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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맛있는 수다, 즐거운 떡국 - 설맞이 광명 시민필진들의 떡국 번개 & 맛있는 떡국 끓이는 법




필진 생활 3년차.

어느새 사서하는 고생을 즐기고 있는 광블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모 때마다 수다삼매경에 빠지는 필진들.

그때마다 우리는 사서 고생꺼리를 찾아 헤메는 하이에나가 되었고,


책임지기 힘든 일꺼리들을 쏟아내곤 했죠.







정말 재밌는 발상이지만, 가끔은 너무도 황당한 필진들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쏟아놓은 고생꺼리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들 힘을 모은다는 거죠.

결과적으로 우리 광블 식구들은 제법 대책있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아요.







이젠 2013년입니다.

그건 바로 또 다른 꺼리를 찾아야 한다는 말인거죠.

그래서 1월 정모때 우리가 찾은 꺼리는 필진들이 모여서 떡국을 끓여먹자는 것이었어요.










다들 그랬겠지만, 수 백번을 생각해도 분식집 이모가 끓여주는 떡국을


사 먹는 방법밖에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이모! 떡국 15그릇이요. 이러면 이모가 좋아하겠죠? ㅎㅎㅎㅎ

그러나 진정한 광블 필진이라면 새해 첫 떡국을 이모님표로 먹을 수는 없다는 거.







다른 필진이 손 번쩍 들기 전에 얼굴만큼 맘씨도 고울 것 같은 곧미녀가 수줍게 말을 꺼내봅니다.


저기요~ 우리집에서 할까요?

순간, 필진들 표정은...

낙.장.불.입.!!! 괜히 말했어요. 그러나 기분은 앗싸~~ ^^ㅋ

사실 주부 3단쯤인 곧미녀에게 '떡국 끓이는 건 이제 일도 아니다.'가 아니라 정말 큰일이죠. ㅠㅠ

대충 어림잡아도 15명은 될 거 같은데 '맛 없으면 어쩌나?'하는 부담감으로 떡국 벙개가 시작됩니다.

2월 1일로 날짜도 정해졌어요.


지금부터 곧미녀가 구입한 사서 고생 함께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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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보기 위해선 사야 할 것들을 적어야 겠죠?

소고기 국거리. 떡국떡. 그리고 소고기 국거리. 떡국떡.

에 또... 소고기 국거리. 떡국떡....

어라? 살게 별로 없네요.ㅎㅎ







간단한 준비물과는 달리 (엄청) 많은 필진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날씨가 (무진장) 좋았으면 좋겠다고.

떡국이 (열라) 맛있게 끓여졌으면 좋겠다고...ㅋㅋ

한참을 바래 봅니다.

손님들을 초대했으니 간만에 집안 대청소도 하고,

필진 벙개덕에 곧미녀네 집이 반짝반짝 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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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카페에 주소와 약도를 올리긴 했지만, 잘 찾아오실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곧미녀네집 찾아오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거든요.

제리님께 필진들 길잡이 역할을, 천둥님께는 조금 일찍 와 주실 것을 부탁하는 전화를 걸었어요.

도와 주시겠죠?







오후엔 광명시장에 있는 단골 정육점에서 소고기 국거리를 샀어요. 무려 한우 +1등급! ^^

또, 전에 떡을 맞췄던 적이 있는 떡집에서 우리쌀로 만들었다는 떡국떡도 사고요. 2만원어치!

깔끔하게 시장을 보고나니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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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면 기가 막히게 딱 들어맞는 일기예보. 정말 미워지네요.

혹시라도 못 온다는 전화가 올까봐 핸드폰을 가방에 숨겨놓을까 고민하다 그냥 두기로 해요.

길을 묻는 전화가 올지도 모르니까요.

마늘. 대파. 계란 등 재료를 몽땅 꺼내놓고, 지난밤 소고기와 다시마를 넣어 푹 끓여 놓았던 육수를 불 위에 올려줍니다.

지금부터 곧미녀표 떡국만들기를 시작해 볼게요.



떡국 15인분 (재료: 소고기1800g. 우리쌀가래떡 약 4~5kg정도. 다시마. 대파. 마늘15개. 계란. 후추. 소금. 조선간장. 김가루. 깨소금.)

1. 소고기를 찬물에 담가 2시간정도 핏물을 뺀 후 곰솥에 소고기와 다시마를 넣고 물을 부은 후 푹 끓입니다. 양이 많을 땐 덩어리로 사세요.

 * 이 때, 마늘을 통으로 넣어주면 나중에 육수도 깨끗하고 고기 냄새도 없앨 수 있어요.

2. 가래떡을 썰기가 힘들다면, 썰어놓은 떡국떡을 사셔도 됩니다. 떡은 찬물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건져놓으세요.

3. 잘 삶아진 소고기는 꺼내서 먹기 좋게 손으로 찢은뒤 후추와 조선간장을 넣고 조물주물 간이 잘 배도록 해 주세요.

4.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지단을 부쳐 채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썰어주세요. 김가루와 깨소금도 준비하세요.

5. 소고기 육수를 냄비에 옮겨담고 양념해 놓은 고기를 넣어서 다시 한 번 팔팔 끓이다가 떡을 넣어 줍니다.

6. 떡이 익어서 떠오르면 소금과 조선간장으로 마무리 간을 해 주고 썰어놓은 대파를 넣어줍니다.

7. 그릇에 떡국을 담은 뒤 계란 지단과 김가루를 고명으로 올려주세요.

 *김장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는 떡국. 맛있게 드세요~~ ^^





결따라 찢어놓은 고기도 냉장고에서 꺼내고, 떡국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찰밥도 하고...

잘 익은 김장김치도 먹기좋게 썰어놓았어요. ㅎㅎ







제법 바빴을 곧미녀의 흔적이 보이시나요?

11시. 곧미녀의 부탁대로 일찍 오신 천둥님과 함께 본격적인 손님맞이가 시작됩니다.







광블의 어떤 남정네가 매일 먹는다는 검은 스미스나 앗백의 고급 메뉴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들이 차려지고...


서건성님과 최채용님. 렌즈님. 미오끼님. 제리님. 천둥님. 마기님. 빨간구두님. 한량아빠.

그리고 광블의 새로운 운영자 정미씨와 청년 잡스타트 세분까지.

많은 분들이 이 궂은 날씨를 뚫고 떡국 벙개를 위해 곧미녀네를 찾아왔어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ㅠㅠ






 즐거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떡국을 먹는 필진들의 모습이 마치 다복한 가족의 모습처럼 보였어요.

참석하신 분들 모두 그렇게 느끼셨을거라 믿으며...







맛있게 드셔주신 필진들과 음식보다 더 맛있는 정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식사 후. 후식으로 렌즈님이 사오신 달달한 과일을 먹으며


필진들은 여느때처럼 사서고생꺼리를 찾는 수다삼매경에 빠졌어요.

오후 4시까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된 필진들의 즐거운 대화와 행복한 웃음소리는

겨울이면 유난히 낮은 곧미녀네집 실내온도를 20도까지 올려놓는 기록을 세웠답니다.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나이를 먹는다는 옛말이 있지만,


오늘 먹은 떡국으로 열 살 쯤은 더 젊어진 느낌이라 거. ㅎㅎ







함께 할 때 더 빛이 나는 광명 시민필진들.

다음엔 어떤 사서고생을  함께 하게 될지 벌써부터 두근두근 기대됩니다.       




글 사진 | 곧미녀(김경애)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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