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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사람사는 이야기

어머니의 향기가 담긴 그리움을 쑤다 - 호박죽을 만들었어요

 

 

 

시장에 간 어느 날, 먹음직스러운 노란 호박이 내 눈에 들어왔습니다.

 

 

 

 

 


광명전통시장에 가면 없는 게 없습니다.

계절별로 제철 과일과 채소. 생선, 고기 등 모든 것이 풍성하지요.

특히 이런 늙은 호박은 대형할인점에는 없을 것 같죠?

전통시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귀한 몸이랍니다. ^^

 

 

 

 

 


겨울이면 늙은 호박으로 죽을 쑤어 주시던 엄마의 그리운 내음이 떠오르곤 하는데요,

호박을 보니 그 향긋한 호박죽이 먹고 싶어졌어요.

한여름 따갑게 쪼아대는 햇살을 먹고

단단하게 제 테두리를 일궈낸 호박의 겹을 침범하고서야 그 속을 만날 수 있지요.

 

 

 

 

 

여름내 그 누가 볼세라 결을 단단히 붙들고 꼭꼭 여몄던 속을 만천하에 보이고

또한 가득 품었던 향기를 울음처럼 터트리고 맙니다.

꼭꼭 숨겨 놓은 씨앗들은 마치 엄마 품에 안겨 있는 강아지들 같았어요.

이제 호박죽을, 어머니 향기 담긴 그리움을 쑤어 볼까 합니다.

먼저, 껍질을 벗기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습니다.
 

 

 

 

 


껍질을 벗기니 속살을 드러낸 호박이 한층 더 곱습니다.

한 개의 호박을 한 번에 다 먹을 순 없겠죠?
먹을 만큼만 남기고 나머지는 한 번씩 먹기 좋을 양 만큼씩 나누어 담아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껍질을 벗긴 호박은 두어 번 찬물에 씻어 줍니다. 많이 씻을 필요는 없어요. 
 

 

 

 

 

여기서 잠깐! 늙은 호박에 대해 살펴볼까요?
 

호박은 박과에 속하는 덩굴성 1년생 초본 식물로 10월~12월이 제철이지요.
크기가 크고 몸체에 윤기가 있으며 껍질이 단단하고 담황색을 띤 것이 좋습니다.
호박은 잘 익을수록 단맛이 증가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비타민 A가 되는 카로틴과 비타민C, 칼륨, 레시틴 등이 풍부하답니다.
수분조절에 효과적이어서 산후에 즙을 내먹기도 하지요.


 

 

 

 


자, 다시 호박죽을 만드는 냄비 앞으로 왔습니다.
넉넉한 냄비에 호박이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끓여 줍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단단함이 물러지더라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요.

호박의 향내와 입안을 점령하는 호박 본래의 맛은 호박넝쿨에 달려 있던
시절부터 호박의 내용을 차곡차곡 채우던 것이었으니까요.

 

 

 

 

 


이제 끓기 시작합니다.

단단함의 결은 무너지지만, 호박의 그 밑바탕은 그대로입니다.
실망하지 말아야겠죠?

 

 

 


 


푹 익은 호박은 이제 변신을 꿈꿉니다.

절대 본질의 결을 버리지 않는 호박의 변신은 무죄!

푹 삶긴 호박은 주방도구를 이용하여 곱게 으깨 줍니다.

 

 

 

 

 


그리고 미리 씻어 불려 놓은 쌀을 믹서기에 드. 르. 륵, 드. 르. 륵~~세 번 정도만 갈아 줍니다.
너무 곱게 갈면 호박죽의 맛이 떨어짐을 경험으로 알게 됐지요.

그러니 거칠게 다뤄(허걱~ㅎㅎ) 아니, 거칠게 갈아 줍니다.

 

 

 

 

 


거칠게 간 쌀을 삶아진 호박에 넣고 꼼꼼하게 저어줍니다.

호박죽을 쑬 때는 저어주는 일을 쉬면 밑바닥에 눌어붙지요.

그러니 꾸준히 정성 들여 저어주어야 하는 것 잊지 마세요.

어느 정도 끓으면 냄비 안에서 만난 호박과 쌀이 익어 폭폭 터지며 용암처럼 끓어 오르는데요.

그때 설탕과 소금을 적당히 넣고 한소끔 더 끓이다가 불을 꺼주면 ~~

 

호박죽 완성!

 

 

 

 

 


예쁜 그릇에 담아 동치미나 시원한 배추김치와 함께 먹으면

엄마가 해 주시던 호박죽과 똑같은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지지요.
 

 

 

 

 

 

 

 

 

 

 

글·사진 | 제리(이현희)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http://blog.naver.com/hyunhi1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