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비오는 날의 수채화 - 비에 젖은 라일락 꽃잎 같은 출근길 : 광명7동~광명2동의 골목골목

 

 

언제부터 내렸을까요?


오후부터 내린다던 비가 이른 아침, 알람 소리가 되어 나를 깨웁니다.
 
오늘은 뭘 입나, 아침은 뭘 먹나, 고민하며 신문을 펼쳐봤어요.
 
헉!  세상 고민이 와르르~~ 쏟. 아. 진. 다.

 

어떡하죠?

 

 

 

 

 

 서울 흐리고 비, 전주 흐리고 비, 대구 흐리고 비...
 

 

 

 

순간,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빗물이 중얼거립니다.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신문 속 고민들을 남겨 두고 집을 나서는 시간, 오전 10시.
 
촉촉이 젖은 거리를 두드리는 발소리가

 

유난히 경쾌하게 울리는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곧미녀의 출근길.

 

비오는 날의 수채화라는 이름으로 카메라에 담아 볼까요?

 

 

 

 

 

비 내리는 하늘은 그 나름의 우중충한 매력이 있어 좋아합니다.
 
하지만, 작은 3단 우산 하나에 가려져 버린다는 단점도 있다는 거.
 
손을 바꾸려다 우산이 흔들렸어요.
 
아슬 아슬~ㅎ

 

우산 위에 매달린 빗방울들이 필사적으로 춤을 추는 것 같이 보입니다.

 

 

 

 

 

 집에서 100 미터 쯤 내려오면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는 골목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오래된 연립건물의 계단들이 빗소리에 맞춰 줄지어 늘어선 이곳에서는

 

누군가와 마주치기란 길을 걷다 동전을 줍는 것만큼 확률이 낮은 일이에요.
 
내가 지나는 시간에는 항상 그렇다는 거죠.

 

 

 

 

 

 옥상에서 빨래 널기를 좋아하는 할머니가 사는 집에 다다르면 골목이 끝나고 말아요.
 
부지런한 할머니의 빨래가 오늘은 비 때문에 집안에서 마르고 있겠죠?
 
담장 너머로 새어나오는 라일락 향기에도 오늘만큼은 비릿한 비 냄새가 배어나오는 걸 보면,

 

아마도 내 생각이 맞을 거예요.

 

나도 비 때문에 뒤뜰에 빨래를 널지 못했거든요.

 

 

 

 

 

 수레에 고정된 우산을 쓰고, 베이지색 비옷을 입은 야쿠르트 아주머니는

 

 언제나 같은 시간에 이 길을 지납니다.

 

정해진 코스를 돌며 배달을 해야하는 일과가 비가 내린다고 바뀔 리 없을 테니까요.
 
빗물에 아른거리는 그림자가 아주머니의 걸음 따라 흔들립니다.
 
비오는 날 출근길은 언제나 그렇듯이 내 그림자도 흔들흔들~ 술 취한 듯 걸어갑니다.

 

 

 

 

 

저번 주말에 키 작은 할머니가 심어놓은 고추모종들은 달달한 빗물을 마시느라 바쁘네요.
 
찰칵거리는 카메라 소리에도 미동조차 없는 걸 보면...

 

한 달쯤 뒤엔 제법 키가 클 테고, 가을엔 고추가 주렁주렁 열리겠죠?

 

그 모습이 해마다 우리 집 뒤뜰 고추나무와 너무 비교가 되서 속상했었거든요. ㅜ.ㅜ

 

 

 

 

 

일방통행이라고 쓰인 거 보이죠?
 
그 글자를 비웃듯, 그 위로 거꾸로 흐르는 빗물들과

 

마치 아기들의 발자취처럼 통통거리며 튀어 오르는 빗방울들입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에요.
 
15분 정도 걸리는 출근길에서, 그것도 걸어서 가야만 볼 수 있는 멋진 모습 중 하나랍니다.

 

 

 

 

 

곧미녀의 출근길, 이제 절반 왔어요.
 
여기서부터는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조금 정신이 없어지죠.
 
광명7동에서 광명4동을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광명3동으로 가게 되니

 

출근길이 정말 복잡하죠?

 

 

 

 

 

비틀즈 멤버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진이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우산 속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저마다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는 발걸음으로 바쁘게 길을 가고 있네요.

 

 

 

 

 

횡단보도를 건너 광명 3동에서 만난 멋진 자동차.
 
보닛과 앞 유리창에 내려앉은 벚꽃들이

 

마치 꽃잎으로 자동차를 수놓은 듯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꽃을 쓸어버리지 않은 걸 보면, 차 주인이 아마 꽃을 좋아하는 사람인 듯합니다.

 

주인의 배려로 꽃구경을 제대로 하고 온 것 같죠?

 

 

 

 

 

비가 오는 날이면 가게 앞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죠.
 
이곳 화분들도 온 몸으로 빗물을 들이키느라 바빠서 사진찍는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네요.
 
도로 바닥에 지그재그로 그려진 노란 선. 보이나요?
 
직선일 때보다 지그재그로 그려놓은 곳에서 사고율이 낮아진다고 해요.

 

또 이곳은 어린이 보호구역(초등학교 앞)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구요.

 

 

 

 

 

초등학교에 핀 꽃이 담장 너머까지 손을 내밀고 있네요.
 
오늘은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않는 토요일이라 심심했나봐요.
 
길게 뻗은 가지 끝에 매달린 꽃들이 같이 놀자고 손짓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텅 빈 운동장에 비가 내립니다.
 
학교 담 너머로 손짓을 하던 꽃처럼 운동장도 심심한 듯 풀이 죽어 있는 것 같죠?
 
카메라 너머로 자세히 보니...

 

넓은 운동장에 가득한 빗방울들이 뛰어 놀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 대신 학교에 놀러 온 빗방울들이 조금 더 소란스럽게 떠들어 줬으면 좋겠네요.
 
그 소리에 꽃들이랑 운동장이 심심하지 않을 테니까요.

 

 

 

 

 

핸드폰 속 세상과 만나느라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하는 아이입니다.
 
무얼 하고 있는 걸까요?
 
평일이었다면, 알록달록 예쁜 우산들로 시끄러웠을 학교길에서.
 
파란 우산만큼이나 아쉬운 출근길입니다.

 

 

 

 

 

비가 내리고 흐린 날이면 마음까지 우울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흐린 날이 지나야만 햇살 가득한 날들이 찾아온다는 것도 알고 있겠죠?

 

거리 위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막아주는 우산처럼

 

즐거운 생각으로 우울하고 흐린 마음을 가려보세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 할 수 있는 즐거운 생각.

 

찾으셨나요?

 

 

 

 

 

어린이 보호구역이 끝나는 동시에 곧미녀의 출근길이 끝나는 지점이에요.

 

비오는 거리를 카메라에 담느라 오늘은 출근하는데 30분가량이나 걸렸어요.

 

희망찬 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으며 걸어온 길.
 
시속30km 라는  조금은 느린 듯 한 속도로 가다 보면,

 

그 동안 놓칠 수밖에 없었던 풍경들도 보일 거예요.
 
한번쯤 그 풍경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잊을 수 없는 기억에..."
 
비에 젖은 라일락 꽃잎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될 곧미녀의 출근길이었습니다.
 
당신의 출근길은 어떤 모습인가요?

 

 

 

 

[비오는 날의 수채화 - 비에 젖은 라일락 꽃잎 같은 출근길 : 광명7동~광명2동의 골목골목]

글·사진 | 곧미녀(김경애)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1기
Blog http://blog.naver.com/hvh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