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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콘서트]가을에 음악을 수놓다 - 광명동굴에서 열린 가을 행복 콘서트

 

 

 

 

가 열리는 현장인 광명동굴로 가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가을비가 서해안을 시작으로 북상할 것이며 가을비치고 세차게 내릴 거라는 기상케스터의 날씨예보가 난감하게 한다. 야외공연인데, 어쩐담?

 

 

 

 

 

일찍 도착해서인가?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야외 데크에는 가을비만 앉아 있다.

 

 

 

 

 

길게 뻗어 있는 계단을 오른다.  

 

 

 

 

 

약하게 내리던 비가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한다. 이 빗속에서 사진을 어떻게 찍지? 라는 생각으로 울상이 되어가는 내게 "사진, 제가 찍을게요." 라며 구세주가 되어준 한량 아빠.

 

 

 

 

 

비옷을. 입고. 노천에 앉아도. 좋아라. 일찌감치 찾아와 빗 속에 앉아 기다리는 이 열성팬들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앞자리부터 차곡차곡 자리가 채워져 가고 비는 점점 세차게 내린다. 노란 비옷을 입은 사람들이 꽃을 피우고. 비는 꽃들을 적신다.

 

 

 

 

비 내리는 날씨가 걱정이기도 하지만 조금 달리 생각해 보면 오늘 콘서트에 출연하는 가수도 그 가수의
노래를 듣고 싶어 멀리 충청도에서 왔다는 열혈팬도 잊지 못할 가을 콘서트가 될 것 같다.

 

 

 

 

 

드디어 4시 30분. 기다리던 공연이 시작되었다. 훤칠한 키에 친근한 보이스를 가진 김재원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잡았다. 비가 내려 미끄러운 무대에서 춤춰야 하는 출연자들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시작을 알린다. 첫 무대를 연 멋진 남성 '엠보이즈'의 노래가 광명동굴 야외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멋진 네 남성으로 구성된 '엠보이즈'의 달콤한 노래에 이어 비보이팀 '에딕션 크루'의 몸을 던지는 춤으로 무대가 쿵쿵거리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빗물이 뚝뚝 떨어져 얼굴에 흘러내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을 위해 화답한다. 객석 바로 앞으로 달려 나와 춤을 추는 젊은 춤꾼이 있어 현장은 더욱 뜨거웠다.

 

 

 

 

 

점점 날이 어두워지고 비 내리는 날의 공연에 기기들도 긴장하는 듯하다.


 

 

 

 

비옷을 두드리는 빗방울들의 소리가 커져 갈 수록 현장의 열기는 더욱 고조되어 갔다. 마음을 울려주는 세미트로트 가수 홍원빈의 노래는 눈을 감고 들으니 더욱 가슴에 젖어드는 것 같다.

 

 

 

 


이어진 무대, 7080 세대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가수 심신은 "이 분위기 있는 날의 공연,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라며 ~"그대 슬픔까지 사랑해, 오직 하나뿐인 그대"~ 를 열창했다.

 

 

 

 

 

 

기온이 점점 떨어져 감을 느낄 때 신예 걸그룹 '투란'이 등장했다.

 

 

 

 

 

산 속의 기온은 제법 차가웠는데 짧은 치마, 얇은 무대의상의 어린 소녀들이 걱정을 자아내게 한다. "어쩔거나. 무대가 미끄러운디 ~~~아유 춥겄다야."며 앞자리에 앉아 관람하던 어르신들께서는 얇은 의상에 짧은 치마를 입은 어린 소녀들의 무대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야무진 그녀, 가수 '유미리'의 무대가 이어진다.  "내 젋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써야만 하나. 내 젊음의 빈 노트에 무엇을 채워야 하나"~~젊음의 청춘 노트에 어떤 것을 채워야 할지 고민하고 고뇌하던 젊은 날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 가사다. 쩌렁쩌렁한 그녀의 목소리가 광명동굴의 저녁을 흔들어 놓는다. 앵콜곡으로 "아름다운 강산"을 모두 큰 소리로 함께 따라 부르고 그녀가 무대 뒤로 사라짐과 동시에 와 ~~하는 함성이 들려왔다. 가수 '존 박'이 등장했기 때문.


 

 

 

 

"이렇게 빗속에서 노래 부르는 건 처음인데요. 참 좋네요. 여러분들이 호응도 잘 해주시고. 기억에 남을 공연이 될 거에요." 그런데...존 박이 무슨 노래를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마지막 곡으로 부른~난 철부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철부지랍니다.~라는 한 소절 밖에는...

 

 

 

 

 

내가 이곳에 오기 전에 잠깐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고등학생인 아들에게, 또 필진 곧미녀에게 존 박의 사인을 받아다 주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비 내리는 밤에 그것도 야외 공연장에서는 가수의 사인을 받기 어렵겠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래서 멋진 그의 멋진 노래만 듣고는 순순히 보내고 말았다. ㅠㅠ

 

 

 

 

 

그 마음을 알았을까? 사회자는 시 하나 읊고 가겠노라며,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해라 (안도현의... 별빛)> 라는 시를 던진다.

라며 작별 인사를 했다.

 

 

 

 

 

 

고향이 광명인 가수 '박현빈'이 오늘 공연의 마지막 순서로 등장했다. 점점 추워지는 몸과 시려오는 발이 자꾸만 집으로 가자고 재촉했다. ^^

 

 

 

 

 

 

가수 '박현빈'의 샤방샤방한 노래를 뒤로하고 어둠을 밟으며 조심조심 내려오는 계단으로 가을 낙엽들이 앞장섰다. 빗줄기와 함께했던 광명동굴 야외무대에서의 공연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출연자들의 말처럼 의 포스팅을 위해 빗속에서 덜덜 떨었던 나. 그리고 카메라에 물이 들어갈까 안절부절 어찌할 바 모르던 내게도 이 공연관람과 포스팅은 2013년에 잊지 못할 가을의 한 페이지가 될 것 같다. 뒤돌아 본 저만치 어둠 속에 파란 조명이 순을 흔든다.


 

 

글·사진 | 제리(이현희)

광명시 온라인 시민필진 2기

http://blog.naver.com/hyunhi1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