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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작가의 소리를 듣다 - 광명시 서양화 작가들의 개성있는 작품들, 제14회 빛그림전

 

 

차를 타고 지나가다 우연히

시민회관 전시실 벽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았다.

 

<빛 그림展>. 익숙한 전시회 이름이다.

 

다행히 여유가 있어 잠시 방문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익숙한 전시명에 의한 이끌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작가가 작업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총 8명.

작가마다 각기 개성도 다르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도 다르듯이

관람객도 취향과 미술적 안목이 다 다르니

어떤 작품이 더 좋거나 나쁘다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은 힘들다.

 

천천히 전시장을 돌며 나름대로 작품을 읽어 보기로 한다.

텍스트가 아닌 것을 읽는다?

그렇다. 때로 우리는 글에서 음악을 듣고,

그림에서 작가가 말하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비 오는 평일이라 그런지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은 별로 보이질 않는다.

할아버님 한 분이 미술관으로 들어가시는 듯해서, 따라 들어가 보기로 한다.

 

 

 

 

 


 

* 고미송作 /기다림/Mixed Media

 

 화이트 색조가 많이 섞인 바탕 위에

잎사귀와 여러 다른 재료를 믹스해 구상한 작품.


 

 

 

 

 

작품명을 읽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기다림은 어떤 것일까?'

상상해 본다.

 

 

 

 연을 소재로 한 그림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개성을  갖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연잎에 연 꽃잎이 하나가 이렇게 떨어져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혹여 라도 작가가 관찰을 기초로 해 그렸다 하더라도

그것을 눈여겨보는 감성을 지녔다는 것이 놀랍다.

 

 여느 연 잎들과 달리 섬세하고 여린 감정이

연잎에 살포시 놓은 꽃잎으로부터

느껴진다.

 

 

 

 

 

자주빛과 올리브 그린(연두, 초록 계열)의 두 연잎 연작은 -

두 색감이 대조적임에도 강렬하기 보다는

한 점, 한 점, 사람의 시선을 머물게 하는 힘이 있다.

작품 표면은 미디엄을 사용하여 표면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좀 더 차분하게 전해진다.

 

 

 

 

 

 

 

 


* 김수연作/작은 시인/Mixed Media


생명을 다한 잎에서 죽음이나 노쇠함이 연상되기보다는
그 전에 힘차고 싱그러웠던 그 시간들이 읽혀지는 건 왜일까?

 

 

 

 

 

 

 

* 이호열作/자연/Oil on Canvas

 

 이호열 작가는 나이프 작업이 많다.

구태여 세세한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그가 시원하게 나이프로 그려내는 자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시원해지게 하는 듯하다.

가까이 보기 보다는, 

멀리 있는 원경...어떤 풍경일지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내가 볼 때는 푸른 산의 능선 같다.

 작가가 의도한 것과 달라도

보는 이의 심상으로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또한 의미 있는 것이란 생각.)

 

 

 

 

 

어떤 자연이 연상되시나요?

 

 

 

 

 

 

 

* 유창호作/좋은 날들/Watercolir on Paper

 

 '작가는 어떤 것을 생각하며 이 작업을 했을까?'

제목을 통해 거꾸로 작가의 작업 전의 마음을 느껴본다.

 '현재의 자신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

잘리어간 나목과 그 뒤의 배경이

현재의 자신과 대비되어

화려했던 지난 날들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건 아닐까?

 

삶에 있어서 끝까지 찬란하기는 쉽지 않다.

그 보다는 지난 시절의 영광을 회상하며 그리워 하는 게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가지가 잘려진 나목 뒤로,

 같은  마치 분재 같은 모양이 패턴처럼 반복.

'다양한 칼라가 지난 날의 화려함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그렇다고 하기엔

'분재처럼 자유롭지 못해 갑갑함이 느껴지는 대상을 그린 이유는 뭘까?'

생각해 보게 된다.

 

 

 

 

 

 

오브제를 이용한 작업.

못과 실제 소녀 시대에 대한 기사를 이용한 작품으로

개념 미술적인 느낌도 든다.

 

 

 

 

 

 

* 이기복作/동행/Mixed Media

 

 

 

 

 

 

요즘은 디지털 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수많은 열쇠를 가지고 다니는 현대인들을

이런 식으로 표현 했다는 게 재밌다.

 

 

 

 

 

이 작가의 작품은 언뜻 보면,

 약간의 촌스럽기도 하고

약간은 '기교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작품을 보면서 저절로 자신의 경험과

작가의 경험이 오버랩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우리는 작업을 자신의 기교를 보여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작가의 기교가 떨어져서 이렇게 표현한 것은 아닐 것이다!ㅎㅎ)

작가와 관람객이 서로 교감하는 그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 탁용준作/여름날의 추억/Oil on Canvas

 

 

 

 

 

 

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 아주 오래 전 풋풋했던 첫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과 시간들이...!

 

 

 

 

 

 

 

이 그림을 보면서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면 누구와 입맞춤했던 시간을 떠올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비밀~! ^^)

 

 

 

 

 

 

 

이건 취향 문제지만,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마치 동화 일러스트는 보는 듯하기도 하고...!

 

 

 

 

 

 

 

* 이종혁作/무제/종이 위에 먹

 

 

 

 

 

 

사슴의 눈을 보면,

사슴이 전하는 전설 속 이야기를(눈을 통해)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개성도 확실하고,

먹빛과 채색된 색감이 은은하면서도 깊이감 있게 느껴진다.

 

 

 

 

 

 

 

* 이남령作/환희의 송가/Oil on Canvas

 

노란 꽃과 벌들과의 에너지 교류가 느껴지는 듯하다.

식물과 곤충들의 표면적인 모습이 아닌,

마치 곤충과 식물들의 氣 사진(킬리안 사진)을

 보는 듯도 하다.

 

 

 

 

 

 

처음엔 이 전시를 <광명 사생회>와 착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럴만한 것이

이중에 안면이 있는 작가 세 분은

광명에서 미술 작업과 전시 미술 지도 등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로,

여러 전시에 참여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빛그림展>은

1995년 서양화 전공자들이 주축이 되어 창립한 모임이다.

광명에서 오랜 시간 꾸준히 작품 발표를 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시에서 느꼈듯이

 이번 전시에서도 같은 아쉬움이 있었으니...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을 멋쩍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관람객이 오든 말든 전시장 데스크에 앉은 사람들은

자신들끼리 이야기 나누기에 바쁘고,

취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불친절함이 느껴졌으니...

서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시를 여는 이유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공들여 그린 그림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함이 아닐까?

 

비가 와서인 까닭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전시를

일부러 시간 내서 찾아 갔다면, 반갑게 맞이해야 하는 것이고

또 자신들의 작품 설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보는 이들이 좀 더 맘 편히 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제14회 빛그림전'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2012. 9. 3.(월) ~ 9. 9.(일) 까지 전시합니다.

 

 

 

 

 

참고하세요!  광명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 단체

 

- 1991년 4월 청년 작가 20여 명이 손을 잡고 만든 빛꼴회[청색회]

- 1995년 서양화 전공자들이 주축이 되어 창립한 빛그림전

- 같은 해 회화를 지향하는 관내 학교의 교사와 동호인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광명화우

- 1997년 6월 김철환 화백의 문하생들로 구성된 철우회

- 야외 사생을 목적으로 1998년에 결성된 광명사생회

- 1996년 하안동 근로복지관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직장인들로 구성된 삶과 그림전

- 2001년 3월 광성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10명이 모여 결성한 수채화 동호회인 느낌이 있다.

- 한편, 1998년 광명시에서 활동하는 서예가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광명서예가협회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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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