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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다른 문화 같은 감동 - 2012 광명시평생학습축제 열두 번째 이야기, '놀고 맛보고 말하는 세계여행' 다문화 축제에 참여하다

 

 

지난달 14일, 광명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오전 11시부터 15시까지 '놀고, 맛보고, 말하는 세계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열렸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선착순 모집한 어린이들과 부모님 30여명을 대상으로, 베트남, 중국, 필리핀의 문화가 소개되고, 체험기회도 제공되었답니다.
  
그럼 먼저, '광명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대해 알아 본 뒤, 구경을 시작해볼까요?
 

광명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010년 1월 문을 연 광명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이 곳의 다문화 여성들은 출생 국가, 언어와 문화, 생활습관 등이 다르지만,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한국인 남편과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살아가며, 서로 크고 작은 공감대를 형성해오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부부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해 오고 있는 광명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특히,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이 한국 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하며, 나아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광명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수준별 한국어교실과 방문교육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문화가족통합교육, 다문화가족 취창업지원교육, 다문화가족자조모임, 개인가족상담, 다문화가족나눔봉사단, 통번역서비스사업, 언어영재교실, 다문화가족 자녀언어발달지원사업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다문화가족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 http://www.liveinkorea.kr/center/default.asppzt=mb&cc=gwangmyeongsi

 

 


 

 

 

 

베트남과 중국, 필리핀에서 이주해 온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주가 되는 '놀고, 맛보고, 말하는 세계여행' 은 광명시 평생학습축제의 일환으로서 진행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은 먼저 서툰 한국말로 각자 자국의 문화를 소개했습니다. 그리고는 참가자들에게 놀이와 음식, 언어, 전통복장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연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베트남의 문화를 배웠습니다. 사전에 준비한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또안티 흐엉' 씨가 기초 베트남어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신 짜오(안녕하세요?)"

 

큰 소리로 따라 하는 어린이들과 어른들. 처음 해보는 베트남 언어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비록 참가자들의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수업에 대한 집중도는 교실을 열기로 가득 메울 만큼 대단했답니다. 다른 곳으로 잠시도 눈 돌릴 틈이 없을 만큼 수업이 흥미진진했나 봅니다.

 

 

 

 

 

 

 

혹시 이 멋진 옷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베트남의 전통의상 '아오자이'입니다. 두 단어의 합성어인 '아오자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을지 유추해 보시겠어요? 이 옷을 찬찬히 보다 보면 감이 올 거예요! '아오'는 '옷'이라는 뜻이고 '자이'는 '길다'라는 뜻이거든요.
 

저 머리에 쓴 모자는 베트남의 전통모자인 '논'입니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이 모자는 베트남하면 '아오자이'와 함께 바로 떠오르는 베트남의 오랜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지요.
 

 

 

 

 

 

베트남의 전통장난감인 '잠자리'입니다. 요렇게 손끝에 올려놓으면 홀로 균형을 잡고 움직인답니다. 머나먼 대한민국 땅으로 이주해 와 한국의 삶에 정착하고 있는 베트남 여성들. 이 장난감처럼 균형을 잘 잡으면서 어렵고 고된 지금의 환경을 잘 헤쳐 나갈 거라 믿습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인 '베트남 쌈'을 준비해 온 '레티 흐엉(왼쪽)'씨와 '또안티 흐엉'씨. 전통의상을 예쁘게 갖춰 입은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베트남 식 이름표기법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앞 쪽이 성, 뒤쪽이 이름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 말인 즉 슨, 두 분은 ‘흐엉’이란 같은 이름을 서로 가졌다는 말이지요.
 
어린이 참가자가 많다는 점을 참고해, 강사님들은 '베트남 쌈'의 재료를 맛살, 햄, 오이, 양배추, 파프리카, 파인애플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선택했답니다. 물론, 베트남 음식에 빠지지 않는 재료 숙주나물은 기본으로 하구요.

 

 

 

 

 

 

엄마와 함께 '라이스페이퍼'를 뜨거운 물에 불려서 쌈을 싸먹는 이 어린이는 직접 만들어 먹던 이 '베트남 쌈' 의 맛을 잊지 못할 것 같네요.
 
 

 

 

 

 

중국문화 체험시간, 한영금 강사님의 ‘중국어 따라하기’ 차례가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성조에 맞춰 읽는 중국어를 신기해했습니다. 한국어에는 ‘성조’란 것이 없다 보니, 중국어가 어렵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말에 리듬이 있어 노래를 부르듯이 따라 읽는 게 정말 흥미로웠답니다.
 
강사님께서는 "중국어는 좌, 우뇌를 함께 쓰는 언어라 어려서부터 배우면 어린이들의 뇌 발달에 좋다."고 하시며, 광명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하는 중국어 무료 강의에 더 많은 어린이들이 참여하길 기대하셨습니다.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은 어린이들입니다. 왼쪽의 남자 어린이는 소황제가 쓰는 모자까지 쓰니, 중국영화에 바로 출연해도 될 것 같은 멋진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 전통의상들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 관람했던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도 생각났답니다.
 

 

 

 

 

 

요요를 생각나게 하는 이 장난감은 '죽방울'이라는 중국전통 장난감입니다. 옛날에는 직접 대나무를 깎아 만들었으나, 요새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게 대부분이라네요. 어린이에게는 태어나 처음 접해보는 놀이지만, 다들 너무 자연스럽게 가지고 노네요. 우리 어린이들은 다른 나라의 놀이를 빠르게 익히는 것만큼, 다른 문화도 빨리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이런 자리만 좀 더 자주 마련해준다면요.
 

 

 

 

 

 

전통의상 '바롱'을 입은 이 필리핀 여성들도 문화체험 행사를 도와주러 왔답니다. 직접 만든 푸짐한 음식들과 함께요. 모든 것이 다른 한국 생활에 정착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광명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같이 힘을 주는 곳이 있어 항상 밝은 표정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여성들에게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과 편안히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인 듯 합니다.
 
 

 

 

 

 

예쁜 '바롱'을 입은 엄마의 손을 잡고 무대로 가는 예쁜 여자 아이. 아이는 후에 오늘의 일을 전부 또렷하게 기억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의 뜻 깊은 체험이 가슴 속 작지만 고운 추억으로 남게 되기를 빌어봅니다.

 

 

 

 

 

 

필리핀의 언어와 문화를 배운 뒤, 전통 춤인 '티니클링(TINIKLING)' 을 체험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티니클링’이란, 두 개의 긴 대나무 막대를 두 사람이 양쪽에서 잡고 다른 사람들이 대나무 막대를 피하면서, 3/4박자의 리듬에 맞춰 안팎으로 뛰면서 추는 필리핀의 민속춤입니다. 저기에 발이 끼이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우리 어린이들은 폴짝거리며 곧장 잘 따라 하네요.

 

 

 

 

 

 

부코파이, 룸피아, 판싯, 컵케이크 등 여러 필리핀 전통음식을 맛보는 시간입니다. 꼭 뷔페에 온 듯 하죠?

 

 

 

 

 

 

 

부코파이와 판싯.
 
코코넛열매를 넣어 만든 필리핀 최고의 간식 '부코파이'. 달콤하고 고소해서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하는데, 제 입에는 너무 달더라고요. 생일을 맞으면 우리가 미역국을 먹는 것처럼 꼭 챙겨 먹는 필리핀 음식 ‘판싯’. 우리나라 잡채와 비슷해 제 입맛에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모든 참가자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었답니다.

 

 

 

 

 

 

아빠와 아이들이 다정하게 간식을 먹고 있는 이 가족은 필리핀 여성을 엄마로 둔 다문화가정입니다. 아빠는 엄마의 모습을 한 장 한 장 사진으로 찍어주는 다정하신 분이었답니다.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눈에 띄던 가족이었어요.

 

물론, 우리사회 곳곳에서 다문화가족과 관련된 문제들이 거론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의 단란한 일상을 꿈꾸며, 가족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러한 다문화 가정의 모습은 그런 문제들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베트남, 중국, 필리핀의 문화를 체험한 이 가족들은 필리핀의 대중교통수단인 '지프니'를 그리며 행사를 마무리하네요. 우리의 트럭과 비슷한 모습을 한 ‘지프니’는 실제로 버스와 같은 일을 하는 차입니다. 나라가 다른 만큼, 문화에도 이렇게 차이가 있네요.
 

 

 

 

 

 

모든 행사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참가자들의 손에는 필리핀의 전통음식인 ‘판싯’과 ‘룸피아’가 들려있습니다. 우리가 그녀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녀들이 도리어 이렇게 선물을 안겨줬네요. 많은 힘을 들여 만들었을 음식들일 텐데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가 먼저면 어떻습니까?

 

진심이 담긴 선물을 서로 주고받으며, 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바라봅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충분히 접하기엔 이번 '놀고, 맛보고, 말하는 세계여행' 은 어쩌면 그리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문화가정과 그 특유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우리의 ‘열린 마음’은 한층 성숙해졌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글·사진 | 렌즈로 보는 세상(김분호)
편집 | 꽃님이(강지수)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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