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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잠시 눈을 돌리면 보여요 - 여유 속에 보이는 광명시청의 그.림.들.

 

 

중고등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장마가 한 차례 쉬어가고,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작물이 말라감에 따라 농심(農心)도, 경제도 말라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날씨 탓인지 물가가 지난 해 대비 꽤나 올랐다는 것을 눈에 띄게 느끼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비가 내려, 농민도 서민도 한 시름 덜게 해주는 단비가 되어주었지요.

 

 

 

 

 (시청 본관 정문. 사회복지과 위치를 물어보시던 어르신이 모델이 되어주셨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단비는 곧바로 다시 무지막지한 더위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파란 하늘도 데리고 왔지요. 회색구름이 아닌 하얀 구름과 함께 거무튀튀한 하늘색이 아닌 새파란 하늘, 너무나 이쁜 하늘을요...

 

 

 

 

 (그날의 하늘)


간만에 보는 이쁜 하늘이었기에 저는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늘과 노을을 좋아하는 제겐 자주 오지 않는 찬스였습니다. 하지만 어디를 찍어야 이쁠지, 좋은 곳을 찾아 이동하기엔 시간이 촉박하진 않을지, 도대체 어디를 찍어야 소위 말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는지... 기왕이면 내가 사는 곳을 찍고 싶은데....

 
광명에는 왜 그림이 될만한 곳이 없다고 느껴지는지... 더운 날씨 탓에 불평불만이 늘어갔습니다. 나무에 피었던 꽃들은 져버린 지 오래고, 보이는 것은 녹음(綠陰)뿐이라 더욱 그랬습니다. 찾고 찾다가 주어진 점심시간은 다 끝나가고, 복귀하려던 찰나, 매일 보던 시청이 어찌나 눈에 띄던지요.

 

 

 

 

(시청 본관 정문 옆모습)


광명시민이시라면, 광명시청을 적어도 한번쯤은 지나치셨을 겁니다. 그런데 혹시 시청 주변을 자세히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근 한 달을 매일같이 드나들며 생활하던 곳인데도 주변을 여유롭게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시청 자체가 저 같은 일반 시민들이 느끼기엔 딱딱하고 공적(公的)인 느낌이 강하며, 일이 있지 않은 이상은 자주 방문을 하는 곳이 아니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시청 제1별관 쪽)

 

하지만 딱딱한 장소라는 것은 편견이었을까요? 여유로이 바라본 시청은 저에게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방문하는 시민들을 반기는 듯 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광명고등학교 방면의 시청 후문)


후문으로는 계단과 평지로 이루어진 길로 나뉘어있어 휠체어나 자전거를 타고 오는 시민들과 어르신들까지 배려하고 있습니다.

 

 

 

 

(시청 후문, 계단을 오르지 않고 쭉 따라오면 나오는 길)


이곳에는 초록빛 내음이 가득한 산책로 느낌의 자그마한 길과 쉬어갈 수 있는 의자와

 

 

 

 

(시청 후문, 시청으로 바로 오를 수 있는 계단)


바로 앞에서 내리쬐는 햇살을 가득 느낄 수 있게 하는 감성 충만한 계단이 있습니다.

 

 

 

 

(시청 후문, 식당 쪽의 계단)

 

그리고 마지막 계단 위엔 나무 두 그루가 엇갈려 서서 시청 건물로 향하는 시민들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시청 후문, 광명고등학교 방면의 뒷 길)


자그마한 산책로 바닥에는 매미가 탈피한 흔적도 보이네요. 편의와 미적 요소를 가진 것은 비단 후문만이 아닙니다.

 

 

 

 

(시청 정문 앞)


시청을 들어서는 입구에는 화사한 꽃들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뤄 오는 이를 맞이하며,

 

 

 

 

(시청 내 차도)

 

이 길의 느낌은 나갈 때나 들어올 때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종합 민원실 앞)

 

“그저 파란 하늘 때문에 이렇게 보이는 것 아니냐"라고 물으실 수도 있겠지만, 시간에 흐름에 따라 시청은 또 다른 '그림'을 만들어 냅니다.

 

 

 

 

(시청 본관 정문)


낮에 보았던 맑고 파란 하늘은 어느덧 지고, 점점 불그스름하게 물들어가면서 노을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시청 정문 앞)


비록 사진엔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지만, 노을이 지는 광경은 애틋하게 느껴졌으며,

 

 

 

 

(시청 정문 앞 벤치)


바로 앞 벤치는 해가 지는 때라 더욱 애틋한 느낌으로... 오르막길을 오르는 그대에게...

 

 “조금 쉬어가세요.”  

 

 

 

 

(시청 앞 사거리. 귀가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무겁고도 지쳐보였다.)


그저 하늘이 이뻐서 꺼내들었던 카메라는, 나에게 하늘과 풍경이 만드는 '그림'을 찾아가라며 재촉했지만, '그림'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더불어, 평소 여유도 관심도 없이 지나치곤 했던 시청과 그 주변의 아름다움에 대해 일깨워주었습니다.


내가 사는 광명은, 그리고 광명시청은 때에 따라 편의를 제공하기도 하고, 시선에 따라 '그림'을 만들어 내기도 하며, 생각 이상으로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사람이 있는 곳이야 매한가지 일 것인데, 이전에는 무어가 그렇게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딱딱하고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던 시청과 시청주변.... 어쩌면 나 자신이 만들어냈던 거리감이 아닐까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 * *


2012년, 여름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마침으로써 시청에 대한 글을 써보자 하여 시작한 글입니다. 홍보실에 배치를 받고 평소 관심 있던 사진 관련 업무들... 소식지, 광명시 블로그, 시민필진.... 신기하게도 제게 딱 맞는 곳을 배치 받은 거죠.


일을 하는 내내 재밌었습니다. 사람도 좋고, 일도 좋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요. 거기다 시민필진을 해보라는 말씀을 듣고 지금 이렇게 글도 쓰고 있구요. 이제는 아르바이트를 모두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지만, 너무나 아쉽고 아쉽습니다.


저는 처음 시청이라는 곳을 접했을 땐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이미지가 많이 변했기에 제가 느꼈던 인식의 변화를 사진과 글을 통해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일반 시민들에겐 시청이란 곳 자체가 딱딱하고도 어려운 곳이라고 느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사람이 지내는 곳은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정이 있고, 웃음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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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지내다 갑니다.

 

 


 

글·사진 | 마기(강진욱)

온라인 시민필진 2기

Blog http://magina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