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멈춰버린 시간 속 가을을 느끼다 - 강화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학교에서 진행된 시민필진 워크숍을 다녀오며...

 

 

 

광명시민필진.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가을을 만끽하다.
 

 

 

 

 

 

이곳을 먼저 다녀간 누군가의 자랑 때문에라도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이 곳, 오마이스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학교. 그리고 잊혀져 가는 이름 신성 초등학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눈에 가장 처음 들어 온 건물은 어릴 적 우리가 한글을 깨우치고, 질서를 배우고, 선생님을 만났던 그 곳과 많이 닮아 있었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국민학교’라는 이름이 어쩐지 잘 어울릴 법한 그 곳.

 

 

 

 

 

 

겉모습만 봐선 낡은 건물에 세월을 가둬두고 있는 듯하지만, 찬 바람에 함께 서 있는 나무의 낙엽들이 흔들리며 지는 걸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가 보다.


11월 3일, 워크숍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오마이 시민기자학교를 찾은 광명시 시민필진들이 차에서 쏟아져 내린다.

 

 

 

 

 

 

우리가 교육을 받게 될 교육장에 걸린 이 명판을 보니, 나 스스로가 오마이뉴스 기자가 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워크숍 장소가 오마이스쿨이라는 말을 들었을 땐 주변 구경이나 하면서 강의는 땡땡이를 치려고 했었는데… 벌써 이렇게 가슴이 뛰는 걸 보니 열심히 강의를 듣고 많이 배워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창문턱이 허전할 틈도 없이 제 자리인양 자리 잡고 앉은 화초에도 벌써 11월의 가을이 소복하다. 오마이뉴스 오연호대표는 학생 수 부족으로 1997년 폐교된 신성초등학교를 2007년 다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학교로 리모델링 했다. 폐교된 초등학교의 이름도 계속 안고 가고 싶어 교문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학교’와 ‘신성초등학교’라는 두 개의 문패를 달았다고 한다.

 

 

 

 

 

 

 "배워서 남 주자" 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오마이스쿨은 개교 5년 만에 어느덧 지식 나눔의 장이 되어 있었다. 이 곳 오마이스쿨은 방송 촬영장소로도 각광받고 있으며, 많은 단체들의 워크숍 장소로 쓰이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다양한 오프라인 강좌도 준비되어 있으니, 한번쯤 와서 들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민필진들과 예비 필진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1.2기 시민필진들과 예비 필진들, 그리고 홍보실 직원 분들까지 총 30여명이 참여했다.


오늘 이 곳에서 들을 강의들은


미디어와 뉴스에 대한 기본 이해,
취재의 기본, 인터뷰와 현장취재,
기사작성법과 창의적인 기사쓰기,
스토리 텔링 등...

 

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미디어와 뉴스에 대한 기본 이해에 대해 강의 하셨던 이한기 오마이뉴스 출판국장님께선 시간이 변함에 따라 과거의 구 미디어와 새 미디어가 서로 상대성을 띄며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미디어와 SNS가 결합하면 미디어의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수 있다며, 우리가 많이 하는‘애니팡’게임을 그 예로 들어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강의에 따르면,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뉴스의 영향력도 구 미디어(일반미디어)였던 TV와 라디오에서 뉴 미디어인 SNS로 옮겨가고 있단다. 강력한 힘을 가진 이 SNS의 등장으로, 뉴스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 영향력 있던 신문이나 TV뉴스와 달리, 앞으로는 자극적인 헤드라인보다 보여지는 비주얼의 힘이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발레리나 강수진의 열정과 노력을 백 마디 말보다 그녀의 상처투성이 발 사진 한 장으로 설명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강의를 듣는 도중 창 밖에서 새 소리가 들려왔다. 휴식시간에 밖으로 나와 보니, 노래하던 새는 보이지 않고 낡은 건물에 사로잡혀 있는 나뭇가지 그림자만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오마이스쿨은 어릴 적 가졌던 고향의 추억을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학창시절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던 아련한 기억부터 우리 어머니들이 하나하나 나물을 다듬고 말리던 그 옛날 시골마을의 한 풍경까지...

 

 

 

 

 

 

신성초등학교, 아니 오마이스쿨의 점심시간이 되었다. 건물 구석구석 누군가가 남겨 놓은 추억들을 내가 한 번 더 곱씹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맛있는 음식들을 몽땅 가져오고 싶었지만, 다 먹을 자신이 없어서 바로 이만큼만 가져 왔다. 이곳의 대부분의 채소가 학교 뒤편에서 직접 키워진 것이라고 하니, 얼마나 맛있을까?

 

“잘 먹겠습니다~~!!”

 

 

 

 

 

 

그 좋아하던 식후 커피도 잊은 채, 학교 주변 탐색에 들어갔다. 그림자를 가두어 놓은 작은 건물 앞 의자에 재미있게 생긴 기린 호박 세 개가 놓여있다. 너무 늙어버린 탓일까? 아니면 너무 말라버린 탓 일까? 딱히 먹음직스럽게 생기진 않았다. 저 호박들로 도대체 무얼 해 먹을 수 있을까?ㅎㅎ

 

 

 

 

 

 

내가 부러워하는 장면이다. 어릴 적 그네에서 떨어진 적이 있던 터라 그네만 타면 멀미를 하는 나. 제리님과 하림양은 이 무서운 그네를 아이처럼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정말 잘도 탄다.

 

 

 

 

 

예비 필진으로 당당히 워크에 참여한 아이는 강아지를 카메라에 담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벌써 그의 친구가 된 듯, 강아지는 꼬리를 살짝 내리고 아이를 위해 포즈를 잡고 있다.

 

 

 

 

 

 

또 다른 예비 필진들은 친구들끼리 놀러 온 듯 즐거워 보인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카메라를 보고 웃어주는 센스만큼은 벌써 필진이 다 된 듯하다. 한껏 가을로 치장한 나뭇잎들처럼 친구들의 미소도 알록달록 가을을 닮았다.

 

 

 

 

 

 

오마이 스쿨 내부는 현대적으로 바뀌었지만, 교정은 아직 신성초등학교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계단 하나, 풀 한 포기까지 어느 것 하나 옛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이 곳에선 요즘의 초등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 그리고 독서하는 아이의 동상까지... 발치에서 뛰어 놀던 옛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나이 많은 이 동상들은 모두 알 수 없는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필진들은 저마다 식사 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습관처럼 카메라에 반가움을 담기도 하고, 연인들은 즐거운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가을햇살이 내리쬐는 오마이스쿨의 한 낮, 이렇게 우리는 저마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꼬마들에겐 무척이나 넓었을 운동장을 성큼성큼 걷기도 하고, 가을을 머금은 갈색 낙엽을 줍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세월을 낚기도 하면서...

 

 

 

 

 

 

두 개의 문패를 단 교문 쪽으로 바람이 스친다. 바람 소리에 깜짝 놀란 나뭇잎들이 내 발치에서 우수수 뒹구는 모습이 우습다.

 

 

 

 

 

 

앙상한 감나무에 까치밥이 대롱댄다. 오마이스쿨에서의 남은 시간도 하나 남은 이 까치밥처럼 얼마 남지 않았다. 강화도의 가을도 함께 저물어 가고 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이란?’


박상규 오마이뉴스 사회부 기자의 강의를 시작으로 오후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의실 창문가에 놓인 작은 칠판과 화초를 보니, 아까 먹은 점심의 반찬들이 떠오른다. 상추. 굴. 들나물. 김치. 된장국....참 맛있었다.

 

 

 

 

 

워크숍 일정을 마치고 차에 올랐다. 그 옛날 아이들이 뛰어 놀았을, 조금 전 우리가 거닐던 그 운동장 한 편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게이트볼을 하고 계신다.

 

연예편지를 쓰듯 기사를 쓰라고 했던 박상규 강사님의 말씀도, 스토리텔링이란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이미지화’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던 오진희 강사님의 강의도 오마이스쿨의 멈춰버린 풍경 속에 고이고이 남겨 두어야겠다.


먼 훗날, 이 사진들을 보며 이따금 추억에 잠길 나를 위해...

 

 

 

 

 

 

글·사진 | 곧미녀(김경애)

편집 | 꽃님이(강지수)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

Blog http://blog.naver.com/hvh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