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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소통/문화 · 공연

또바기, 만해를 읊조리다. - 만해문학박물관과 만해기념관으로 떠난 또바기독서회 문학기행

 

 

해마다 5월이면


중앙도서관독서회에서 문학기행 행사가 있다.

 

올해는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만해 문학박물관'과

 

'만해기념관'이 있는 백담사에 다녀왔다.

 


 

 

 

아침에 눈을 뜨니 맑은 하늘과 선선한 기온,

 

오늘의 여정이 기대된다.

 

모든 여행은 설레기 마련.

 

발걸음 총총 집을 나선다.

 

 

 

 

 

여기서 잠깐! 또바기 독서회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소개합니다.

 

또바기 독서회는 2005년 발족된 광명시중앙도서관 소속의 일반인 독서회로, 한 달에 두 번 (둘째 넷째 목요일 10시) 도서관에 모여 독서토론을 합니다. 영화감상 후 토론, 산상토론, 문학기행을 실시하며 작가초청 강연, 문집발간(시, 소설 수필, 기행문, 독서 감상문)등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관련 포스트 : 설레는 아침에 또바기를 만나다

 

 

 

 

 

아침7시30분,
 

부지런한 몇몇 회원들이 도착하고
 

오늘 하루 일용할 양식도  출발을 기다리는 중.

 

 

 

 

 

 버스도 도착했다.

 
8시 출발,

 
저 분홍색 버스와 함께 오늘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달리던 버스를 잠시 세워보자.


휴게소에 도착하여


낯선 곳에서 낯선 바람을 머금으며 좋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두자.


여행 후 자꾸자꾸 들여다 볼 추억의 한 컷을...

 

 

 

 

 

달리는 차 안에서 독서회 문학기행 참여자들은

 

졸지 않아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만해에 대한 약간의 공부를 하면서 가니

 

어느새 만해문학박물관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만해의 흉상이 우리를 맞아준다.

 

불교인, 독립운동가, 문학인으로서의 면모가

 

얼굴 표정에서도 보이는 듯하다.

 

'반갑습니다.'

 

 

 

 

 

음~ 초록 풀 냄새.

 

주변은 잔디가 잘 조성되어 있어 정갈한 분위기.

 

회색 빛 벽에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가 새겨져 있다.

 

멋스러운 분위기.

 

동판에 새겨진 시를 하나하나 읽어본다.

 

왼편의 벤치도 시를 읽고 있는 중이다.

 

 

 

 

  

원고지 속에 무슨 시가 쓰여 있었던가?

                                                

   내게 말을 걸어 올 것 같은 너.

 

꽃을 보다가 그만....
 

 

 

 

 
수학여행 온 여고생들의 빨간 젊음이 또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교과서에 나오는 만해 한용운을 만나러 왔으리라.

 

내게도 이렇게 풋풋한 시절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였더라.

 

 

 

 

 

목어는 혼자서


만해의 시를 읊조리고 있었나보다.

 

 

 

 

 

 그 옆에서


만해의 애국심을 품어 안은 종은 소리 내지 않는다.

 
다만 묵묵히... 말이 없다.

 

 

 

 

 

박물관 뒤로 흐르는 저 물과, 울울창창한 나무들도 알고 있으리라.


만해의 독립투쟁, 그 절절한 역사를.

 

 

 

 

 

 안으로 들어가 보자.

 

그의 신념과 철학이 엿보이는 시와

 

 

 

 

 

친일하는 동족들과 변절자들에 대한 그의 분노와

 

올곧은 마음을 뱉어낸 시가

 

거기,

 

호통 치듯 우뚝 서 있다.

 

 

 

 

 

감옥에서도 일관되게 조선독립의 이유를 강변했다.
(만해의 이념과 사상을 그림으로 그려놓음 )
 

3.1 독립 선언으로 일제에 피체된 한용운은 일제의 회유, 전향 요구를

 

완전히 거부하였다.
 

오히려 그는 독립의 타당성을 논리적으로 집필한
 

'조선독립의 이유서'(조선독립의 감상)를 작성하였다.

 

 

 

 

 

 꾹 다문 그의 입술 사이로
 

<님의 침묵>이 금방이라도 흘러나올 듯 하다.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배기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5월의 초록과 함께

 
흐르는 물소리에 홀리어 발을 담가보는 한 사람.

 

 

 

 

어린 머루  열매,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는 아가 같다,

 

넓은 잎은 

 

어린 것들을 그윽이 바라보고,

 

 

 

 

 

햇빛 구르는 담벼락,

 

담쟁이 넝쿨이 말을 건다.
 

뜰의 항아리 한 가족이 정겹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항아리들이 웃어준다.

 

 

 

 

 

우리도 기념사진은 필수!

 

개구리 뒷다리~ 를 외치라 했건만

 
모두들 카메라 앞에만 서면 굳어지는가!

 

아핫, 나만 없다.

 

.............

 

 

 

 

 

만해박물관을 떠나

 

근처의 백담사로 향했다.

 

초파일을 앞두었던 사찰은 수많은 등으로 북적인다.

 

 

 

 

 

말로는 많이 들었으나 처음 와 본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이 다리를 건너야 백담사에 들어간다.

 

하나 둘, 하나 둘...

 

 

 

 

사찰 옆을 흐르는 계곡에는
 

누군가 쌓아놓은 작은 돌탑들이 장관이다.

 

 

 

 

 

부처님께 소원을 빌며,

 

 

 

 

 

만해를 만나러 기념관에 들어서는 마음이 경건해진다.

 

 

 

 

 

'만해기념관' 입구.

 

"인도에는 간디가 있고 조선에는 만해가 있다."

 

 

 

 

만해 한용운

 - 불교인, 문학인, 독립운동가 -

 

1987년 부친 한응준과 모친 온양방씨 사이의 2남으로 충남 홍성에서 출생하였다. 6세 때 한학을 수학하였고 9세때 통감, 대학, 서상기, 서경등을 공부한 신동, 천재였다. 14세 때 전정숙과 결혼 18세에 가출하여 보은의 속리사로 입산 하였다. 25세 때 세계일주를 위해 시베리아행 도전 32세에 <조선불교 유신론>을 탈고 하였다. 47세에 오세암에서 <님의 침묵>탈고. 그토록 염원하던 조국의 독립을 한해 앞두고 1944년 66세 때 심우장에서 입적. 유해는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됨.

 

 

 

 

 

백담사 계곡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고요의 숲 길.

 

아마 사찰 작은 방에  머물렀던 어떤 이도


고뇌하는 한 인간으로서 걸었으리라, 이 길을.

 

더덕향 달려드는 숲길을 걸으며

 

오늘의 여정이

 

막을 내린다.

 

 

 

 

글·사진 | 제리(이현희)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