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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소통

가을을 환하게 물들이다 - 제17회 삶과 그림전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열정을 모아 열일곱 번째로 여는 유화 전시회

11월 1일~6일까지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열렸습니다. 그 그림중에는 시원스런 멋쟁이 시민 필진

(자유인) 한미주님의 작품도 있다고 합니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토요일, 함께 차를 마시고 와야겠다는 심정으로 전시실을 찾았습니다.

전시실은 바깥의 우중충한 날씨로 조금 가라앉았던 기분을 금방 환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밝고 화사한 느낌을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들이 만들어 낸 공간이라는 사실에 기분 좋아지네요. 자유인님이 건네주는 따스한 차를 얼른 마시고 그림을 구경해봅니다. ^^

 

 

 

 

제가 왜 기분이 환해진다고 했는지 아시겠지요? ^^

전시된 그림들이 이렇게 밝은 톤의 색상이다 보니 그런가 봅니다. 이번 전시회는 대부분의 출품자들이 그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림과는 무관한 직업의 사람들이 하는 전시라고 해요. 이런 기획이 돋보이는 전시를 한다는 것에 기분이 더 좋아지네요.

 

 

 

 

 

광명시 하안동에 있는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 내에 있는 순수미술을 지향하는 미술 비전공자 직장인들로 구성된 미술단체이다. 매주 1회의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작품 활동, 작품 구상을 위한 야외 스케치 및 사진 촬영 여행, 미술관 단체 관람 및 미술사 스터디 등을 하고 있다.

지역 미술의 저변 확대 및 예술 활동의 대중화를 꾀할 목적으로 설립된 "삶과 그림전"은 1997년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제1회 삶과 그림전을 시작으로 매년 전시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8명의 회원들이 작품을 출품하였다.

 

 

 

 

 

이렇게 일하시면서 틈틈이 작품활동하는 작가님들의 작품을 감상해보세요.

오른쪽의 '천경자 선생의 이국의 풍경과 닯았다.' 싶었는데 역시 남쪽이랍니다. 바다가 안고 있는 외도의 식물원, 그곳을 가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처음으로 전시를 한다는데 붓 터치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특히 뚝심 있고 강인하지만 부드러운 느낌이 함께하는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했네요. 이런 솜씨라면 머지않아 개인전도 거뜬히 해내실 것 같습니다.

 

 

 

 

 

시리즈

자세히 보면 붓 터치가 카랑카랑하고 꼿꼿하더라고요. 작가의 외출은 화려했지만 흐트러지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의 작품 입니다.

우리의 전통문양인 모란당초문양을 응용한 배경에 비행기가 있는 그림의 발상이 독특하네요.

회오리치는 문양가운데 비행기는 꼿꼿한 이 그림은 작가의 지금 심정을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빠르게 변해가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정신 똑바로 차리고 걸어가는 한미주 작가 자신처럼 말이죠.

 

 

 

 

 

전시를 둘러보는 중간 마다 관람객과 작가와의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한미주 작가의 비행기 그림에 관심이 많은 이분은 오랫동안 작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동아리 전시회에 이런 소재를 다루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리실 생각을 하셨어요?" 라는 관람객의 질문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원래 오토바이나 경비행기 같은 스릴 넘치는 탈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관심이 이런 소재를 표현하게 했습니다. 물론 이런 표현방법에는 늦게 다닌 홍익대학교 미대 현대회화방에서의 수업에서 영향을 받았지요." 라고 작업 배경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다시 관람객은

"지금은 비행기의 외형에 대한 그림을 그렸지만, 앞으로 비행기의 내부 구조에 대한 그림도 함께 그리면 많은 시선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조언과 사랑이 제가 작업을 하는 원동력이랍니다. 감사합니다." 라며 관람객과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다 훈훈해집니다.^^

유명 작가의 개인전에서 작품에 대한 궁금증은 큰데 작가는 자리에 없어, 답답했던 적이 많았거든요.

 

 

 

 

 

그의 그림은 마치 동화책 속의 어느 한 페이지를 방금 툭 떼어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들은 그의 그림 앞에서 오래 머뭅니다. 이런 아이들이라면 아무리 험한 세상에 살더라도 그 심성이 곱디고울 것 같네요.

 

 

 

 

 

작품들 사이를 놀이터처럼 즐겁게 돌아다니며 그림을 보던 아이들과 함께 오신 전상권 목사님.

"신림동 교회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오늘 이 전시와 오후에 광명시민회관에서 하는 뮤지컬 공연을 지인 분이 추천해주셔서 보러 왔어요. 저도 이런 동아리 전시회를 가끔 봅니다만 이번 전시는 유독 기분을 밝게 해주는 전시인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동화 같은 그림도 있고, 화사한 꽃도 있고,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비행기 그림도 있네요. 아이들을 데리고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꽃 피는 봄부터 시작해 낙엽 지는 가을까지 분명 시작과 끝은 있을 것 같은데 작가는 선문답으로 답합니다. 떨어지는 것은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뜻을 내포하는 것이겠지요.

이 쌀쌀한 가을날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우리 모두 그런 생각을 한번 쯤 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추운 겨울이 와도 다시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힘이 생길 테니까요. 우리 인생살이처럼 말이지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버려진 연탄재의 모습에서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로 시작하는 시 "너에게 묻는다." 가 생각납니다. 이 전시가 끝날 때쯤이면 겨울로 접어든다는데 우리 모두가 각자에게 이런 물음 한 번 쯤 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늘 밝은 모습의 멋쟁이 필진 자유인 한미주씨와 간단하게 차 한 잔 마시러 찾아갔던 광명시민회관 전시실. 저는 그곳에서 색다른 힐링을 하고 왔습니다. 나들이하기엔 부담스럽고 집에만 있자니 우울한 날인 주말 오후, 이런 화사한 분위기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도 즐겁습니다. 거기에 더해 한미주씨를 작가의 반열에 올리고 싶어졌답니다. 내 주변에 있던 나와 같은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때 그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잖아요.

 

 

 

 

 

전시장에서 만난  한미주, 정재선, 신영선(왼쪽부터) 작가님.

각자의 일터에서 일하면서 작업을 하느라 애쓰셨습니다. 오늘의 작품을 발판으로 더욱 정진하셔서 대가의 반열에 오르시기를 빕니다. 요즈음은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잖아요.

 

 

 

 

 

 

선물 받은 작품집 달력을 보고 있으니 매일매일 그날의 밝고 환한 느낌을 이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내년 일 년은 이 될 것입니다.

 

 

 

글·사진 | 렌즈로 보는 세상(김분호)
온라인 시민필진 2기

Blog http://blog.daum.net/helimkim