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붉은 손의 비밀 - 하안중학교 '생활요리반'에서 새어나오는 수상한 냄새

 

 

하안중학교에서는 매주 목요일, 수업을 마친 많은 남여 학생들이 가사실로 들어간다.

 

 

 

 

 

 

방과 후에 진행되는 특기적성 프로그램 '생활요리반'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과거 남자들에게 요리란 금기였다. 심지어 부엌에 드나들면 남성의 심볼이 떨어진다는 무시무시한 저주까지 붙은 금단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요즘 남성들에게 요리란 더이상 성역이 아니다. 소년에겐 꼭 실현하고 싶어하는 꿈이자 미래의 직업이 되기도 하고 열심히 직장을 다니며 스스로 건강을 지켜야 하는 싱글 남성들에겐 생존 전략이 된다. 가장에겐 가족의 신뢰와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기업인에겐 경영전략이 된다. 요리는 이제 남성들을 더욱 남자답게 하는 필수의 자격요건이 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요리'를 방과후 활동으로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봤다. 오늘의 메뉴는 깍두기와 크림치즈스파게티이다.

 

 

 

 

 

 

첫번째 요리

깍두기 담그기

 

[재료]

채소 : 무 1개 , 마늘 다진 것,

양념 : 고추가루, 뉴수가, 새우젓, 굵은 소금

 

 

 

 

 

 

1. 무는 깨끗이 씻어 깍둑 썰기를 해요. 기호에 맞게 큼직큼직하게 썰어주세요.

 

2. 물을 끓여 주세요. - 무 한 개 분량이면 약 1.5리터 정도의 물을 끓여줍니다. 물을 끓인 후에는 뉴수가(설탕을 넣을 경우 깍두기에 점성이 생겨 맛이 좋지 않습니다.), 굵은 소금(무 한 개 정도면 한 주먹이 조금 넘는 소금이 필요해요.)을 넣고, 한소끔 끓입니다.

 

 

 

 

 

 

3.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잘라놓은 무에 부어 양념이 베도록 1시간 가량 기다립니다.

 

 

 

 

 

 

4. 기다리는 동안 양념장을 만듭니다. 고추가루(기호에 맞게 적당히), 굵은 소금, 다진 마늘, 뉴슈가 조금, 새우젓을 넣어주세요.

 

 

 

 

 

 

5. 무에서 나온 물을 양념장에 넣어줘도 좋아요.

 

 

 

 

 

 

6. 무에 간이 베면 물을 따라 버린 후 양념장을 넣어 버무리면 끝!

 

 

 

 

 

 

7.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국물이 생기고 국물에서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면 유산균이 생성되었다는 증거랍니다.

 

 

 

 

 

 

우리 손맛이 담긴 깍두기, 맛있게 드세요.^^

 

 

 

 

 

 

 

두번째 요리

 

크림치즈스파게티 만들기


[재료]

스파게티용 면 200g, 스파게티용 크림소스 100g,

양파, 양송이 버섯, 두유, 포도씨유, 후추, 소금 조금

 

 

 

 

 

 

1. 면 삶을 물 끓이기 - 스파게티면을 삶을 물을 넉넉히 준비하세요. 면을 삶을 때 약간의 소금과 포도씨유를 넣으면 붙지 않고 쫄깃해요.

 

 

 

 

 

 

2. 면을 넣어 삶기 - 물을 올려놓은 후 물이 끓으면 스파게티면 200g을 넣어 삶아 주세요. 티비에 나오는 것처럼 벽에 면을 던져 익었는지 확인하면 바보예요. 왜요? 먹어보면 되니까요.ㅎ 무조건 먹어봅니다.^^ 익었는지 안익었는지~ 내가 좋아하는 만큼 익었는지~

 

 

 

 

 

3. 면이 삶아지는 동안 소스 만들기 - 면은 익는 시간이 꽤 긴 편이에요. 10분 정도? 면을 넣고 나서는 소스를 만들어야겠죠? 프라이팬에 포도씨유를 둘러 달구어진 후, 양파와 양송이를 넣고 볶아요. 아, 소금과 후추를 살짝 넣어주시구요.

 

4. 소스의 완성 - 채소가 익으면, 크림소스와 두유를 넣고 끓여주세요. 보글보글보글 소리가 날만큼 충분히 끓입니다. 맛있는 냄새가 나나요? 그러면 불을 꺼주세요.

 

 

 

 

 

 

5. 면을 건져주세요. - 단, 절대로 찬물에 헹구지 말아주세요! 건진 후 물기가 빠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6. 스파게티면을 접시에 예쁘게 담습니다. - 돌돌말아 소복하게 올려놓은 후 소스를 뿌려준 후, 양송이를 찾아 예쁘게 올려주면 끝!

 

 

 

 

 

 

 잘 먹겠습니다~

 

 

 

 

 

 

김상란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아동 및 청소년 요리는 요리가 주가 아니고 '아동학'이 중점이라는 기본 이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리활동은 지능, 창의력, 기초학습 능력, 탐구 능력, 자기주도학습 능력 등을 길러주는 역할을 수행하며 부수적으로는 정서 발달, 위생관념, 편식습관 개선, 예절, 인내력 등을 높이는데 효과를 발휘합니다."

 

 

 

 

 

 

하안중학교에서는 2011년 겨울 방학이 되면서 '생활요리반'이라는 이름으로 방학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개설하였다. 남학생 22명, 여학생이 10명 지원하여 의외로 남학생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부족한 조리 도구를 준비하고 5가지 메뉴를 정해 수업을 시작했는데, 요리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아이가 아니라면 대개 본인이 먹은 밥그릇조차 설거지를 해보지 않은 아이들이 많아 재료를 손질하고 다듬는 방법, 조리하는 방법, 그 후에 설거지를 하고 정리정돈 하는 방법까지 일일이 가르쳐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될수록 아이들은 요리수업을 통해 조리 순서와 시간을 결정하는 것부터 본인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고, 때론 새로운 조리 방법을 응용해 보기도 하는 등 많은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학교에서 말이 많고 수업을 방해한다고 지적을 받았던 학생이 요리활동을 통해 집중력을 기르게 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어려워했던 몇몇 학생들도 같이 조리하고 먹고 치우는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또한 조리가 끝나면 집에서 챙겨온 그릇에 담아 부모님 몫을 챙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요리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나눌 수 있다는 정서적 행복도 맛보게 된 것 같아 수업을 진행 하는데 내내 기분이 좋았다고 말씀하셨다.

 

 

 

 

 

 

조리과 등에 진학을 하기 위해 요리를 배우려고 하는 남학생 수는 이미 여학생 숫자를 훌쩍넘어 선지 오래 됐고 최근엔 더 이상 라면만 먹을순 없다며 직장인 싱글 남성들이 요리를 배우고 있어 귀추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핵가족 시대에 살고 있으며 맞벌이하는 가정이 많아 가족구성원들끼리 서로 돕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 때문에 요리를 배우려고 하는 남성들이 점점 늘어 가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하안중학교의 '생활요리반'도 남학생 여학생 구분없이 점점 인기가 늘어갈 것이고, 미래의 건강한 가정들을 이룰 이 학생들을 위해 큰 역할을 해내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생활요리반을 취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김용길 교장선생님과 김상란 선생님, 전교직원과 학생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 서건성

레시피 | 김상란 선생님 


온라인 시민필진 2기
Blog http://blog.daum.net/kuhn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