 니트 등을 보며 이렇게 뜰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코너를 돌아 좀 걸어가다 보니 광명시청 사람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빈대떡 집이 나타납니다. 녹두전과 파전을 실컷 먹은 봉순언니지만 가게 앞에 놓인 전들을 보니 왕성한 식탐을 주체하지 못하고 잠시 또 머물러섭니다.






봉순 언니의 눈에 제일 먼저 띈 전은 바로 산적! 명절에 전 하면 산적 아니던가요? 그런데 봉순 언니는 이번 설날에 그렇게나 좋아하는 산적을 구경조차 못했답니다. 산적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르네요. 결국 산적 포함하여 여러 전들을 접시에 담았어요.






짜잔~ 알차게 담겨진 접시를 저울에 달아보니 400g이 좀 넘네요. 그 접시를 아주머니에게 드리고서는 따뜻하게 구워지기를 기다립니다. 지글지글!! 군침이 돕니다. 구워진 전을 아주머니께서 포장해주십니다. 가격은 6,000원! 또 하나의 먹을거리 봉지가 생김에 뿌듯한 마음으로 나섭니다.






어, 동생이 뭐 살 게 있나 봐요. 따라가 봅니다. 잉~? 건빵을 사네요. 이유는 나중에 찬찬히 들어보기로 하고 우선 동생이 건빵 사는 사진을 찍어봅니다. 동생의 저 건빵 봉지를 들고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는 봉순 언니도 같이 웃음이 퍼져 나옵니다. 같이 사진 찍히는 것에 대해 아무 말 없이 함께 해주신 아저씨께 감사드려요. 동생의 신나서 시장 거리를 다니는 모습.

이쯤 되면 동생이 건빵을 산 이유 궁금해지는데요. 이유는 마트에서 파는 건빵이 아닌 시장에서 파는 건빵을 원한 남자친구 때문이었습니다. 동생의 남자친구, 시장의 맛을 아는 사람인가 봅니다. 그런 동생을 바라보는 외로운 봉순 언니의 맘은 알기는 할까요?






이런, 이런~ 봉순 언니, 녹두빈대떡과 전들이 담긴 봉투를 들고 있는데도 또 군것질거리 앞에 멈춰섭니다. 그런 봉순 언니에게 아저씨께서 사지 않아도 되니 한 번 맛보라며 시식을 권유하시네요. 이런 기회를 그냥 놓칠 수 있나요. 당당히 하나를 집어 시식 해봅니다. 시식해보고는 바로 사기로 결정합니다. 먹는 거에 있어서는 결정이 빠른 봉순 언니입니다. 시식한 것과 봉순 언니와 동생이 같이 좋아하는 오란다 두 가지만해서 아저씨께 주문합니다. 푸짐히 담아 주시네요.






담으시는 동안 동생과 둘은 시식용 과자를 입에 볼록하게 물고 사진을 찍어봅니다. 맛있겠죠?   






속속들이 광명시장을 다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곳에 살고 있는 동생에게나 광명시장을 자주 다녀봤던 봉순 언니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 기회의 시간이었습니다. 광명시장에 들어설 때도 사진을 찍었으니 나올 때도 찍어야 한다며 포즈를 취해보라고 하는 동생. 이제는 전보다 조금 편해진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는 봉순 언니. 그런 모습에 동생이 편해 보인다고 칭찬하니 봉순 언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여러분이 보기에도 편해보이나요?






아까 광명시장으로 갈 때 출발하는 신발 사진 찍었으니 돌아가는 발걸음도 찍어야겠죠.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맛난 음식도 먹다보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 봉순 언니는 양손 가득 검은 봉지를 들고 신이 나서 펄쩍펄쩍 뜁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쌓였네요.






돌아오면서 왜 김 주무관님이 이런 미션을 주셨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사진 찍히기를 해보면서 조금씩 자신을 내려놓아 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니 그 분의 깊으신 뜻에 감복하지 않을 수 없는 봉순 언니입니다.






| 봉순언니(최윤경)

 

청년 JOB START 2기(광명시청 미래전략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