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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소소한 일상

다시 보고 싶은 광명의 사계

 

 

 

막내의 대학 입학과 함께 머무르게 된 빛의 도시 광명,

이곳에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세 번이나 보냈습니다.

 

광명 정착 요인이 되었던 막내가 이곳을 떠나 먼 곳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원생활을 꿈꾸던 우리 부부는 이제 시골에 터를 잡게 되었습니다.

 

서울의 변두리보다 더 서울 같은 광명이지만

고향의 포근함을 간직하고 있는 광명의 이곳저곳을 3년 넘게 드나들며 보았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동안 평범한 광명시민으로 또 광명시민필진으로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광명의 아름다운 모습을 말입니다.

 

 

 

 

 

 

제게 있어 광명의 봄은 언제나 옥길동 미나리꽝으로부터 왔습니다.

 

따스한 봄날 아파트에 갇혀있는 것이 갑갑하다 싶어 무작정 찾아간 광명스피돔 건넛 마을 옥길동,

그곳은 구불거리는 논둑을 따라 어릴 적 보던 봄나물을 캐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평화롭습니다.

 

 

 

 

 

또 50여 년 전 아버지가 하시던 일이었던 논둑을 가래질하는 사람을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논둑도 거의 반듯하게 정비되었고 모든 농사일이 대부분 기계화된 지금,

서울과 가까운 광명에서 이런 모습을 보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 즐겨 찾는 곳이 되었지요.

 

 

 

 

 

 

그렇게 옥길동의 봄이 깊어간다 싶으면, 어느덧 벚꽃 피는 계절이 돌아오고

 

 

 

 

 

도덕산 자락은 벚꽃과 황매화의 물결로 출렁입니다.

 

벚꽃과 황매화 꽃 아래 나물 캐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바라보는 즐거움에 젖어 있다

보면 어느덧 오월로 접어들고 도덕산 정상에는 철쭉이 피지요.

 

 

 

 

 

비 내리다 그친 날 찾은 도덕산 도덕정은

광명 8경 중 제1경이라는 말이 썩 어울리는 자태로 아름답습니다.

 

 

 

 

 

 

도덕산 정상의 철쭉이 지고 여름이 깊어 가면 광명의 습지인 안터생태공원의 여름도 깊어갑니다.

 

아파트를 나서 5분도 걷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안터생태공원은 자연의 솜씨에 사람의 정성을 더 해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이 펼쳐지는 곳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즐거워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여름이 지나고 바람이 조금 서늘해지면 옥길동 미나리꽝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일 년 내내 미나리를 길러내는 곳이지만 마지막 미나리를 거둬들이는 손길이 바쁩니다.

이런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은 팍팍한 도시생활에 마음이 건조해졌다 싶을 때

힐링을 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지요.

 

 

 

 

 

 

미나리를 거두는 손길이 바빠지면 목감천과 도덕산의 가을도 깊어집니다.

 

 

 

 

 

목감천에 갈대꽃이 피고 바람 끝이 차가워졌다 싶으면

가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바빠집니다.

 

 

 

 

 

그 바쁜 걸음따라 가을은 더욱 깊어져 도덕산에도 단풍이 들고 낙엽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낙엽을 밟으면서 옛날에 선비들이 모여 도덕을 논했다는 설이 있는

그곳에서의 삶을 생각해보는 날들도 있었습니다.

 

 

 

 

 

 

쌓이는 낙엽만큼이나 많은 상념의 날들이 지나고 겨울로 접어들면 도덕산에도 눈이 쌓입니다.

 

 

 

 

 

그 눈 속을 걸어 찾아간 영회원에서는

차가운 눈밭에 홀로 누운 강빈의 이야기에 가슴 떨렸던 순간도 있었지요.

 

영회원은 소현세자 빈인 강씨의 능이지요.

능에는 봉분, 혼유석, 문인석, 석마, 석양, 석호 등이 있으나 비석과 정자각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왕비로 남았으면 정자각과 비각, 홍살문이 위용을 뽐냈을 텐데 말입니다.

탐욕스런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매장당한 강빈의 능에서

한설만큼 마음이 차가웠던 날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영회원의 한설 속에서 겨울은 깊어져 광명의 아름다운 곳인 한내(안양천).

겨울이 되면 철새들이 이곳에서 둥지를 틉니다.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민물가마우지, 청둥오리, 중대백로 등 다양한 철새들,

하얗게 내린 눈과 구불거리며 흘러가는 물줄기,

작은 섬이 된 모래더미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에 해가 빠지는 줄도 모르고

그곳에 머물렀던 추억은 먼 훗날을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광명의 곳곳을 이곳에서 오래 산 시민들보다 더 많이 돌아보았을 것 같은

제가 광명을 떠나 기억에 남는 몇 곳을 다시 더듬어 보았습니다.

 

광명은 그저 잠깐 머문다는 생각으로 살게 되었던 도시지만

막상 떠나고 보니 광명의 산과 들, 골목들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섭섭하기 그지없습니다.

특히 시민필진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곳에 머물게 될 날이 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풍성한 광명전통시장과 함께 광명의 아름다운 사계절의 모습은 오랫동안 그리울 것 같습니다.

 

 

 

 

글·사진 | 렌즈로 보는 세상(김분호)
온라인 시민필진 2기

Blog http://blog.daum.net/helim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