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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詩로 영혼을 채우다 - 가을의 어느 날,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정호승 시인

 

 

 

나는 디카.


제리의 단짝이지요.


그녀를 따라 많은 곳을 다닌답니다.

 

 

 

 

 

 

 

 지난 10월 19일,

 

중앙도서관에 정호승 시인이 온다는 말을 들은 그녀는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걸음으로 시인을 만나러 갔답니다.

 

 

 

 

 

 

 

도서관 입구에 성큼 다가온 가을이 노오란 국화꽃 속에 가득가득 숨어들었어요.


이 노란 가을국화도 찰칵 담아보았답니다.


저, 디카가 할 일은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자동적으로 단추를 누르는 일 아니겠어요?

 

 

 

 

 

 

 

도서관 관계자 분들 이외에도

 

강당입구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던 건 이 안내문이었어요.

 

 

 

 

 

 

 

강당 안에도 이렇게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네요.


디카도 제리에게 꼭 붙어서 시인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준비를 했답니다.

 

 

 

 

 

 

 

시인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모여드네요.


여성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이네요.


제리 외에도 정호승 시인을 좋아하는 여인들이 이렇게나 많음을 짐작할 수 있었답니다.

 

 

 

 

 

 

 

도서관의 소중함을 항상 느끼면서 산다는 시인은

 

중앙도서관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어요.


완도에서 새벽 세시에 올라와 도서관 뒷산에 올라갔다 왔다는 말을 듣고,

 

참 건강하고 부지런하신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오늘의 주제는 '내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시' 입니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입니다.

 

똑같이 주어진 삶, 기왕이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생을 사는 것이 좋겠지요.

 

그렇다면, 육체를 위해 운동을 하듯

 

영혼의 건강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시는 바로 이 영혼을 위한 ‘양식’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거겠지요.”

 

 

 

 

 

 

 

잔잔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신의 시를 읊고 있는 시인.

 

그의 표정은 매우 편안해 보였어요.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니께서 마른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주무시는 모습을 보고

 

이 시의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이 생을 마감하게 되지요.


언젠가는 오게 될 노모의 죽음을 좀 더 아름답게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짓게 된 시라고 하더군요.


시가 읽혀지고 노래로 시를 다시 한 번 들려 줄 땐

 

 훌쩍이며 눈물을 닦는 독자들의 모습도 보였답니다.


이렇게 시는 누군가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주기에 영혼의 양식이라 하는 건가 봅니다.
 

 

 

 

 

 

 

이 시를 가만히 읽어보고 있자면,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누군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지 않나요?

 

시를 읽으며, 우리의 인생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살다 보면, 그늘을 만나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행복의 순간을 맛보기도 하지요.

 
삶의 굴곡 속에서 우리는 늘 쨍쨍한 햇빛만을 원하지만,

 

언젠가는 고통과 절망이라는 그늘 또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고통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이렇듯 그늘과 햇빛, 사랑과 고통은 한 몸이지요.

 

 

 

 

 

 

 

나의 눈물, 고통, 슬픔은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고

 

내가 닦아 줄줄 알아야 함을 강조하셨던 시인.


그는 누가 나를 사랑해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 스스로가 나를 먼저 사랑하라고 하셨어요.


시를 쓰게 된 뒷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시 노래로 시를 들으니,

 

시가 더 가슴에 와 닿더군요.

 

 

 

 

 

 

 

 감동적인 강연시간이 끝나고, 독자들을 위한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기념사진도 꼭꼭 찍어야 합니다.


남는 건 사진뿐이니까요.

 

 

 

 

 

 

 

정호승 시인의 열렬한 팬이라는 이 분께선 두 권의 책을 가져 오셨네요.


작가들에겐 이러한 팬과의 시간이 또 다른 보람이 되겠죠. 
 

 

 

 

 

 

 

시인을 만나 시를 접하고 인생에 힘이 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독자 모두가 부자만큼 넉넉한 마음을 가지게 된 시간이 됐길 바라 봅니다. 
 

 

 

 

 

 

 

제리도 이 날 시인과의 만남을 기억하고 싶다며 저를 바라보며 제 앞에 섰답니다.
 
집에 와서는 아들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읽어주며

 

직접 그 시인을 만나고 왔다고 이 사진을 자랑하던 제리.


‘오~~ 고뤠요~~~?' 하며 아들 녀석이 웃더라고요.
 

 

 

 

 

 

 

 도서관 입구 계단에 놓인 국화가 하도 예뻐서

 

시인의 발걸음을 다시 한 번 붙잡았어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해주시는 시인의 모습이

 

마치 맑디맑은 샘물 같았답니다.

 

 

 

 

 

 

 

 ‘꼭 정호승시인을 닮았네.’

 

하며 화분을 바라보는 제리를 위해 이 사진도 한 방 찍었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담벼락의 담쟁이들을 바라보는 제리를 따라

 

저도 빨갛게 물든 담쟁이들을 사진에 담아 보았답니다.

 

제리와 함께 정호승 시인을 만난 올 가을의 추억 한 편은 이쯤에서 마치도록 할게요.
  

 

"모든 존재는 외로움을 느낀다. 인간이기 때문에 외롭다.


외로움은 인간의 본질이다.


그냥 빗길 눈길을 걸어가라. 극복하려 말고 견딜 줄 알아야 한다.


자기 삶을 못 견디면 허물어진다.


견디는 힘을 가질 일이다. 그 견디는 힘이 시가 되어도 좋으리라.


시를 끄집어내어 스스로의 삶의 양식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 강연 내용 중에서-

 

 


 

 

 

 

글·사진 | 제리(이현희)

편집 | 꽃님이(강지수)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