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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짧은 두드림, 긴 울림 - 2012 광명시평생학습축제 두번째 이야기, 다소니예술단의 찾아가는 음악회

 

 

 11일 저녁 7시, 광명시 평생학습원 2층 대공연장에서는 광명시 평생학습축제의 일환인 '다소니예술단'의 '찾아가는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어느 음악회의 공연시간보다 짧은 20여 분간의 노래, 그들의 세상을 향한 짧은 사랑의 두드림은 그 어떤 공연보다도 크고 긴 울림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다소니'는 '사랑하는 사람들' 이란 아름다운 뜻의 이름입니다. 이번 공연은 '다소니합창단'의 공연입니다. '다소니합창단'은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 35명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입니다.

 

 

 

 

 

 1995년 처음으로 합창단이 결성되었지만 미미한 활동을 해오다가 작년, 오케스트라단, 합창단, 뮤지컬단을 통합한 '다소니예술단'을 창단하고, 6월 11일에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창단연주회를 하였습니다.

 

 

 

 

  '다소니'라는 아름다운 이름에 걸맞게 수화를 하며 '혼자가 아니야'를 부르는 단원들의 모습은 너무 맑고 순수하고 가슴을 먹먹하게 해서 공연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혼자가 아니야

 

만약 내게 누군가가 와 준다면
그 사람, 그 사람은
아마 나를 많이 사랑해 줄 거야
그 사람, 그이와 함께 있는다면.

외로운 오후 우울한 기분도
혼자가 된 듯 쓸쓸한 마음도
다 잊을 텐데, 그 사람을 만난다면.
아직은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모르는 것뿐이야, 나의 그 사람은
날아갈 텐데, 나를 찾아 준다면.

내가 만약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 그 사람을
아주 많이 사랑해 주고 싶어요.
둘이서 외롭지 않게
매일 매일 둘이 함께라면
지금처럼 쓸쓸한 나날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거야.

외로운 날도 우울한 밤도
지쳐보여도 울고 있어도
안아 줄 텐데, 내가 그 곁에 있다면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나요.
알아 봐 줘요, 내게로 와요, 기다릴게요.
당신과 나는 혼자가 아니랍니다.

 

그렇습니다. 오랜 세월 그들은 혼자였습니다. 이제라도 그들을 혼자이게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비록 지휘자님이 앞에서 일일이 그들의 동작을 함께 하면서 지휘를 할지라도 노래하는 그들이나 구경하는 우리들이나 누구하나 그것이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 되어 만들어내는 선율에 우리들은 더욱 가슴 뭉클해져서 박수를 보내고, 또 박수를 보냅니다.

 

 

 

 

 

 찾아온 사람들은 적지만 박수 소리는 어느 공연보다 컸던 '다소니합창단'의 공연.

 

 

 

 

 

 두 번의 앵콜송을 듣고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 합창단이 우리들에게 마지막 노래를 들려줄 때는 그들도, 우리도, 이보다 더 아름다운 음악은 없을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들이 무대를 뜰 때까지 쉼 없이 박수를 보내고, 그렇게 공연은 마무리 됩니다.

 

 

 

 

 

 몸이 불편한 탓에 우리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이 많았을 게 뻔한 '다소니합창단'의 활동.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박은정 단장님의 따뜻한 사랑을 먹고 자란 단원들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작년 제19회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 전국장애인 합창대회에서 금상을 받게 하였을 것입니다.

 

 

 

 

 

 공연을 시작하면서 박은정 지휘자님은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지체장애인들이 아니라 지적장애인들로 이루어진 합창단이라, 이렇게 화음을 맞추어 발표를 하는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20여 분의 짧은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지휘자님의 말씀에 모두가 공감하는 박수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먼저가 아닌 그들이 먼저 두드린 사랑의 노크 소리로 가득했던, 작지만 따사로운 자리였습니다. 그들과 우리, 모두가 함께해서 행복했던 기억이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박은정 지휘자님 모습에서도 단원 사랑이 엿보입니다. 자신이 지체장애 5급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라 그 사랑이 더 애틋할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것이 아니라도 그녀의 표정만 봐도 가슴에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그런 지휘자님의 애틋한 사랑과 '노래 잘 들었다.'는 관객들의 인사에 부끄럽게 웃는 단원들의 모습에서 '다소니예술단' 의 찾아가는 음악회가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꼭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사진 | 렌즈로 보는 세상(김분호)

온라인 시민필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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